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노통 기자회견은 자살교사죄 성립"
"노무현 대통령의 11일 기자회견은 자살교사죄가 성립된다."(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한나라당에는 5공 언론통제의 주역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
두 여성 대변인은 격돌하지는 않았으나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색깔을 나타내기에는 충분한 한판이었다. 전대변인은 "탄핵소추안 가결까지 갈 요건이 되느냐는 그런 말을 하지만, 그것을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 3월11일 노무현 대통령이 한 기자회견을 다시 한번 방송에서 재방송했으면 좋겠다"고 공격적으로 나갔다. 이어 "우리 형법 252조 2항에는 자살교사죄라는 것이 있다. 즉 자기 형님의 비리를 들어 남상국 전 사장을 언급한 것은 한마디로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것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엄청난 권력을 행해서 자살할 의도가 없었던 피해자를 자살로 몰았다는 것은 자살교사죄의 요건이 충분히 성립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대변인의 응수도 만만치 않았다. "요즘 방송을 한나라당이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한나라당에 5공 당시 언론통제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방송사에 언론 지침도 있었다. 그런 당시의 주역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사고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나 판단이 고쳐지기 힘들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방송을 들은 양당의 당직자들은 "첫대결이라 그런지 서로 조심스럽게 피해가는 듯 느껴졌지만 앞으로 피할 수 없는 대격돌의 전운이 감돈다"고 입을 모았다.
'독설 격돌'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첫번째 조우는 부드러웠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과 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이 18일 오전 CBS 시사프로그램에 동시 출정했다. 엇비슷한 방송 경력과 만만치 않은 입심을 지닌 두 여성 대변인의 조우는 기획단계부터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가파른 탄핵정국과 맞물려 극과 극을 달리는 여야 스피커의 입장에서 불꽃 튀는 대접전이 예고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말을 섞는 토론이 아니라 릴레이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앵커는 "두 분이 아직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충돌하지 않고 비켜간 이유를 대신 설명했다. 앵커가 상대방에 대한 평가를 유도하자 전대변인은 "박대변인은 유능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고, 박대변인은 이를 받아 "쾌활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일부 청취자들은 "혹 감정싸움을 벌이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는데 부드럽게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 내정자(45)와 박영선 열린우리당 대변인(44)이 18일 CBS 라디오 뉴스프로그램에 출연, 첫 빅매치를 벌였다.
<전여옥>
―참여정부의 1년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고 그런 글들을 많이 써오시지 않았습니까? 이번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는 공개 찬성입장을 밝혀서 탄핵반대 네티즌들로부터 인터넷상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도 탄핵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신지?
▲그렇다. 변함이 없다. 사실 헌법 65조에 국무집행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탄핵소추를 결의하도록 돼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에서 말씀하시는 과연 그동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지지를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이게 탄핵소추 가결까지 갈 요건이 되느냐….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만 저는 그것을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 3월 11일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하신 기자회견을 다시 한번 방송에서 재방송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노대통령께서는 본인이 유죄를 다 인정하셨다. 선거의 독립성을 훼손한 문제, 경제 파탄 문제, 또 측근의 비리 문제를 인정하셨다. 그리고 이것은 제가 내정자이기 때문에 개인의 견해입니다만 추가해야할 문제가 있다. 우리 형법 252조 2항에는 자살 교사권이라는 것이 있다. 즉 남상국 전 사장을 형님의 비리를 들어 언급한 것은 한 마디로 공개적으로 모욕을 줬고, 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엄청난 권력을 행해서 자살할 의도가 없었던 피해자를 자살로 몰았다는 것은 여러나라에도 있지만 자살 교사죄의 요건이 충분히 성립된다.
―요즘 야당과 방송 특히 KBS와의 관계가 불편한 면이 있습니다. 해당 방송사 출신으로서 또 지금은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으셨는데, 대통령 탄핵에 대한 KBS의 논조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
▲저는 KBS하고만 불편하다고 얘기하고싶지는 않다. 그런데 제가 거기에 몸을 담았고 15년 있었던 직장이었으니까 애정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가슴이 아프다. 저는 KBS가 공영 방송이고 국민의 방송이면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양쪽의 목소리를 고루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반대가 99명이고 찬성이 1명이라고 하더라도 소수의 목소리를 내서 단 1%라도 그 목소리를 내보내야지 갈등이 수습되는 것 아닌가?
―박근혜 의원이 지금 대표경선에 나서지 않았습니까? 일간지 칼럼을 통해서 박근혜 카드는 판에 내놓아서는 안될 카드라고 얘기하신 적이 있는데요... 물론 입당 전에 하신 말씀이지만… 지금도 이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까?
▲제가 입당할 줄 알았다면… 상상도 못한 일이 생겨서 그렇습니다만… 제가 그렇게 얘기했던 본질적인 이유는… 박근혜 의원이 대선 전 여러 차례 인터뷰를 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라는 것에 가장 가까이 간 여성 아닌가? 국민들의 지지도도 높고… 그래서 저는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것은 대단한 정치적 유산이다. 어느나라의 경우에도 아버지가 대통령이었다는 것은…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통령으로서의 박정희 대통령의 공뿐 아니라 과 역시 넘어서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점에 대해서 언급을 해줘서 좀더 큰 여성정치인으로… 남녀를 넘어선 정치인으로 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었고, 또 한편으로는 쓴소리를 하고 비판을 하는 것이 국민의 입장이라고 본다. 저는 개인의 사정을 떠나서 당원이 됐고, 박근혜 의원께서도 저는 직접 말씀은 못 들었지만 연연해하지 않고 다 포용하겠다... 그래서 저 역시 그렇다. 지금 그런 것 가지고 얘기할 때가 아닐 정도로 아시다시피 한나라당이 어렵지 않습니까?
<박영선>
―탄핵 정국이후 열린 우리당의 지지율이 치솟고 있습니다. 물론 정치상황과 우리당의 전체적인 노력이 만든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만 대변인의 역할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합니다. 대변인으로서 지지율 상승에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사실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언론에서는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제 입장에서는 지금이 지지율 상승을 이야기해야 할 단계는 아니라는 그런 심경이 든다. 이번 사태가 정치권 모두가 죄인이지 않느냐. 특히 탄핵 가결 장면이 CNN을 통해서 전세계에 중계가 되지 않았나…. 그런 것을 생각하면 대단히 창피한 면도 있고, 그래서 더욱 더 반성하고 우리가 몸을 낮춰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업무처리에서 섬세하고 정제된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어서 기자들이 말씀하시는 그대로 적기가 편하다는 얘기도 있구요. 한편에서는 너무 이미지 정치가 강한 것 아니냐 이런 평들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처음 입당을 했을 때에는 제가 정직한 대변인이 되겠다고 얘길 했었다. 정직한 대변인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강한 생각이 있었는데, 여기 와서 보니까 정치부의 기사라는 것이 특별한 통계가 있거나 뚜렷한 자료가 있어서 쓰는 것이 아니고 정치권에서 떠돌아 다니는 말과 말 사이에 기사가 존재하는 것이더라. 그래서 제가 가능하면 좀 자세하게 브리핑을 하는 편이다. 그렇게 해야 제 말을 통해서 또 한번 왜곡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기자들 스스로 판단하게 하는 것이죠. 제가 어떤 사안에 대해 제 나름대로의 가치를 갖고 다시 한번 왜곡을 하게 되면 그것은 어떤 사안을 보는 또 다른 창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에게 전달될 때는 2중 3중의 왜곡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상세하게 브리핑을 하게 되니까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
―요즘 방송 태도에 대해 한나라당이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저는 그것은 한나라당에 5공 당시 언론 통제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방송사에 언론 지침도 있었다. 그런 당시의 주역들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사고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사고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이나 판단이 고쳐지기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비례대표로 국회로 들어갈 가능성에 대한 언질은 받으셨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않았다.
심정미 기자 정리〓남궁성우 기자
남궁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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