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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23744
    작성자 : 사이비5467
    추천 : 1
    조회수 : 1091
    IP : 211.201.***.102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03/08/27 10:47:49
    http://todayhumor.com/?humordata_23744 모바일
    승철이의죽음
    승철이의 죽음

    "요즘 너 공부 잘 안 하더라. 나 나가 있는 동안 TV보지 말고 공부좀 하거라. 알았지?"
    "내 엄마."
    승철이는 결과가 뻔한 것짓말을 한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 느껴젔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늘 TV앞에 앉게 되는 것이다. 승철이는 TV를 바라보았다.
    으~ 저 지겨운 TV.
    엄마는 신장에서 빨간색 구두를 신으셨다. 전부터 밤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구두였다. 오늘 밤은 유난히 더 빨게 보였다.
    엄마는 지급 엄마 친구들의 모임에 가신다. 또 늦게 들어올 것이 뻔하다. 그래도....
    "엄마. 빨리 들어와요."
    "좀 늦을지도 몰라. 그리고 문 잠그고 있어. 형도 열쇠 가져 갔으니까 잘 떄도 잠궈라. ."
    좀 늦어? 엄마와 내가 생각하는 좀의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어쨌든 형은 오늘도 1시쯤에나 돌아오려나 보다. 독서실에서 돌아오는 길은 좀 무서울 거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는 하지만 새벽 1시가 좀 무섭겠냐? 형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놀래켜 주어야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쾅. 현관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32평 집에 이젠 나 혼자 남았다. 책에서 읽었던 공포 이야기가 나를 괴롭혔다. 15층에 올라가 저녁 노을을 감상해볼까 했으나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역시 공부 아니면 TV였다. 그래 오늘까지만.... 습관적으로 TV를 켰다. 리모콘을 손에 쥐고 쇼파에 누웠다. 또 지겨운 퀴즈쇼였다. 승철이는 쇼파에 누워 조금씩 잠에 빠져 들었다.
    승철이는 꿈을 꾸웠다. 멀리서 어떤 아이가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승철이는 아이쪽으로 다가갔다.
    아이가 말했다.
    "너는 잘 지내냐?"
    승철이는 조그만 아이가 반말을 하자 화가 났다.
    "이 자식이 죽고 싶어!"
    "아니, 그건 불가능해."
    아이는 눈 깜빡 안 했다. 주변이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바람이 불었다. 음산한 분위기였다.
    승철이는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꼬마야, 지금 기분 별로니까 나중에 보자."
    아이는 웃기 시작했다. 점점 크게 웃어대자 귀가 아팠다. 고막이 터질 것 같이 괴로워 귀를 잡고 뒹굴었다. 승철이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그만!"
    승철이는 잠에서 깨어났다. 열어 놓은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여름 바람답지 않게 싸늘했다. 그때처럼... 승철이의 생각은 작년 여름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곳은 산과 바다의 휴양도시였다. 여름이고 해서 바닷가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승철이는 지훈이와 바닷가를 걷고 있었다. 따스한 모래와 시원한 파도로 기분이 좋았다. 바닷가에 있는 오락실에 갈까 하다 지훈이를 돌아보았다. 지훈이는 기분이 좋지 않은 듯 했다.
    "왜 그래? 뭔 일 있냐?"
    지훈이는 고개를 돌리고 인상을 찌뿌렸다. 지훈이 눈에 약간의 상처가 있었다.
    "여기 오는 길에 깡패한테 걸렸어. 개새끼 돈 없어서 못 주겠다는데 왜 때려?"
    지훈이와 승철이는 가까운 국민학교로 갔다. 지훈이는 학교 유리창 몇게를 꺠 부셔야 기분이 나아질 거라 했다. 학교 뒤로 가서 돌을 하나 집어들었다. 돌을 던지려 하는데 어떤 꼬마가 그것으 보았다. 그 아이는 이 곳 아이는 아닌 것 같았다.
    "병신들아!"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가정교육이 잘못된 놈일 것이다. 지훈이는 그 애를 쫓아 갔다. 아이는 얼마 못가 골목길에서 잡혔다. 지훈이가 싸대기를 마구 때렸다. 애는 울먹울먹하며 개구리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 개새끼야, 왜 때려? 이 병신아."
    승철이는 지훈이를 말리려다 멈쳤다. 맞으면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요놈봐라. 넌 오늘 초상 날이다."
    지훈이는 아이를 끌고 학교 옆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승철이가 말렸으나 지훈이는 막무가네 였다. 지훈이는 주먹으로 아이를 떄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소리를 내었다. 갑자기 아이가 얼굴을 찌뿌리더니 축 늘어졌다. 승철이는 가까이 가서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죽었다!
    지훈이와 승철이는 벌벌 떨면서 산 깊은 곳에 아이를 묻었다. 그 후 경찰은 아이를 못 찾은 것 같았다. 승철이는 인천으로 이사를 갔다.
    승철이는 창문을 닫으려고 하다 문득 떠올랐다. 꿈에서 본 아이가 바로 그 아이였다.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시계는 11시 2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무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TV앞에 앉았다. xx토크쇼였다.
    사회자 [...그래서 언제쯤 결혼할 예정이십니까?]
    J [모르겠어요 (머뭇거린다. ) 되도록 빨리 했으면 하는데...}
    관중 [하하하...]
    사회자 [그럼 여기서 두분의 노래를 들어보겠습니다. 곡목은 무엇이죠?]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승철이는 어둠에 휩싸였다. 초를 찾으려고 더듬더듬 앞으로 나아갔다. 창문으로 보인 바깥도 새까맣다.
    갑자기 TV가 켜졌다. 그러나 거실은 여전히 어두웠고 바깥도 마찬가지였다. 왜 켜졌을까? 승철이는 조금 물러나 TV를 보았다.
    사회자 [아니! 이거 왠 일일까요. 아는 사람 손 좀 들어보세요.(방청석으로 걸어나가 손을 든 사 람에게 묻는다. ]
    방청객B [정전 아닐까요?]
    사회자 [아닌 것 같은데요.]
    방청객C [심심해서요.]
    관중 [하하하....]
    사회자 [하하. 아닙니다. 그럼 제가 PD 선생님께 물어볼까요? 안되죠. 제가 나가면 프로가 진행 될 수 없으니까요.(무대 위로 올라간다. )]
    뭐하는 거야? 승철이는 무서웠다. 아직도 거실엔 불이 안 들어온다. 승철이는 바람이 몸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
    J [그럼 아이가 장난 친 것이 아닐까요?]
    사회자 [그럴 듯 하군요.]
    J [전에 그 아이가 빠져나갔잖아요.]
    사회자 [빠져나가다니요?]
    J [그러니까 제 말은.....]
    사회자 [잠깐! 제가 다음에 할 말을 추리해 보도록 하죠. 아마 ... 그러니까.. 간수가 아이고 하고 하품을 하는 순간 아이는 빠져나가고 간수가 아이고 아이가 빠져나갔다고 소리쳤죠?]
    관중 [하하하..]
    J [무슨 말씀이세요? 그 아이는 ....]
    사회자 [입 닥쳐 쌍놈의 가시나야! (J의 목을 조른다.) 그건 내가 할 말이단 말이다! (J의 목이 떨어져 나가고 무대는 피로 얼룩진다.)]
    승철이는 비명을 질렀다.
    사회자 [조용히 해! 누군 한 명밖에 보지 않는 프로를 하고싶어서 하는 줄 알어? 다 너 하나 때 문이야!]
    관중 [하하하...]
    "나 ..... 나, 나 때문에?"
    승철이는 고통스러울 만큼 공포를 느꼈다.
    사회자 [그래. 재미있는 걸 보여주지.]
    두 사람이 단두대를 끌고 무대로 들어온다. 단두대에는 한 명이 묶여 있다.
    사회자 [이게 누군지 알겠냐?]
    "누구.. 누구냐고?"
    사회자 [그래 이 멍청아!]
    관중 [하하하...]
    "아...그는 ... 지훈이. 그래 지훈이야..."
    지훈 [승철아 나좀.. 살려 줘..]
    지훈이의 얼굴은 고통에 일그러져 있었다. 단두대의 구멍으로 그의 얼굴과 손이 보였다. 그의 손은 무의미하게 단두대를 긁어대고 있었다. 손톱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 위로 단두대의 날이 떨어졌다. 지훈이의 목은 나무토막처럼 떨어졌다.
    관중 [하하하..]
    "으악!"
    사회자 [방금 죽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
    지훈이의 머리를 집어든다. 지훈이의 목아래로는 피가 쏟아지고 있었다. 눈을 뜨고 사회자를 쳐다보았다.. 눈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사회자 [그 아이를 왜 죽였습니까?]
    지훈이는 입술을 떨며 피와 함께 말을 토해냈다.
    지훈 [그건..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게 아니라....]
    사회자는 갑자기 지훈이 머리를 땅에다 던져 버린다. 머리는 무대 밖으로 굴러 떨어졌다. 머리가 지나간 곳에는 선혈이 낭자하다. 사회자는 무대 밖으로 뛰어 나가 지훈이의 머리를 마구 밟는다. 머리가 깨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사회자 [너는 그 애를 죽인 것이 아니야! 그 애는 안 죽었어! 너희들이 생매장을 시킨 것이다!]
    관중 [하하하...]
    방청객B [생매장? 그럴 수도 있죠. 살았는지 죽었는지 어떻게 압니까?]
    사회자 [이렇게 알 수 있지.]
    사회자는 방청객B의 머리를 움켜잡고 뽑아버린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방청객D [애이, 옷 버렸네. 비싼 건데.]
    관중 [하하하..]
    사회자 [그 아이는 너를 곧 죽일 거야.]
    "뭐? 나를?"
    사회자 [너 뒤에 있어.]
    승철이는 뒤를 돌아보았다. 거실 구석에 무언가가 있었다. 그제야 승철이는 악취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썩어 가는 시체였다. 웅크린 자세의 시체는 승철이에게 달려들었다. TV화면에 피가 튀었다.
    관객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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