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danzi.com/ddanziNews/1589838
2013. 10. 21. 월요일
견인차
오늘의 유머라는 사이트에서 백상아리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백상아리에 대한 진실'이라는 포스팅을 처음썼던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인가 딴지일보로 옮겨와서 벌써 10회입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10회지만, 그 10회를 연재하는 동안 개인적으로 참 많은 일이 있었기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매번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은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혼자 신나서 하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10회 특집! 지구상 포유류 먹이사슬 최상위 동물 중에 도구 사용에 능하고, 의사소통 능력이 있으며, 먹이를 길러먹을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을 가지고도 잊을 만하면 군락 전쟁을 벌이는 포악한 한 포유류에 대한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1. 오늘 하루 동안 인류의 약 4%가 섹스를 할 것입니다.
인간은 모든 포유류 중에 가장 성공적으로 번식한 종입니다. 물론 설치류처럼 박리다매(?!)종들이 먹이사슬 아래 쪽에 놓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지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인류가 아니라 설치류였을지도 모릅니다. (박테리아, 바이러스, 곤충 제외)
인류의 세계 정ㅋ복ㅋ
하지만, 인류는 채집과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농경사회에서 또 산업사회로 변화해 왔습니다. 이런 변화를 경제학, 사회학 관점에서 보면 여러 가지로 또 분류하고 설명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먹을 음식 많아지고,애 낳고 기르기 편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90년대에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인구가 220,000명씩 늘어났죠.물론 요즘 뻘 삽질이랑, 창조경제한테 돌직구 당해서 3포시대인 것은 사실이지만, 생체적으로 인간의 삶이 얼마나 편한지는 여자의 월경 주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자연 개객기
월경은 단순한 수정 주기가 아닙니다. 이미 한 박자 늦은 수정 주기죠.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자궁이 혼자 김칫국 먹고 신나서 배아 착상 기다리면서, 자궁내벽을 두껍게 만들면서 준비하다가 수정이 안되면 “아!!! 이런 신발!!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 나 안해!!!!” 하면서 뒤집어 엎고 열심히 만들었던 자궁내벽 허무는 것을 월경이라고 합니다. 개개인 차는 있지만, 보통 복통부터 시작해서 위염증상, 편두통,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 등을 겪고 심할 때는 PMS(Premenstrual Syndrome 생리전 증후군)을 겪게 되는 여성이 많습니다. 전체의 75%가 한 번 이상은 겪는다고 합니다.
주변 누군가가 PMS하는 것 같다면 같이 "대자연 개객기"하고 초콜렛을 먹이면 조금 낫습니다.
(진짜임)
그런데 이런 월경이 특이한 이유는, 이런 생리 현상을 하는 동물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만일 하더라도 인간처럼 일년에 12번 하지는 않죠. 개만 해도 일년에 두 번 정도 밖에 발정을 하지 않습니다. 생리는 발정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지 인간처럼 “다 부숴 버리겠어…!!!” 가 아니죠. 인간은 월경이 시작되면 혈액도 잃고, 세포 조직도 잃으며, 감염의 가능성까지 높아지고, 통증까지 겪게 됩니다. 어찌 보면 상당히 낭비적인 이 과정을 일년에 12번 하고도 살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고도 주변 환경이 받쳐 주기 때문에 아무 때나 번식(?!) 할 수 있게 생체적으로 몸이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간들이 단순히 자손 번식을 위해 섹스를 하지 않습니다(반전)
2. 5명이 함께 앉아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이성애자가 아닙니다.
미국의 조사연구기관인 갤럽의 설문·통계에 따르면 미국 인구 중 21%의 남자, 22%의 여자가 동성애자입니다. 성적지향은 단순히 이성애, 동성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성애, 무성애 그리고 범성애 등등, 다양하게 나눠 집니다.하지만, 성적지향은 지극히 개인적인 지향성으로 개개인이 느끼는 범위 정도에 따라 다름으로 전형화 해서 분류하기는 힘듭니다. 성적 지향성은 일반적으로 타고(innate)나는 것이며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정상입니다. 오히려 동성애 혐오증(Homophobia)이 미국정신의학회에 의해 정신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이성애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이 구박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연 상태에서는 자손 번식을 위해 성행위를 하므로 이성애가 아닌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실 동성애는 인간을 제외하고도 많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됩니다. 안 믿어 지시나요? 하나씩 나열하자면 포유류는 바이슨, 갈색곰, 갈색쥐, 칼리부, 물개, 물범, 고릴라, 고양이, 소, 박쥐, 침팬지, 돌고래, 말모사, 개, 코끼리, 여우, 기린, 염소, 말, 코알라, 사자, 범고래, 너구리 등등, 조류는 원숭이 올빼미, 닭, 원앙, 황제펭귄, 에뮤, 까마귀, 갈매기…아 끝도 없어요. 고로 자연적이지 않다는 말은 그다지 신빙성이 있는 말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개체 수 중 어느 정도는 이성애가 아닌 성적 지향성을 보입니다. 그 중에 개체 수 비 가장 높은 동성애 비율을 보이는 것은 과일박쥐입니다.
씨익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매해 70개가 넘는 국가에서 동성애 대상 살인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자살방지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30-40%의 비이성애자 청소년이 자살을 시도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동성애 인정 비율은 이스라엘보다 낮습니다.
OECD국가 최고의 자살률을 빛내고 있는 한국의 청소년 사망률 1위는 자살입니다. 자살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가 아이들을 자살로 몰아 붙이거나, 방조하는 일만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지는 많은 것에 핑계가 될 수 있지만, 혐오의 핑계는 될 수 없습니다.
5명 중 한 명입니다. 농담 한 번, 말 한 번 하기 전에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별생각 없이 내뱉는 나의 생각이나 말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3. 여자가 남자보다 냄새를 더 잘 맡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엄마가 아빠보다 냄새를 더 잘 맡는 것입니다. 늦은 밤 아빠가 배고프시다고 부엌에 가셔서 뭔가 드시는데, 엄마가 ‘어! 그거 상했는데?!?!!’ 하신 적 있으시죠? 혹시 우유가 상했나 궁금하면 엄마께 여쭤보세요.
킁킁-
특히 그 중에도 여성이 땀 냄새에 훨씬 민감합니다. 2009년도 필라델피아 모넬후각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32가지의 후각적 자극 중 여성이 땀 냄새를 맡는 것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단 두 가지 뿐이었고, 남성은 19가지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성의 땀 냄새가 남성의 땀 냄새 만큼이나 강력했음에도 향수 같은 단순 화학 물질로 감추기가 훨씬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여자가 호르몬 냄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4. 사람은 실제로 마음이 아파서 죽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사랑하는 사람이 운명을 달리하거나 연애에서 끝나는 사람들이 흔히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합니다. 그럼 흔히 이렇게 답하죠. “산 사람은 살아야지.” 혹은 “가슴 아파서 죽는 사람은 없어. 힘내.”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상심 증후군(Broken Hear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처음 일본에서 발견되었고 발병 모양새가 문어 잡을 때 쓰는 항아리와 닮았다고 하여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라고도 합니다.
정상적 심장, 상심 증후군이 발병한 심장
다른 심장병과 확연히 다른 점은 스트레스를 제외하곤 별다른 발병 원인이 없으며, 적절한 화학적/물리적 치료와 정신과 치료가 병행될 때 경과가 아주 좋다는 데에 있습니다(하지만, 치료 안 하면 주금). 80-100% 55세 이상 여성에게서 발병되며, 치료 경과는 좋은 편이지만, 재발률도 높은 편입니다. 심장마비와는 확연히 다른 질병으로,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마비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며 피검사 상에서도 심장에 문제가 없다고 나옵니다. 주변에 누군가 가슴 아픈 상실로 힘들어 하고 있다면, 손 잡아 주는 것을 잊지 맙시다.
오늘 현재 2013년 10월 21일 아침 5시, 전 세계 인구는 7,185,991,072명입니다. 세상에 7,185,991,072명의 사람이 산다면 그것은 세상에 7,185,991,072개의 삶과, 7,185,991,072개의 사랑과 7,185,991,072개의 사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 옆에 앉은 사람, 내 앞에 앉은 사람, 키보드 너머에 앉은 사람이 나와 얼마나 닮아 보이건, 나와 얼마나 달라 보이건 가에 관계없이 각각 나름의 기쁨과, 고통과, 사랑이 있으며 각각의 문제에 시달리고 각기 다른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건, 어떤 사람과 대화를 하건 항상 그 점을 인지하고, 모두가 서로 따뜻하게 대할 수 있는 따뜻한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내세요 여러분 그리고 좋은 한 주 되세요 :)
참고자료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9/04/090407074945.htm
http://www.mayoclinic.com/health/broken-heart-syndrome/DS01135
http://seriousfacts.com/male-bats-have-the-highest-rate-of-homosexuality-of-any-mammal/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04/07/0722_040722_gayanimal.html
http://www.gallup.com/poll/6961/what-percentage-population-gay.aspx
http://www.academia.edu/884012/Same-Sex_Sexual_Behaviour_in_Bats
http://www.who.int/whr/1998/media_centre/50facts/en/
http://www.livescience.com/3457-women-smell-men.html
http://www.psychiatry.org/mental-health/people/lgbt-sexual-orientation
http://www.webmd.com/heart/features/broken-heart-syndrome-stress-cardiomyopathy
http://www.huffingtonpost.com/judith-j-wurtman-phd/chocolate-depression-and-_b_672556.html
견인차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