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판매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여징어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데, 직원이나 알바 구하기가 진짜 너무 힘듭니다.

그나마 요즘은 방학 시즌이라 학생들이 알바 면접보러 오는 빈도가 많아졌어요.

지난달, 그러니까 11월이죠. 하순에 알바생을 한명 뽑았어요.

면접볼때 인상도 괜찮고, 말투나 행동이 나이보다 좀 어른스러워 보여서 바로 채용을 했거든요.

첫출근날부터 4일 연속 일하고, 하루 쉬었죠.

그리고 4일 더 일하고, 그다음날 쉬면 안되겠냐고 사장님한테 물어봤대요.

그날 걔가 쉬어버리면 매장에 일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곤란하다고 사장님이 얘기 했다더라구요.

그런데, 그다음날 얘가 안나온 겁니다.

사장님이 휴무 안된다고 했다는데, 결국엔 쉬게 해준 건가 싶어서 연락도 안했어요.

오후에 외부에 계신 사장님이랑 통화하다가 알았죠. 사장님은 쉬라고 한적 없고 무단으로 결근했다는걸...

알바생한테 연락을 해보니 계속 통화중이고, 저한테 회신도 안하더라구요.

왜 안나왔냐고, 무슨 일 있냐고 카톡 보내놨더니, 한참있다 연락와서는

집에 안좋은일이 생겼답니다.

사장님한테는 아버지 회사가 부도 직전이라고 얘기했다네요.

예 뭐, 물론 진짜 안좋은일이 생겼을수도 있겠죠.

하지만 믿기가 힘든건 어쩔수 없어요. 사람 한두명 써본것도 아니고..

멀쩡한 부모님들은 왜 자꾸 편찮게 하는지

돌아가신 조부모님들을 왜 두번 돌아가시게 하는지..

몇년동안 저런 꼴을 하도 많이 봐서 그렇습니다.

(http://todayhumor.com/?menbung_20715 무개념 여직원 썰)


아무튼.. 그이후로 며칠간 알바생은 연락이 없었구요.

월급날 다돼가니까 사장님한테 연락을 했나봐요.

사장님은, 직접 와서 받아가라고 얘기 했다는군요.

며칠후 진짜로 그 알바생이 왔습니다.

제가 바로 돈 줄수는 없는 입장이어서, 사장님께 말씀드리고 계좌로 부쳐주겠다고 했구요.

원래 사장님이 월급 갖고 막 질질 끌고 그런 스타일 아니거든요.

이번에는 좀 많이 괘씸했나봐요. 그리고 요즘 바쁜 시즌이라 정신이 없어서 잊어버렸을수도 있고..

사실 제가 사장님이라도 괘씸해서 돈 주기 싫을것 같긴 해요.

그래도 일한게 있으니 돈은 줘야하는데.. 그냥 빨리 주고 치워버리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월급은 사장님이 주는거니, 제가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입장이구요.

알바생이 저한테 카톡이 와서 언제쯤 돈 들어오냐고 물어보더라구요.

저는 뭐.. 사장님한테 말씀드려 놨으니 곧 들어갈거다 이렇게 얘기해줬구요.


그러다가 어제, 사장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알바생의 아버지였어요.

알바생이 왔다 간지가 일주일 정도 됐는데 아직까지도 알바비가 안들어오니,

아버지한테 얘기좀 해달라고 부탁했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사장님이 말씀드렸지요.

일단 월급 때문에 심려를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

솔직히 좀 괘씸해서 그런 것도 있다.

아버지 회사가 부도 직전이라고 하면서 무단 결근을 했다 라구요..

제가 아버지 쪽 말씀을 육성으로 듣지는 못했지만,

아버지께서 어이없어 하셨다니.. 결국엔 사실이 아니었던 거겠죠.

아버지께서는.. "저희애가 철이 없어서..." 란 말씀을 남기시고

더이상 독촉도 제대로 못하시고 그냥 통화가 종료되었던 것 같아요.

사장님은 바로 월급 정산 해주셨구요..


멀쩡한 회사를 부도 직전이라니.. 철이 아무리 없어도 그렇지.

그냥 일하기 싫으면 못하겠다 하면 될걸 왜 저딴 핑계를 대는 걸까요.

지 딴에는 믿겠지 싶어서 얘기한 거겠지만서도.. 한심합니다.


제 자식이 저러고 다니면 비오는 날에 먼지가 나도록 패줄 것 같은데.

아버지께서 등짝 스매싱 좀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쓰고 보니 길기만 하고 사이다는 아닌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