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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3896
    작성자 : 암흑군주
    추천 : 153
    조회수 : 13054
    IP : 147.43.***.227
    댓글 : 4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8/07/07 13:45:39
    원글작성시간 : 2007/12/13 14:56:1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3896 모바일
    치과의사로 제대로 사는것도 힘들군요
    치과의사로 제대로 사는것도 힘들군요 조 회 1489 추천 19



    저는 강원도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렵지만 남에게 빚 안지고 열심히 살고자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너는 이 집안의 기둥이다... 우리는 너를 믿는다... 이런 믿음과 압박속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 시절...

    충치치료를 받고 이를 씌웠는데... 이것이 너무 불편한 겁니다.

    어머니에게 이거 이상하다고 다시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도...

    어머니는 다시 하는게 돈이 들어갈까봐 그냥 쓰면 괜찮아진다고 하시고...

    저는 분명 내가 맞는데... 이러면서 눈물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살았었죠... (꽉물고 있으면

    안맞는 이가 다시 맞을 줄 알았었습니다.)

    그래서 진로를 정할 때도... 적어도 나같이 엉터리 치료를 받아서 고생하는 사람이 없게 하자고

    치의예과를 선택하였고... (적어도 굶어죽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도 약간은 있었습니다.)

    다행히 남들이 다 가고싶어하는 대학의 치의예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돈 잘쓰고 잘 놀고 그런 사람들도 있었지만...

    저는 운좋게도... 사람을 생각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열심히 싸웠던 선배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삐뚫어지지 않고 잘 자랐습니다.

    그리고 수련도 운좋게 학교병원에 남아서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인기과인 구강내과(당시에는 구강진단과)에서 수련을 했는데...

    턱관절질환에 대해 배우고... 환자분들과 대화하고 조금씩 나아지는 그 분들을 보고

    (잘 안낫는 분도 있긴 있습니다... 힘든 턱관절질환... ㅠㅠ)

    나름대로 보람있고 행복하게 수련생활을 마쳤습니다.

    3년간의 공중보건의도 젊어서는 고생도 사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남들 잘 안가는 곳도 가보고

    고향근처의 보건소로 가서 초등학생들 치료도 열심히 하고... 재밌게 잘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쩌면 무한 경쟁의 세상인 사회로 나왔습니다.

    저는 다행히 예전부터 함께 하고 싶었던 선배들이 있는 병원이 있었고...

    스승님으로 모실... 그리고 형님으로 모실만한...

    인품과 실력을 겸비하신 선배들밑에서 열심히 잘 배우고

    '제대로'된 진료를 하기 위해 열심히 다시 공부하고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 전공분야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못하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전체에 있어서는

    아직도 배울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다른 치과들의 상황을 알게 되었을 때...

    참 놀라운 일들도 있더군요...

    물론 묵묵히 자기 실력 갈고 닦으면서... 차분하게 진료하시는 선생님도 많지만

    일부 대형치과에서 스케일링을 무료로 해준다고 유혹해서 치료를 안해도 될 치아까지 치료하는

    그런 일도 있더군요...

    그 치과는 치료계획을 치과의사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장(?)급의 위생사가 세운 후에 치과의사는 그 계획에 따라 묵묵히 치료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치과의사들... 치과의사 초년생인 경우도 많고... 정말 돈이 급해서 이 곳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치과의사들 사이에서는 지탄의 대상입니다.)

    저도 가끔 저희병원의 위생사가... 선생님 여기 충치 같은데 봐주세요... 하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충치가 맞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단순히 착색이거나 멈춘 우식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는 충치의 가능성이 높지만 적절한 구강위생을 유지할 경우 멈추는 경우도 많아

    환자분에게는 충치의 가능성을 고지하고 일정기간 지켜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물며 그런데... 그런 일부 대형치과에서는 위생사가 오래된 임상경험이나 학문적 토대 없이

    진단을 하고 치료계획을 세웁니다...

    이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치료받는 치아가 많아서 수입을 많이 올리면... 자신의 인센티브가 올라가는 시스템이라

    정작 다른 치과의사가 보면 치료를 안해도 되거나... 일정시간 지켜봐야 하는 치아까지

    치료하라고 한답니다.

    환자는 다른 곳보다 싼 맛에 진료를 하게 되고...

    얼마전에 뉴스 후를 봤더니 그런 곳이 나오더군요...

    자기네 병원 시스템이 대형 마트 같은 곳이라고 하네요??

    크게 싸게 팔면서 많이??

    과연 안해도 되는 치료하는 것이 옳은 길일까요?

    대형마트라서 사람들이 충동구매하는 것 처럼 치료안해도 되는 치아 치료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일까요?

    그리고 치과의사가 아니라 위생사에게 진단 받아서 치료 시작하는 것이 바른 길일까요?

    (개인적으로 훌륭한 위생사분들도 많습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가는 사람들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맞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환자를 검사하고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치과의사의 몫이 분명히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러한 잘못된 치과가 다수의 선량하고 바른 길을 가고 있는 치과의사들까지

    도매급으로 나쁜 사람들로 만들고 있습니다.

    참 힘이 듭니다. 제대로 된 진료하고... 환자분이 밝게 웃으면서 선생님 고맙습니다...

    해주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물론 그런 분이 더 많습니다.) 여러가지 잘못된 상황이

    그런 것이 더 힘들어지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계속 이야기 되고 있는 임플란트 및 치과 재료의 원가 이야기...

    분명한 것은... 우리 치과는 재료를 다른 곳에서 받아서 그대로 파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진료를 행하는 것입니다.

    원가만을 따진다면... 우리나라 보물들인 고려청자는... 흙값밖에 안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왜 고려청자는 가격을 따질 수가 없느냐 하면... 그것의 구성물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고 살아남고 이런 '가치'가 그 안에 들어가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안에는 장인의 숨결도 담겨있고...


    쌍거풀 수술이나... 맹장 수술은 실값만 내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죠...

    수술을 같이 한 사람들에 대한 인건비, 사용된 재료비, 재료에 대한 소독비, 여러가지 기구들에

    대한 감가상각비, 진료행위에 대한 비용... 등등이 다 포함되어 평가된 비용이 그 수술에 해당되는

    비용입니다.

    사람의 배를 열고 하는 수술은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죠...

    하지만 치과진료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나요?

    별로 안아픈 충치를 금으로 때우고 비싸게 비용을 지불한다...

    원가는 얼마 되지도 않는 임플란트를 심고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충치는 일종의 만성질병으로 크게 문제가 생기기 전에는 본인도 못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 치료후에 느끼는 부분은 의과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겠지만...

    최종적으로 치과치료는 환자분이 '음식을 드실 수 있게 혹은 씹을 수 있게..' 해드리는 진료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드실 수 있는 것... 이것은 삶에 있어 꼭 필요한 것 아닐까요?

    음식을 드시면서 살 수 있는 것... 개인적으로는 생명을 살리는 것에 비교될 수 있을 정도라고

    봅니다.


    치과치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던가... 치과의사가 세미나 들으러 다니고 이런게 일종의 사교육이라고

    했던거 같은데...

    저 오늘 근관치료(신경치료라고도 하죠...)세미나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이건 제가 못하는 치료에 대해 새로 배우려 간게 아니라...

    제가 할 수 있는 치료를 '더 잘하기' 위해서 들으러 간겁니다.

    저처럼 이러한 세미나를 열심히 들으러 다니고 열심히 공부하시는 선생님 많습니다.

    이러한 세미나... 자비를 들여서 갑니다.

    더 나은 진료를 하기 위해서...

    아직도 바른 진료를 위해 노력하는 치과의사들이 많고...

    열심히 공부하는 치과의사들이 많다는 것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에서 맨날 사건 사고 이야기 나와도 주변에는 따듯하게 주변 사람들 돌보면서

    미소를 전해주면서 살아가는 사람들 많습니다.

    치과의사도 마찬가집니다. 어디선가 묵묵히 바른 진료를 행하시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것은 전부가 아닙니다.

    미디어는 최종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면 되는 곳입니다.


    제 글을 읽고 한 분이라도 치과진료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더 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는 싼 물건을 비싸게 팔아먹는 장사꾼이 아닙니다.

    1밀리미터도 안되는 몇백 마이크로 미터를 가지고 세심하게 그 차이를 줄여나가려고

    노력하는 의료인입니다.

    그렇게 세심하게 환자를 보고 열심히 공부하는 치과의사들 분명 많습니다.

    우리를 바른 시각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비용이라는 부분 때문에 치료 안받아도 되는 치료 받지 않기를 부탁드립니다.

    치료계획을 정확히 세우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미리 정확히 이야기 해주는 주변의

    꼼꼼한 치과선생님을 먼저 찾아내십시오.

    분명히 주변에 계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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