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들르는데도
오늘 오유에 처음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원래 저는 말입니다.
정치니 투표니 하는건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정치라는거..
더러운 거라는 선입관도 있을 뿐더러
어렵지 않습니까??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고,
이것저것 생각하고 하는것도 귀찮고 해서..
전 지금까지 투표할때 울 아부지가 시키시는 대로 따랐습니다.
국회의원이 어쩌구저쩌구 무슨 당이 어쩌구저쩌구 국회가 어쩌구저쩌구
맨날 떠들어댄다는 소리들이라는게 말입니다.
어느정도 제 머리가 큰담부터 지금까지(머리 크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격이 안납니다.)
십몇년을 맨날 똑같은 소리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 대통령 탄핵이 어쩌구저쩌구 할때에도 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탄핵안 가결되기 전날 티비에서 대통령이 기자회견할 때도 전 이랬습니다.
"어이구~노무현 대통령이 열 많이 받았나보네.."
그러면서 걍 웃어넘겼습니다.
탄핵이 되면 어떻고 안되면 어때?? 어짜피 그놈이나 그놈이나 다 똑같은 놈들인데..
저 이랬던 사람입니다.
탄핵안 가결되던 날 국회 난장판 된거는 머..
항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일어나는 일들이잖습니까?
티비에서 나오는 그 장면보고 입 벌리고 쳐다보기는 했지만
탄핵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진중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도 모 잘한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그저께 집에서 밥을 먹으면서 울 엄마한테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들려드리다가 이번 탄핵 관련해서 떠도는 재밌는 얘기들도 나와서
두 모녀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울 아부지가 안방에서 나오시더니 가만히 옆에 앉아 제가 들려드리는 얘기들을
들으시면서 한말씀 하시기를..
"별 대통령 같지도 않은게 나와가지고 일을 이지경으로 만들고 사과 한마디 하면 끝날 문제를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제가..
"아부지,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당할 정도로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요?"
울 아부지..
"그럼!!!!!!! 선거법 위반하고 나라 경제를 이지경으로 만들고!!!"
"아부지, 그게 다에요?"
"이거면 됐지, 몰 더 바래?"
"그런데 아부지, 사람들이 말하기를 전 김영삼대통령도 그랬고,김대중대통령도 그랬고
다들 총선때 정치발언했었다는데 왜 유독 노대통령만 탄핵하는건가요?"
"그건 다르지..김영삼이나 김대중은 당의 총재였자나.근데 노통은 당원이 아니잖아.그러니
당연히 그런 발언을 하면 안되지. 그리고 왜 자꾸 지나간 일을 들먹이냐? 지금이 문제고
앞으로가 문젠거지. 지난 일을 자꾸 들춰내서 쟤는 이랬는데 왜 나한테만 이러느냐 이러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냐?"
"대통령이 한 당의 총재라면 그 총재라는 직위가 대통령보다 먼저인가요? 총재인 대통령은 총선때 정치발언을 해도 되고 당원이 아닌 대통령은 하면 안되는건가요? "
울 아부지..
"그렇다면 그런거지 왜 자꾸 따져?"
울 아부지 성격이 좀 다혈질이신데다가 원래 고집이 좀 세십니다..ㅡㅡ;;
그래서 전 입을 다물었습니다.
더 말해봤자 아부지랑 저랑 싸울거 같았거든여..
그랬는데 울 아부지가 한말씀더..
"한 집안에서도 정치색이 다른게 당연하고 또 그래야하지만 몰 좀 알고 얘기해야지.지금 국민경제가 얼마나 안좋은지 아냐? 실업률은 또 얼마나 높고..나라 경제 이지경으로 만들었으면 책임을 져야지 말야.."
"아부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난 후부터 경제가 안좋아진건가요? 그전까진 괜찮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일년사이에 갑자기 경제가 안좋아진건가요?"
"............... 어쨌든 노대통령때 경제가 더 안좋아진 건 사실이자나.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놨으면 임기가 4년이 남았든 10년이 남았든 내려와야 그게 정상이지!!!"
"노무현 대통령이 일년동안 안좋았던 경제를 이꼴로 만들었다면 국회의원 자리에 앉아있던 의원들은 4년 내내 몰 했던 건가요? 4년내내 한게 없던 사람들이,아니 오히려 더 잘못한게 많을 사람들이 일년을 못참고 잘했네 못했네 하면서 대통령을 끌어내리는게 과연 잘하는 짓인가요?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을 듣고 있는 16대 국회의원들에게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건가요?"
"시끄러!! 몰 따져? 니가 찍고 싶은 당 찍으면 대자나!!"
이러심서 안방으로 휭하니 들어가시더군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울 아부지 성정이 이상하신게 아니라
원래 고집이 좀 있으셔서 누가 꼬치꼬치 따지고 드는걸 싫어하실 뿐입니다..^^:;
어쨌든..
이러케 울 아부지와 제 대화는 끝이 났습니다.
저는 말입니다.
대통령이니 국회의원이니 탄핵안이니 이런거에는 별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똥묻은 개들이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이 같잖을 뿐입니다.
다만,촛불 하나씩 들고 시위에 나선 시민들이 티비에 비치는 모습들이 꼭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하여 온 몸으로 부르짖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가슴 아픕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무식하고 힘없는 민생들이 짖어대는 개소리로, 신경쓸 가치도 없는 미약한 몸부림으로, 어짜피 오래지 않아 식어버릴 냄비정신으로 치부하고있을 어느 무리들과
가만히 엎드려 돌아가는 일련의 사태들을 지켜보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짓고 있을, 이대로 가만히 총선에만 힘쓰자며 결정타를 날릴 기회를 엿보고 있을 다른 무리를 생각하면 화딱지가 납니다.
정말 묻고 싶습니다.
첫째, 대통령이 어떤 당의 당원이면 그 대통령은 총선때 정치발언해도 되는 겁니까? 그 때는 대통령이란 직위보다도 당원이란 직위가 우선하는 겁니까?
둘째,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평을 받는 16대 국회의원들. 4년을 배뚜들기면서 민생 돌보지 않던 그들이..국민이 정작 필요할때는 어디갔는지 코빼기도 뵈지 않던 그들이..4년 내내 아무것도 한게 없으니 한달 남은 기간동안에라도 몬가 역사에 남을만한 일을 하고 싶었던 겁니까?
도데체 왜 그런 겁니까?
셋째, 정치인들 누구나 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국민이 원해서,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뜻으로..온통 국민국민 하는데 말입니다. 그들이 어떻게 국민의 뜻을 알았을까요? 그들이 언제 국민에게 물어보는 것일까요? 저한테는 안물어보던데..ㅡㅡa
넷째, 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똑같이 한다는 소리가 국민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는데요, 지금 강원도는 난리가 났습니다. 여름에는 물난리 겨울에는 눈난리 며칠전에는 불난리..그 분들 지금 도와달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을텐데 그 소리 들리지 않는걸까요? 몰르는 걸까요? 그 사람들은 뉴스도 안보는 걸까요?
마지막으로, 야당 찍고 싶지 않아서 열린우리당을 찍어준다. 제 지금 생각이 이런데요. 이거 잘하는 짓일까요? 처음으로 투표를 제 의지대로 하려는데, 야당이 싫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열린우리당 찍는게 잘하는 짓일까요?
누구한테 물어야 하나요?
제 질문에 답해줄 분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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