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하고는 약 10년 정도의 차이가 있을 젊은이들일 것이니 내가 말은 놓고 하겠네. 이해해주게.
특히 젊은 시절의 사랑은 누구도 말리지 못할 뜨거움이 있어 2년이라는 이별은 감내하기가 버거울 것이네.
군대에 있는 남자는 고된 훈련과 고참의 갈굼을 참아가며 오로지 여친 하나만을 그리며 참아내지만,
기다리는 입장의 여자는 외로움을 느낄 겨를없이 자기의 생활을 계속 연장해 나가는 것이 사실이네.
시간이 흐를수록 여자는 자기의 생활에 더더욱 젖어들 것이고, 남자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해야하는 여자에게 [자기 생활로의 충실]은 꼭 탓할 것만은 아니네.
사설이 길었구만.
현실적으로 군대에 간 남친을 기다리는 여자는 내 주위의 경우나, 다른 이들의 이야기로 미루어 보았을 때 1%가 될까말까 하다는 것이 나도 참 가슴 아프네만,
제군들의 사랑은 기필코 1%에 해당한다고 확신만은 할 수 없으니 더더욱 가슴 아프네.
(모두들 입대할 때는 자신이 1%라고 확신은 하지만)
때문에 이 여자가 없다면 물론 힘은 들겠지만, 극복은 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입대 전에 헤어지는 것이 일단은 낫다고 보네.
여자를 두고 군생활을 하면 고달픔은 열 배가 되고, 외로움은 스무 배가 된다네.
어차피 해아만 하는 군생활을 열심히 하기가 사실 힘들다네.
하지만 정말로 독한 마음을 먹고, 2년을 감내해 보겠다고 결심을 한다면
내가 했던 몇 가지의 방법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네.
일단은 군대에 있으므로 몸은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라는 느낌, 그리고 확신을 여친에게 심어줘야 하네.
나는 첫 번째 방법으로 둘만의 통장을 만들어 보라고 권해주고 싶네.
나는 입대하기 1년 전부터 한 달에 만원씩을 각출해서 나중에 결혼을 하면 부모님들 해외여행을 시켜드리자고 약속을 했네.
입대할 무렵에는 20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있었고,
군대에 있으면서도 여친과 연결된 이 끈은 계속 연결시켜야 한다고 생각을 했네.
나 이등병 당시의 월급은 8,900원 이었네만,
월급봉투채 고스란히, 그리고 휴가 나올 때도 휴가비 고스란히-
여친에게 넘겨주어 통장을 계속 메꿔나갔네.
(여담이네만, 결국은 이 돈으로 장모님 모시고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네)
이 것으로 여친과 작은 끈을 하나 만들었고...
두 번째 방법으로는 [편지]라는 방법을 권해주고 싶네.
우리 시절에는 내부에 공중전화가 2대 밖에 없어서 고참들 눈치를 피해 3분을 통화하기 위해 2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편지가 가져다주는 따스함은 특히나 메신저, 메일링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네.
나는 군시절에 여친한테 편지쓰는 장면을 걸리면 누구 놀리냐고 맞았고, 청소며 빨래도 안해놓고 연애질 한다며 맞았었네.
그럼에도 나의 사소한 일상이며, 그리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나는 어떤 방법을 하나 생각했네.
보드판넬을 편지봉투보다 조금 더 크게 두 겹으로 엮어서 그 속에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항상 넣어다녔네.
보잘 것 없는 편지지와 봉투이지만, 구겨서 보내면 마음 아프잖나.
하여간 그 빳빳한 편지지 케이스는 내 군생활 중에서 꼬박 1년 동안 내 건빵주머니에 있었네.
화장실에서 용무를 볼 때나, 휴지통을 비우기 위해 소각장을 갈 때나,
하여간 1분이라도 틈이 나면 그 편지봉투를 꺼내서 한 줄이라도 적었었네.
추운 겨울날 잠자리를 털고 화장실에 짱박혀서 변기를 부여잡고 편지를 쓰고,
그 애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여친에게 전달이 되었다고 생각을 하면
기다리고 있는 여친에게 그만한 노력은 할만하다고 생각하네.
세 번째 방법은 여친을 바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네.
나 같은 경우는 여친이 자발적으로 나 입대후 학회장을 했었다네.
바쁜 학사일정이며, 공부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이 어찌 흘러가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입대하기 전에 자신은 항상 열심히 잘 생활할테니 너는 무엇무엇을 이루라는 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 어떤 과제를 남겨주는 것도 방법이랄 수 있겠네.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직장을 다니는 경우라도 면허증 또는 자격증을 과제로 삼는 것도 괜찮아 보이네.
네 번째 방법은 자신의 어머니와 여친의 관계를 만들어 주라는 것이네.
한 사람을 군대에 보내놓고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할 두 여자에게 서로 의지가 될 수 있도록 전화라도 한 통 할 수 있는 사이라면 좋을 것 같네.
면회 때도 함께 오고, 가끔은 식사도 하고...
가장 어려운 방법이지만 이 것 또한 필요한 과정이라고 보네.
마지막 방법이네. 이제 다섯 번째.
여친에게 약속을 하게.
자신을 믿고 기다릴 수 있도록, 어떤 확신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도록 약속을 하게.
주변의 더 좋은 조건의 남자, 더 잘생긴 남자들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원동력은 믿음이라네.
난 참고로 "나에게 26개월을 주면 난 너에게 평생을 주겠다"라고 약속을 했다네.
나도 사랑 하나로 버텨왔지만, 생각해보니 나름대로 머리도 많이 썼던 것 같네.
중요한 것은 몸이 떨어져 있을지언정 우린 묶여있다는 믿음일세.
조근조근한 어떠한 끈이라도 연결해두고 가게.
이 말로써 입대하는 이들에게 희망이 된다면 좋겠네.
나의 여친은 나에게 26개월을 주었고, 우린 제대 후에도 계속 함께해서 9년이라는 시간동안 연애를 했네.
그리고 약속대로 결혼을 했고, 이제 4년째에 접어든다네.
모아두었던 통장은 언젠가부터 각출이 안되어서 중단이 되었지만,
결국은 돈 모아서 약속대로 장모님 해외여행도 시켜드렸네.
이제 시간 맞으면 아버님도 모시고 해외여행 간다고 약속했으니, 난 꼭 지킬 걸세.
입대하는 이들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면서...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