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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3910
    작성자 : 아버지Ω
    추천 : 186
    조회수 : 4001
    IP : 220.94.***.103
    댓글 : 2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8/07/07 20:08:29
    원글작성시간 : 2008/07/05 20:41:09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3910 모바일
    눈물이 났습니다.
    약 한달전에 군생활을 전경으로 마친 한 남자입니다.

    아버지께서 공장을 운영하시는데 매일 밤10시넘어서 퇴근하시고 아침8시에

    출근하시며 항상 직원들 먼저 퇴근시키고 11시 넘어서 집에 들어오곤 하셨어요.

    예전엔 일하는거 좀 도와달라고 아무리 말씀하셔도 무시하곤 했었죠.

    수능을 치고 다른 일을 알아보고 돈을 더 많이 줬었기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버지부탁을 거절하고 다른, 돈 더많이 주는 일을했고 군에 입대했어요.

    그때도 아버지는 항상 늦게 퇴근하셨는데 전 신경도 안썼습니다.

    기껏 효도한답시고 주말마다 차 새차해드리고 한번씩 안마해드리는게 다였어요. 불효자죠...

    제대하고 나니까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항상 늦게퇴근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속이 쓰리고 울컥하기도하고, 이제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흰머리 지긋하신 연세에

    무거운 쇠덩이들고, 나르고 하시는거 더는 못보겠더라고요.

    1년간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기로 했습니다. 이제 한달쯤 되어간답니다.

    매일 아침8시에 출근해서 밤10시 퇴근, 토요일도 잔업이죠. 지금도 일하고 있으니까요.

    3시간전에 아버지께서 곤란한듯이 어머니와 통화하시는걸 들었어요.

    오늘 부부동반 계모임이 있었나 봅니다. 어머니의 실망한 얼굴이 눈앞에 보이는것같았어요.

    아버지의 죄지은듯한 표정을 더이상 볼 수 없었어요. 아버지가 제게 다가오셔서 말할까말까

    하는 고민을 하셨어요. ㅎㅎㅎ 갑자기 귀여우셔서 왜요? 뭐 부탁할꺼 있나보네~

    하며 제가먼저 말을 꺼냈죠. 그래도 말씀 못하시길래 제가 더 있다간다고 먼저 퇴근하라고

    말씀드렸어요.

    오늘 새벽1시까지 기계돌리고 내일 일찍 출근해야 월요일(납품약속기한)까지 납품할 수 있다는군요

    아... 내일도 출근. 하지만 미안해 하실까봐 웃으면서 당연히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떠밀어서 일찍 퇴근시켜 드렸답니다~ 혼자 공장에서 밤늦게 아버지께서 하시던 일을 제가

    똑같이 했어요. 바닥도 쓸고 오일도 채워넣고 바빴죠. 공장 기계3대를 혼자돌리니까요

    작업이 끝나고 쇠덩이에 묻어있는 쇠가루를 공기총이라고 해야되나? 그걸로 불어서 떨어뜨리는데

    실수로 바닥에 쏴버린 바람에 온몸에 기름이 쫙튀었어요. 아... 갑자기 아버지 생각이 나더군요.

    아버지도 이렇게 혼자 기름을 맞고 더러운 장갑으로 얼굴을 닦고 바닥을 쓸고 바쁘게 뛰어다니고

    컵라면으로 끼니때우시고 담배한모금에 공장매연으로 쌔까만 하늘을 올려다 보셨나... 하는 생각에

    23살 나이에 부끄럽게 눈물이 뚝뚝 떨어진겁니다. 아...가슴이 너무 아파요...

    이상 갓제대해서 사회에 적응안되는 복학생 한명의 푸념이었습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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