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제 전에는 프라이머리조차 알지 못하던 그 아니었던가?
물론 가요제를 통해 레트로스윙에 흠뻑 빠졌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자기 음악적 정체성을 거기서 찾으려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완성도와 이해도다.
지금이라도 프라이머리가 뮤비까지 몽땅가져다 썼던 '카로 에메랄드'의 음악들을 들어보자.
아갓씨가 표절한 'Liquid Lunch'부터 유튜브에 그녀의 노래 몇개만 들어보아도...
이 장르를 하는 뮤지션의 스타일과 정체성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왕 유튜브에 들어갔으면
'포스트모던 쥬크박스'라는 팀의 노래들도 찾아 들어보자.
간단히 '2013년 히트곡 매쉬업'으로 커버한 것만 들어도 '아~ 이 복고장르의 현대적 매력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프라이머리가 애초 장르 유사성이라고 주장했을만큼
3박자의 비트와 신나는 리듬 그리고 악기구성들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나름의 멜로디와 음색과 역량있는 가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도 금방 알게될 것이다.
그렇다면 떡볶이는?
의혹에 불과하지만 그저 장르의 스타일을 기계적으로 차용한 것처럼 느껴진다.
쉽게 말하면 인트로부터 장르 일반구성에 맞춰 그냥 비트 찍고, 악기 올린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어떤 조화도 못이루고 리듬과 따로도는 어색한 랩...복고와 촌스러움을 혼동한 가사와 랩 테크닉...
김예림의 음색마저 한풀 꺽어 죽여서, 유엘의 아마추어같은 보컬과 톤을 맞추고 박명수 랩만 레벨을 올린 듯한 불균형.
결국에 쿵짝쿵짝 신나는 스윙 비트만이 공허하게 흐른다.
3. 과연 박명수는 음악을 하고 싶은 것일까?
그가 방송에서 음악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이런 시비를 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 그냥 히트곡 좀 만들어 행사하려고 한다라고 했다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음악 이야기 나올 때마다 매우 진지하게 접근했다.
그래서 적어도 나는 지금까지 그가 음악적인 욕심과 자기 고집이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는 그리 잘하지 못하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자기 음악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하고...
그걸로 성공해보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곡을 듣고 완전히 생각을 바뀌었다.
그는 그냥 인기있는 히트곡을 만들고 싶어하는 예능인에 불과하다.
이번 곡을 들으면서
노래를 잘해보려는 욕심도 연습도 없고 - 가수는 따로 쓴다!!!!
자기 장르에 대한 정체성과 고집도 없고 - 유로댄스 어디갔냐고?
장사될 것 같으니까, 아갓씨가 아쉬우니까 그냥 스윙장르 가져다가 김예림이 써서...
하나 만들어 뿌려보자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이 노래에서 그의 음악적 크리에이티브나 최소한의 능력 혹은
고집이나 집념 같은 것을 하나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무도에서 디제잉하고 음악일 한다고 욕먹어 가면서 만든 게 이런 결과물이라면...
조심스럽게 이제 그만 음악은 취미로만 하시라 말하고 싶다.
그렇게 장르 따라다니며 조악한 짜깁기 비트 찍을 작곡가는 어디든 널려있으니 말이다.
4. 마지막으로....
그냥 한번 들어도 노력없이 구색만 맞춰놓은 듯한 이런 노래에...
하루라도 차트 1위를 만들어주는 팬들이란 과연 누구인가 하는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개가수들 욕하는 작곡가들에게 한번도 동의해 본 적이 없고...
무도가요제에 음원발매에 태클거는 기획사들을 보면서...
비아냥 거렸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재능과 시간을 음악에 온통 투자하면서 한곡 한곡 만들어내지만...
대중의 관심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얻지못하는 무명작곡가들의 허탈함과
상대적 박탈감에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과연 이 노래가 박명수가 아닌 어떤 무명작곡가에게서 나온 노래라면....
1위는 커녕 리플하나라도 받을만한 완성도나 화제성이 있는 노래인지 생각해볼 문제다.
그저 들어서 좋고 즐거우면 됐지...그러니 1등 하고 대중성이 있는 것이지 뭐 말이 그리 많냐고 한다면...
혹시 박명수 이름값이 대중성을 슬쩍 대체해버린 것은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이런 무성의하고 대중음악으로서 가져야할 최소한의 완성도나 대중에 대한 예의가 없는 곡들이
양산되는 것을 나는 바라지 않는 것이다.
떡볶이 떡볶이 튀김 튀김 떡볶이 떡볶이 김밥 김밥 (모두 다 있어)
아아...이 무의미한 반복과 회전의 허무한 엔딩가사를 들으며...
...다 있어...다 있어..
하아~ 그래 다 있겠지...뭐든 팔리는거면 아무거나 다 있겠지...
박명수의 음악에 대한 철학이라면 좀 오바스러운 이야기겠고
그냥 그 나이브한 접근...저열한 상업적인 마인드....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겉멋만 가득한 자기만족을 무의식적으로 반영하는 가사 인것만 같아 입맛이 쓰다.
난 더 이상 가수 혹은 대중음악하는 박명수에 대한 기대를 가지지 않기로한다.
인정하지 않기로 한다.
- 이상 -
추가 :
혹시 들어보실 분이 있으실 듯 하여...위에 언급했던 가수들의 노래 링크를 걸어 봅니다.
한번 들어보시면서 동일장르의 매력을 느껴보시길~
예술성이네 뭐네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소비하는 대중음악이 가져야할 최소한의 덕목같은 것이...
무엇인가 잠깐 생각해보면서 진짜 대중음악을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카로 에메랄드 : 리퀴드런치 (아갓씨 표절곡)
스캇 브래들리 앤 포스트모던 쥬크박스 : 콜미메이비 - 칼리래젭슨 커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