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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239839
    작성자 : 이사나
    추천 : 2
    조회수 : 608
    IP : 59.8.***.26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1/11/23 15:23:27
    http://todayhumor.com/?gomin_239839 모바일
    내려 놓고 싶습니다.
    오유에 와서 눈팅만 하던 30살 여자사람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어디서 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누구나 그랬겠지요..
    어렸을 때는 총명한 아이..
    커 갈수록 주변의 신뢰를 받는 아이..


    저도 그랬답니다.. 초등학교때 까지는요..
    활발하고 주변에 친구도 많고..

    중학교를 진학하면서 집에서 멀리. 같이 같 초등학교 친구는 한명도 없고.
    하지만 특유의 활발함으로 커버하고 친구를 사귀었지요..

    많은 사람을 폭 넓게 사귀기 보다는
    적은 수의 사람을 속 깊게 사귀는 유형의 인간인 저로서는
    중학교 때 친구가 지금까지 곁에 남아있어 주는 유일한 친구입니다.

    그리고 진학한 고등학교 
    4총사로 불리면서 같은 반의 여자친구 3명과 함께 잘지냈어요..
    우리를 갈라놓은 그 친구가 전학오기 전까지는요..
    고2때 심하게 싸우고는 저를 빼고 그애와 4총사를 꾸려 가더군요..

    이 때부터였습니다.

    제 활발한 성격이 더이상 힘을 쓰지 못한건요..
    남녀 공학이지만 과의 성격상 한반에 여자 13명.

    그중 8명이 소위 노는 친구들이였구요..(공고 였으니까요..)
    그리고 날 제외한 그 4총사..

    1년 반을 왕따+은따로 지내다보니 
    그냥 A형이 더더더 소극적인 AAA형이 되었네요..


    여차저차 입학한 대학에서는 잘해봐야지 했으나
    강의듣고 집에오고 강의듣고 집에오고의 반복..
    졸업하고 취직해도 회사 사람들과 많이 친해지지도 못하고..


    온 마음 다해서 친해지면 또 나를 버리지 않을까 하는 
    고등학교때의 정신적 충격이 고쳐지지 않았던 거겠지요..

    졸업하고서 취직하려고 서울로 상경해서 7년...
    아는 사람이 차라리 없어서 고향에서 지내던 것보다는 나았지만..
    그마저도 아빠가 돌아가시면서 혼자 계신 엄마 생각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게 우선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엄마를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일 그만 둔지 이제 1년이 넘어가네요..


    집에서는 구박덩어리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잘나가는 오빠와 동생님..
    엄마에게는 돈이 힘이고..
    오빠와 동생님은 부족함 없이 엄마의 지갑을 채워줍니다..


    왜 동생님이냐구요??


    집에서 컴퓨터만 하고 있는 저에게 제대로 사람 구실도 못한다며 
    엄마는 어쩌다 집에 오는 동생을 잘 '모시라고'하더군요..



    돈도 못벌어와... 집에서 쌀만 축내...
    교통비를 타서 써야 하는 저로서는 엄마의 말을 받아칠 여력이 없네요..



    오늘 아침 엄마와 대판 싸우고 무작정 가방메고 나왔습니다.
    여긴 공공기관의 정보화실이구요..

    막상 나오니 만나자고 할 친구도 없고..
    딱히 갈 곳도 없고..
    지갑에는 달랑 교통카드 한장..
    이마저도 한번만 더 타면 잔액이 없네요..


    제일 긴 노선을 골라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되어 버렸을까..
    항상 자신감 가득하고 큰소리 뻥뻥 잘 쳤는데..
    그까짓 돈.. 없으면 어때...
    내 자신만 기죽지 않고 당당하면 되는거지..


    근데 그게 아닌 것 같아요..
    세상은 돈을 최고로 치고.. 돈이 힘이고 돈이 권력이죠..


    더러워서 돈벌자 해도...
    몸이 많이 약한 탓에 많은 활동도 힘드네요..


    언제부턴가 조금씩 격하게 움직이면 심장이 많이 아픕니다..
    집안 식구들 앞에서는 절대 내색하지 않죠...


    지나가는 말로 집청소를 하다가 숨이 좀 가빠온다고 했더니
    청소하기 싫어서 머리쓰냐는 말까지 듣고나서는
    눈앞에서 쓰러지기 전까지는 아픈거 내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아....


    주저리 주저리 쓰긴 했는데..
    그냥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많이 힘들지 하고 안아주는 사람도 없고..
    기운내라며 응원해 주는 사람도 없어서..




    엄마의 말처럼 '제대로' 살지 못한 제 자신이 받는 벌이겠지요..






    그래서 다 내려놓고 싶습니다...



    봐주셔서 고마워요...


    이사나의 꼬릿말입니다
    여기라면 내 얘길 들어줄 것 같아서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11/23 15:27:35  115.22.***.72  그런게있을까
    [2] 2011/11/23 15:35:41  122.36.***.149  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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