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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40647
    작성자 : 친구녀석살인
    추천 : 23
    조회수 : 2552
    IP : 59.23.***.48
    댓글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7/25 21:06:08
    원글작성시간 : 2009/07/18 09:28:17
    http://todayhumor.com/?humorbest_240647 모바일
    친구녀석의살인
    웃대펌



    -따르르 ㅡ 릉, 따르르 ㅡ 릉



    「여보세요 ?」


    「재현아… 나 어떡하냐…」


    「왜 무슨일인데 ?」


    「나 사람 죽였어…」



    그 녀석으로 부터 전화가 온건 밤 12시 쯤이었다.평소엔 순둥이 같은 놈이지만 한번 화가났다하면 눈이 뒤

    집히는 놈이다. 녀석을 안지는 1년이 채 안되지만 사이클 동호회에서 같이 활동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

    다. 몇날을 같이 지새면서 전국을 자전거로 여행한 사람이니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드는건 당연했다. 우린 

    젊었고 동호회 활동 말고도 술자리를 같이하면서 짧은 인생사를 토로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제대후 

    남은 친구도 별로 없었던 내게 그 녀석은 멋진 친구가 되었다. 그런 녀석이 밤중에 갑자기 자신이 살인을 

    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슨 미친소리야? 사람을 죽였다니?」


    「아 홧김에 몇대 쳤더니 뻗더라…」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냐 이새끼야? 지금 어디야?」


    「XX대학 근처 공원…」


    「거기서 가만히 있어라! 지금 간다!」


    평소 발끈하던 성격이 이런데 와서 폭발하는건가 생각했다. 안지는 얼마 안됐어도 그 녀석의 단순한 성격

    은 대충 파악이 됐다. 

    저번 부산투어를 할 때 도 횟집에서 술김에 그 녀석을 놀리던 아저씨와 시비가 붙어 

    떼어놓는다고 고생을 했었다. 살인이 우발적인 상황에서 많이 발생한다더니…

     그 녀석이 드디어 일을 낸 것이다. 

    난 부랴부랴 옷을 챙겨입고 아파트를 뛰쳐 나왔다. 날씨가 많이 쌀쌀했지만, 지금 상황에 그 쌀쌀함

    이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 녀석이 있는 공원은 마침 집 근처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이어서 숨가

    쁘게 달려 10분이 안되어 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공원 입구는 컴컴했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공원 중앙 부근에 있는 주황색 가로등으로 뛰어갔다. 그 곳에 그녀석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으로 서있었다.


    「왔냐…」


    「그래 이새끼야 어떻게 된 거야?」


    「아 모르겠다… 친구들이랑 술한잔하고 집에가는 길인데 공원에서 어떤아저씨가 시비를 걸잖아… 그래서 술김에 싸웠는데,」


    「그래서 싸웠는데, 술취한 놈이 휘두른 주먹에 사람이 죽었다고? 말이돼냐 이새끼야!」


    「나도 모르겠다고! 나도 당황스러워…!」


    술을 많이 마셨는지 그녀석 얼굴엔 아직 발갛게 취기가 올라 있는것 같았다.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도 모르

    겠지만.


    「아 어쩌냐 나…」


    「그렇게 뻔히 서있으면 답이나오냐! 그 아저씨는 어딧어!」


    「저기… 수풀있는데다가 끌어다 놓긴 했는데… 어쩌냐…」


    어쩌면 좋냐는 말만 계속 되풀이 하는 그녀석에게 나는 도리어 답답함이 치밀어서 어서 시체가 있는 곳으

    로 안내하라고 소리쳤다. 그 녀석은 공원 벤치 뒤로 나있는 수풀로 걸어갔다. 그 녀석을 따라 수풀로 들어

    가자 재킷으로 덮혀있는 뭔가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반팔차림이었다. 자신의 재킷을 시체에다

    가 덮어논 것이다. 어쩐지 바들바들 떨고 있더라. 시체는 차가웠다. 날씨가 쌀쌀한 탓도 있었고, 그 녀석

    도 사람을 죽여놓고 당황했는지 시간이 꽤 지난것 같았다.


    「아… 이 새끼 진짜 사람죽였네…」


    「나 어떡하냐 재현아…」


    처음엔 거짓말 같던 얘기가 눈앞에 싸늘하게 식어있는 사람의 몸뚱아리를 보자 갑자기 현실로 다가왔다. 


    「아 미친… 사람을 죽여놓고 나한테 전화하면 어쩌자는 건데!」


    난 이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럽고 또 그에 앞서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미안해… 막상 생각나는 사람이 너밖에 없더라… 미안하다…」


    「새끼…」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니… 

    두렵다는 생각보다는 지난 1년간 쌓아온 우정의 깊이가 먼저 느껴졌다. 

    나도 꽤나 우정에 목말라 있었던가 보다. 

    이런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대처하는것은 경찰에게 자수를 하라고 타이르는게 먼저였겠지만, 

    나는 그 녀석의 타들어가는 말꼬리에 동정이 싹트고 말았다. 도와줘야겠다.


    「일단…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하냐는 건데… 너 싸울때 본 사람있었어?」


    「아니 없었어」


    다행이도 목격자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체를 처리하는 것과 이 녀석의 알리바이. 

    일단 녀석의 알리바이는 충분히 만들 수 있었다. 

    공원 근처에는 요세는 흔한 쓰레기불법투여 CCTV 같은것도 없었고 그 녀석의 집으로 가는 길은 이 공원을 

    가로지르는 것 말고도 많았고, 중요한 것은 늦은 시각 공원 주변은 한산했다는 것이다. 

    남은 문제는 시체처리 이 시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문제였다. 

    아무리 늦은 시간이지만 언제 사람이 지나갈지 몰랐기에 시간도 촉박했다. 


    「일단 시체를 옮기자」


    「알았어, 근데 어디로…?」


    「일단 공원 깊숙한데로 더 들어가자」


    내가 앞장을 서자 그 녀석은 시체를 질질 끌다시피해서 날 따라왔다. 

    등 뒤에서 사람이 시체를 끌고오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 섬칫했지만, 

    두려움보다는 뭔지모를 흥분같은것이 나를 장악했다.


    「됐어 이정도면 돼겠지…」


    이 공원은 규모는 작았지만 공원을 감싼 수풀은 이름모를 풀들이 길게 자라고 나무도 꽤 드리워져 있어서 

    조성림치고는 꽤나 울창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이었다.


    「자… 이쯤에서 묻어버리자」


    「묻어…?」


    「그거말고 다른 방법있냐? 태울까? 연기 펄펄나고 구경나게?」


    「아…」


    답답한 소리만 해대는 녀석에게 짜증스런 말투로 한마디하고는 주섬주섬 앉아서 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

    다. 그런 나를 멀뚱히 보고만 있는 녀석이 짜증났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돼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야 멀뚱히 보고만 있지말고 땅파는거나 도와!」


    「으…응」


    그렇게 늦은밤 공원 깊숙한 곳에서 손으로 땅을 파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미친짓이야.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휘젓고 있을 때 내 옆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땅을 파는 녀석을 보자 갑자

    기 화가났다. 그래서 안그래도 지금 이상황이 가장 당황스럽고 두려울 그 녀석에게 나도 모르게 한마디 하

    고 말았다.


    「안그래도 요세 살인사건이 잦아서, 이거 걸리면 너나 나나 끝장이다 정말… 어쩌자고 이런 미친짓을…」


    요즘 세상은 정말 흉흉했다. 한달이 멀다하고 살인사건이 툭툭 불거져 나왔다. 

    그렇다고 범인이 잡히는 것도 아니라 더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이때 이녀석이 때려눕힌 시체가 걸리기

    라도 하는 날엔 이녀석이 죄다 덮어쓰게 될 것같았다. 

    죄를 억지로 입히는것이 아니라도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불만이 이 녀석에게 온통 집중되는것은 불 보듯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그녀석에게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 그녀석은 더욱 당황한것 같았다.


    「우리가 죽인게 이사람밖에 없는데 무슨… 아니야… 아니야…」


    「어째서 우리냐 새끼야 니가 죽여놓고서는!」


    「미…미안…」



    그녀석이 '우리'라고 하는 순간 섬뜩한 느낌을 받았지만, 어짜피 공범이라는 생각이 들자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한참을 손으로 땅을 파는데 한계가 느껴졌다. 

    땅의 걷부분은 부드러웠지만 조금씩 파들어갈수록 땅이 단단해졌고 돌맹이같은 것도 많아서 손으로 깊이 파는 것은 무리었다. 

    그렇게 종아리 반까지오는 깊이의 작은 구멍을 하나 파는데 30분이 넘게 걸리자 시체를 땅에 묻는것은거의 불가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작은 구덩이를 고작 하나 파놓고 우리 둘은 멍하니 시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젠 어떡하지…」


    내가 이젠 인형같게만 느껴지는 시체를 보며 한숨을 쉬며 말하자, 그 녀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재현아… 한번에 다 못 묻으면, 잘라서…」


    「자른다고? 시체를?」


    「응… 영화같은데서 보면 그렇잖아 잘라서 묻으면 부피도 작아지고…」


    이 상황에서 시체를 자른다는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섬뜩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당황하던 녀석이 이렇게 황당한 제안을 하자 나는 순간 멀뚱히 녀석을 봤지만, 

    그 녀석은 시체에 홀린듯 시체만 가만히 응시하며 나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석이 말한 방법이 최선이라는 생각도 떠올랐다.

     시체를 가지고 어디에 돌아다닌다는 것 자체가 살인을 들킬것 같았고, 우린 이 시체를 옮길 차도, 시간도 없었다. 

    이미 시간은 3시를 훌쩍 넘긴 상태였다. 

    근처에 강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 빌어먹을 공원은 지나가는 개천 조차도 없었다.


    「그럼 이걸 어떻게 자르냐… 칼이라도 있냐?」


    나의 말에 그녀석은 주머니에서 자그마한 맥가이버 나이프를 꺼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유용하게 쓰는 맥가이버 나이프였다. 

    하지만 그 자그마한 칼날이 살을 제대로 갈라줄지, 단단한 뼈를 어떻게 잘라낼지 의문이었지만, 

    일단 행동에 옮기기로 했다. 먼저 시체가 입고있는 옷을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시체가 입고있는 옷을 다 벗기자 몸 여기저기서 멍자국이 보였다. 

    시퍼렇게 멍든것이 여간 세게 때린것이 아닌것같았다. 

    녀석은 자전거 동호회말고도 다른 여러 운동 동호회에 가입을 해서 몸이 잘 단련되어 있었다. 

    녀석의 인맥은 거의 동호회에서 비롯 된 것이었다. 나도 자전거 동호회로 녀석의 친구가 되었으니까.


    「엄청쎄게도 때렸다. 빳다로 때려도 이렇게는 멍 안들겠다 야…」


    「농담도…」


    그렇게 한번 실없는 대화를 짧게 나눈뒤 시체를 바로 눕혀놓자 그제서야 시체의 눈이 감기지 않은 것을 알

    았다. 하얗게 죽은 눈동자가 나를 보고있는 것 같아 섬뜩했다.


    「일단 머리부터 자르자…」


    내가 그 눈동자를 피하고 싶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머리부터 잘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을 그

    렇게하자 녀석은 맥가이버 나이프를 빼들고 시체의 목부분으로 다가갔다. 그리곤 서슴없이 시체의 목부분

    에 칼날을 들이대고는 그대로 쑤셔넣었다. 아까전 당황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진지하게 시체의 목을 잘라나

    가는 녀석을 보고있자니 소름이 돋았다. 칼로 살을 찔렀는 데도 시체에선 피가 튀기지 않았다. 

    피가 튀길거라 예상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피는 조용히 흘러내릴 뿐이었다.


    -스걱ㅡ 스걱ㅡ


    「너 칼질 예술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담하는 나도 우스웠다. 나의 농담에 녀석은 바싹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나 떨려죽겠어… 농담이라도 그런말 하지마…」


    「그래… 미안하다…」


    때마침 구름을 헤치고 나온 달빛이 그녀석의 옆얼굴을 비추자 인상을 있는데로 쓰고있는 그녀석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녀석도 이 악 다물고 이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것이었다. 그런 녀석을 보자 땅속으로 

    스며드는 피따위는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다. 일단 이 상황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몇분쯤을 시체의 목을 자르던 녀석이 손을 멈췄다. 

    맥가이버 나이프로는 목 뼈를 자르기엔 무리었던 것이다. 

    그러자 녀석은 허둥지둥 옆에서 한면이 삐죽하게 솟은 돌을 찾아 들더니 목의 갈라진 틈새로 보이는 뼈를 

    마구 내리 찍기 시작했다.


    -뻑ㅡ 뻑ㅡ


    칼로 살을 가를때와는 달리 이번엔 거무튀튀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옆에 같이 있던 나에게 까지 피가 

    튈 정도로 격렬하게 찍어댔다. 녀석은 마치 이상황을 증오하는 마음을 그 돌부리에 담은듯 목뼈를 내리 찍

    었다. 

    몇번을 그렇게 찍어대자 미약한 소리와 함께 뼈가 부서졌다. 그와 동시에 몸뚱이에서 머리가 툭하고 옆으로 굴렀다. 그 기괴한 모습에 우리 둘은 잠시 얼어 있었다. 이런 장면은 영화에서나 보던 것이었다.

    녀석도 충격이 상당했는지 잠시 멍해져 있고는 머리를 들고 시체옆에 아까전에 파놓은 구덩이에 머리를 조심럽게 넣었다. 구덩이는 머리 크기에 딱 맞았다. 

    그렇게 머리만을 구덩이에 넣고 위에 흙을 덮자 감쪽같았다. 

    이렇게 한 부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 희망이 보였다. 녀석은 방금의 성공에 나를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한번 시체의 팔을 잡고 칼로 피부를 갈라갔다.


    -스걱ㅡ 스걱ㅡ


    -뻑ㅡ 뻑ㅡ


    그렇게 몇번을 그짓을 반복했을까 녀석이 시체를 조각 낼 동안 나는 그옆에서 구덩이를 파헤치고 있었다. 

    역겨운 피냄새가 진동했지만 꾹 참고 묵묵히 땅을 팠다. 이것도 곧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녀석이 머리하나, 팔 두 쪽, 다리 두 쪽을 잘라내고 그동안 내가 파놓은 땅에 묻자 이젠 몸뚱아리 하나가 

    남았다. 그리고 그 몸뚱아리를 넣을 땅을 파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이제 시간은 5시가 넘었다. 겨울이 

    가까워 지면서동이 늦게 트지만 이제 해가 뜰 때 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다. 녀석은 시체의 몸

    을 가만히 보더니 가슴께에 피가 덕지덕지 붙은 칼날을 슥 문질러 닦고는 피를 닦은 부위를 잘라나가기 시

    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뚱아리에 선이 생기면서 서서히 갈라지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울컹울컹 피가 

    솟아 나왔다. 그렇게 가슴께위를 잘라내자 이번엔 장기들이 쏫아져 나왔다. 처음보는 광경에 나는 속으로 

    경악했지만 그 경악을 밖으로 낼 수 는 없었다. 녀석이 그렇게 한번더 배꼽 부위를 잘라 낼 동안 나는 다

    시 구덩이 5개를 더 파기 시작했다. 팔과 다리같은 부위를 잘라내고 묻을 때 보다 더 크고, 징그럽게 느껴

    지는 장기와 몸뚱이를 넣을거란 생각에 손가락이 다 까지는 줄 도 모르고 땅을 파 헤집기 시작했다. 그렇

    게 녀석이 배꼽부위를 거의 잘라내고 이제 몸뚱이에 들어있던 장기들이 모조리 쏟아져 나왔을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시체를 헤집어 놓자 녀석은 내가 판 구덩이에 하나씩 넣고 흙을 덮기 시작했다. 나는 나머지 구

    덩이를 더 빨리, 더 깊게 팔동안 시체는 하나 하나 땅속으로 모습을 감추어 갔다. 그리고 시체의 옷들도 

    구덩이에 넣어 위에 흙을 덮었다.그렇게 얼마나 미친듯이 시체와 흙과 싸움을 했을까. 이제 우리 주변은 

    시체는 온데간데없고 핏자국만 흥건하게 남아있는 흙바닥 만이 있었다.


    「끝… 났다…」


    「…」


    그렇게 6시가 지나자 슬슬 동이 터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서둘러 주변에있던 흙과 낙옆들로 그위를 꼼꼼하

    게 덮고는 부리나케 수풀을 빠져나왔다. 이른 시간이 아닌데도 다행스럽게 공원에는 그날따라 운동하는 사

    람이 없었다. 우리둘은 공원에 있는 공공화장실로 뛰어갔지만 수돗물이 나오지 않자 변기에서 내려오는 물

    로 대충 피부에 묻은 피를 닦았다.


    「이 일은… 무덤까지 비밀이다… 만약 들키게 되더라도 한명만 잡혀가는거다」


    「고…마워」


    「뭐, 어짜피 공범인데…」


    내 입에서 공범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지나간 밤의 일들이 내가 한 일 이라는 것이 실감되었다. 그리곤 

    녀석의 눈동자를 응시했다. 녀석의 눈동자는 상당히 떨리고 있었지만, 이제 더이상 몸을 떨지는 않았다. 

    뭔가 익숙해져 있는건가. 나 또한 그랬지만. 그렇게 짧은 대화를 끝내고는 우리둘은 화장실을 나오자 마

    자 반대로 뛰어갔다. 녀석과 나는 집방향이 전혀 반대였다. 한참을 뛰었을까. 살짝 뒤돌아보자 녀석이 멀

    리서 걸어가고 있는것이 보였다. 이제 모든게 끝난것이다. 이 일은 끝까지 비밀로 붙여질 것이다. 증거도 

    없다. 그리고 우리 둘은 공범이다. 들킬 요소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막상 이 일을 끝내고 나자 미약

    한 쾌감이 스물스물 피어났다. 이런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완벽하게 처리했다는 생각이 들자 나름대

    로 스릴있었다는 철없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집 현관문 앞에 다다르자 간밤의 피로가 한꺼번

    에 몰려왔다. 나는 아직까지 피비린내가 약하게 풍기는 옷을 입고는 그대로 거실바닥에 드러누워 깊은 잠

    에 빠졌다.



    -2달후-



    그 날의 사건은 세상에 불거지지 않았다. 세상은 잔혹한 살인사건 뒤에서도 평화롭기만 했다. 그렇게 그 

    날 밤의 소름끼치는 느낌과 기억만이 나의기억 한부분에서 자리잡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잔혹한 살인사건이 내 기억속에 추억아닌 추억으로 기억되갈 쯤 녀석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 날 

    일이 있은 후로 세상은 조용했고 이제 술한잔 할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니 한번 만나자는 전화였다. 나는 

    그 녀석의 전화에 그날이후 어딘가 찝찝한 마음 한구석이 풀리는 듯 했다. 그렇게 땅거미가 질 무렵 그 공

    원에서 녀석을 만나기로 했다. 그 날 저녁엔 술약속이 있었지만 술자리에서 일찍 빠져나온뒤 그 날 시체

    를 뒤에 숨기고 있었던 벤치에 앉아 녀석을 기다렸다. 녀석은 몇분 안되어 내가 왔던 반대편에서 천천히 

    걸어왔다. 녀석도 술을 한잔 했는지 취기가 살짝 올라 있었다. 


    「오랜만이다」


    「오랜만이네」


    짧은 인사로 녀석과 첫마디를 나눈후 우린 한참동안 그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슬슬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녀석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재현아」


    「응?」


    「그 날 일 아직 생생하게 기억하냐」


    「어떻게 안 기억할 수 있겠냐」


    「그 날도 오늘처럼 쌀쌀했지?」


    「그랬던가? 그랬던것 같네… 지금이 더 춥지만」


    「그래… 그리고 오늘처럼 사람이 없어서 그 날 사건을 조용히 덮어 둘 수 있었지」


    녀석이 그렇게 말하자 나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가로등 불빛에 흔들리는 날벌레 말고

    는 인기척이라고는 없었다. 그렇게 뭔가 이상한 느낌이 스멀스멀 들자 다시 녀석이 입을 열었다.


    「그날… 내가 그사람 죽였어」


    「그럼 니가 죽였지 내가죽였냐?」


    녀석이 갑자기 당연한 소리를 하자 나는 맥이 탁 풀리는걸 느꼈지만, 녀석이 다시 말문을 열었을땐 나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아니…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었어. 그냥 그 사람 죽이고 싶어서」


    「뭐라고?」


    「사람죽이는거… 스릴있지 않았냐?」


    「너 뭐라고 지껄이는거야?」


    「사람 죽이고, 잘라서, 묻는거… 재밌었지?」


    「…」


    녀석이 말을 뚝뚝 끈어가며 천천히 말할때 마다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재밌다니. 그게 계획된 것이었다니.


    「너… 너…」


    「이 재밌는걸 나 혼자만 즐길 순 없잖아…」


    「…」


    「그 날 내가 시체 자를때 얼마나 웃음을 참은 줄 알아? 크큭…」


    그 날 내가 본 얼굴이 공포때문에 일그러진 얼굴이 아니라, 희열에서 오는 웃음을 참기위한 일그러짐 이었

    다니…


    「스걱ㅡ 스걱ㅡ 하고, 뻑ㅡ 뻑ㅡ 하고… 큭큭…」


    「그…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데!」


    「이 재밌는걸 다른 사람도 느끼게 해줘야하는게 인간된 도리 아니겠냐?」


    「무… 무슨 말 하는거야!」


    「너도 재미를 봤으니… 이젠 다른사람도 재미를 봐야지…」


    「…」


    「이번엔 너로 인해서…」



    -몇 시간 뒤-



    -따르르 ㅡ 릉, 따르르 ㅡ 릉



    「여보세요 ?」


    「은성아… 나 어떡하냐…」


    「왜 무슨일인데 ?」


    「나 사람 죽였어…」



    그 녀석으로 부터 전화가 온건 밤 12시 쯤이었다. 평소엔 순둥이 같은 놈이지만 한번 화가났다하면 눈이 

    뒤집히는 놈이다.녀석을 안지는 1년이 채 안되지만 배낭여행 동호회에서 같이 활동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

    졌다. 몇날을 같이 지새면서 전국을도보로 여행한 사람이니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드는건 당연했다. 우린 

    젊었고 동호회 활동 말고도 술자리를 같이하면서짧은 인생사를 토로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원체 말

    주변이 없어 친구도 별로 없었던 내게 그 녀석은 멋진 친구가 되었다. 그런 녀석이 밤중에 갑자기 자신이 

    살인을 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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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녀석살인의 꼬릿말입니다
    프로그 지투 버블 하이 몽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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