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박성기 기자]난생 처음 인터뷰라는 걸 받아봤다. 'Weekly 경향'이었는데 요지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숨막히는 뒷태'의 의도"였다. 기분이 심란했다. 언제나 굳건하고 당당했(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치관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 수많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일간지에 담을 수 없는 난잡한 사진을 인터넷이랍시고 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내 사진을 봤을 독자 분들께 민망하고, 인터넷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일일이 답변을 드리지 못한 것은 그 마음 때문이라 이해해주시길.
먼저 변명을 하자면 그녀들의 뒷모습은 사진기자 중 나 혼자만 찍는 사진이 아니고, 내가 더 선정적으로 찍는 것도 아니며, 내가 찍는 사진의 전부도 아니다.
요즘은 어느 행사장을 찾아가도 수많은 주요 매체가 초대되며, 더 많은 3류 매체들과 사이비 기자들이 불청객으로 참석한다. 그리고 그 행사가 마저 끝나기도 전에 기사와 사진은 일제히 쏟아진다. 그 중 대부분은 나보다 더 훌륭하게 그녀들의 섹시함을 표현한 사진이 넘친다.
다만 이슈가 된 것은 '숨막히는'이라는 일반적이지 않은 미사여구와 '박성기 기자'라는 더욱 선정적(?)인 기자 이름 탓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 그리고 '숨막히는 뒷태'라는 제목을 연속적으로 사용한 것은, 각기 다른 상황과 인물을 더 효과적이고 압축적인 제목으로 적절히 설명하지 못하고, 기자의 짧은 어휘력 덕분에 매번 같은 제목으로 뭉뚱그려버린 것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또 뒷모습 페티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음. 좋아한다 말하기엔 쑥스럽지만, 맞다. 다만 뒷모습 페티시뿐 아니라 앞, 옆, 뒤, 위아래 전부 페티시가 있을 뿐.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뒷모습 페티시가 있다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에서 살고 싶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수들이 당당해지고 그 취향을 존중해주는 사람들로 세상이 구성된다면 꽤 즐겁지 않을까.
그래도 경제일간지 기자가 아니냐고? 근엄하던 가부장과 스승님으로 모두를 벌벌 떨게 했던 이순재 선생님께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을 보다 들켜 당황하는 변태로 변신했다. '야동순재'는 주책없게 야동을 찾아서 헤맬지언정, 답답한 꼰대는 아니다. '변태기자'도 그것만큼이나 이 세상에 한명쯤 존재해도 충분히 바람직한 캐릭터가 아닐까.
더 많은 답변을 못해드려 답답하고 미안하다. 단순한 의문이든 불만이든 짜증이든 부러움이든 무언가를 나에게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크게 보이고 감사하다.
여기에 덧붙여 '뒷태'가 아닌 '뒤태'가 맞는 표현이라는 지적은 더욱 감사하다. 지적을 받고 바로 고치지 않은 것은 그간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기지 않으려는 충심이라 이해해주시길. 다음 주부터는 더 섹시한 '숨 막히는 뒤태'로 찾아갈 예정이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서 느낄 흥분을, 더 많은 우연과 돌발 사고를 가장한 은밀한 침투와 관찰로 잡다하지만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진으로 내일도 찾아뵙겠다. 이런 것은 일간지가 아닌 인터넷이 잘할 수 있는 분야일 테고, 나와 여러분은 이런 운명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다.
오늘은 '뒤태전문기자'가 본 최근 섹시 뒤태 베스트 6위를 선정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1위, 이영은> 지난 2월 17일 영화 '구세주2' 기자시시회 현장의 이영은. 훤히 드러낸 뒷모습이 영화 속 귀여운 모습과 대비돼, 더욱 섹시해 보였다. 감사합니다!
<2위, 김하율> 지난 6월 22일 '로레알파리 퍼펙트 쉐이프 리프팅 프로' 출시 행사 현장의 레이싱모델 김하율. 연예인이 아무리 섹시해도 레이싱모델에 비할 바는 아니다~
<3위, 한성주> 지난 2월 19일 '제6회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시상식' 현장의 한성주. 74년생이라는 나이에도 불구, 열정만큼은 아직 20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겠다.
<4위, 애프터스쿨 유이> 지난 4월 9일 Mnet 'M CountDown(엠카운트다운)' 애프터스쿨 유이의 첫 무대. 넘치는 패기만큼이나 감출 수 없는 섹시미. 한국의 '푸시캣돌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5위, 손담비> 지난 4월 9일 Mnet 'M CountDown(엠카운트다운)' 손담비의 첫 1위 무대.
<6위, 2NE1 박봄> 지난 6월 18일 Mnet 'M CountDown' 현장의 2NE1 박봄. 일부러 무대 뒤쪽으로 가서 촬영했다. 다음부터 짧은 스커트를 입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