글옵 한국섭 대기하면서 뜬금없이 생각난 어릴때 게임하다 운썰.
뭐 요즘 초딩들처럼 떼쓰면서 울었거나 그런건 아니니 발암걱정하시는분은 항생제 안드셔도됨
때는 바야흐로 ... 언제였는지도 기억안나는시절
저는 한때라그나로크를했었습니다
와우시작했었고 불성나오기전쯤이었으니 초6? 중1? 아마 그쯤 아니었을때 예상은해보는데
아무튼 한창 라그나로크 열심히할때
(그당시 어렸던 저한테 8살때 시작한 라그나로크가 최초의 마우스플레이게임)
생소한 그러나 신세계였던 라그나로크를 접해서 누구보다 열심히했죠
어려서 스텟이라는것도 몰라서 그냥 찍고싶은거 막 찍다가 인트전사가 완성되기도했고 아는형이랑 가위바위보내기해서 케삭빵(어린놈이 ㅂㄷㅂㄷ)
해서 케릭터 고대로 삭제되기도했고....
바보같이 비번을 123456a로 했었다가 해킹당하기도했었고...(그 당시 회원가입 도와줬던 형이 하라고했던 비번인데 나중에 바꿔야지했다가 그냥 냅뒀었는데... 그 형이 나이 30먹고 어린애꺼 털거도없는 아이디 해킹한건 아닌거같고 그 당시 주변에서 게임하던 친구들 소행인듯싶음..)
진짜 우여곡절끝에 2차전직을하고... (아마 2차전직만 5번은넘게한듯.. 부캐키우던것도아닌데)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 게임들은 거의 유일한 컨텐츠가 사냥이어서 렙업도 겁나 어려웠죠.
지금은 흔한 2차전직도 그당시에는 거의 2차만해도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니..
2차 하고도 우여곡절이 많았죠
1업하기가 어렵고 스텟포인트 하나하나가 아깝던시절...
실수로 바이탈찍어야했는데 (그 당시 저는 기사였습니다. 나이트)
인트를 찍어버렸고...
그때문에 아끼던 나이트를 그대로 다시 지워버렸죠... 렙도 80대 중반이나됬었는데.
그렇게 나는 더이상 라그나로크를 하지않겠다며 어린날의 증오와 좌절감으로 가득차있었던 어느날
그 당시 피씨방에서 알바하던형. 저랑 많이 친했고 또 잘해줬던 형
사실은 라그나로크 가르쳐준 형도 그형이었고 지금까지도 쓰고있는 아이디도 그형때문에 그렇게 지었다가 아직도 쓰고있는데
그형이 어느날 저를 부르더니 '야 너 라그 그만뒀어?' 라더군요
저는 아직도 그때일이 빡쳐서 '네 관뒀어요 짜증나요 그게임 문디같아요(그당시에 제가 할수있던 가장 심한욕)'
그러자 그형이 겁나 웃으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정도로 싫어? 이제 안해?' 라면서 계속 웃더라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정색하더니만 '아 그럼 안되겠네 형이 선물줄랬는데' 라더군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저는 어렸습니다... 선물이라는말에 눈이 똘망똘망해져서는 줘! 줘!! 나 줘!!라고했었죠.
그형이 알바용 컴퓨터로 가서 라그를 켜고는 자기 라그아이디를 들어갑디다.
그러고는 그냥 자기 할거해요. 그형 케릭이 만렙 기사랑 만렙 프리 두개가있었는데 기사로 들어가서 고스트링도 잡고 프리로들어가서는 프론남쪽에서 민블 막 돌리고. 제가 만렙되면 하고싶다고한거를 그냥 그대로 하더군요.
그래서 빡쳐서 이형이 나를 놀리는구나 싶어서 '아 씨 ㅡㅡ 딸기똥아!!(그 형이 딸기를 좋아해서 딸기똥이라고 제가 놀리던거)'하고 돌아갈려는데
'야... 이거 이제 니아이디야' 하더군요
놀래가지고 '어?????? 어??' 하고있으니까
'형 이제 군대간다. 솔직히 형 너한테 형소리듣기 미안할정도로 나이도있고. 군대갔다오면 일해야될거같기도하고 게임하기도 힘들겠다. 이거 아이디 너 줄테니까 너 가져' 라고 하시면서 아이디랑 비번적힌 종이를 저한테 주시더라구요.
까먹지말라고 잊어버리지말라고 코팅까지해서.
솔직히 받기미안하고 받으면안되는거를 어린마음에 덥석받고는 고맙다고 인사도 제대로안하고 바로 게임부터했죠.
막 제가 하고싶던 프론테라 남쪽필드에서 자랑하기. 그냥 채팅방 올려놓고 잠수타기.
물약 마구마구 사보기. 노비스분들 따라다니면서 민블주고 몹한테 렉스걸어주기 등등.
그 형은 아무것도 모를 저한테 뭘해야되는지. 뭘 했었는지 다 알려줬었고요.
그러고 어느순간 그 피시방에서는 더 이상 그 형이 보이지않았고 저는 그 형이 준 아이디를 그대로 썼죠. 그래도 고마운감정에 그 형이 하고싶을때 할수있게 비번은 그대로 썼었어요. 이게 화근이었죠.
열심히 게임하던 어느날 그 아이디랑 비번적힌 종이를 잃어버렸습니다. 아이디랑 비번 외운지는 오래지만 그래도 그 형이 보고싶기도해서 가지고다녔죠. 그거 잃어버린거 알았을떄 이미 가슴이 막 두근거리고 안절부절못했었는데 피시방가서 라그 접속해봤을때 아무것도 없던 빈 계정을 보는순간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형에대한 미안함. 그리움. 그리고 즐거웠던 기억들 다 생각나면서.
그러고 피시방에서 엉엉울고 그냥 집에갔었습니다.
그러고 진짜 라그 안했었군요. 리뉴얼되고 바포서버 새로 생기기 전까진.
지금은 그형 얼굴도 기억안나고 아이디 비번도 기억안나지만 기억은 나네요 어렴풋하지만 정확하게.
형은 이제 나이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바라보겠네요. 군대 늦게가셨다고 하셨으니 아마 그당시에 20대 초중반이 아니었을까 싶으니.
저도 이제 어느새 형나이 따라갑니다.
그리운기억이네요. 그때로 돌아갈순없겠죠?
라그나로크라는 게임을 볼때마다. 그리고 간간히 어릴때 생각 날때마다 그때생각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