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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23739
    작성자 : 지나가다슬쩍
    추천 : 6
    조회수 : 681
    IP : 210.122.***.131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10/14 14:34:21
    http://todayhumor.com/?history_23739 모바일
    건국절과 관련된 짧은 글
    그냥 생각나는대로 주저리 주저리 적은 글입니다.

    건국절 논쟁이 잠깐 있었는데 여기서 웃기는 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공식적으로 임시정부를 대한민국의 법통이라고 인정한건 1987년 이란 거죠. 
    우리나라의 현행 헌법은 10호 헌법입니다.(1987년 제정) 여기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하죠.

    물론 이전의 1호 제헌헌법에서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되어 있긴 하지만, 당시만해도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는 표현은 일종의 정치적인 제스쳐였습니다. 왜냐하면 여운형을 비롯한 사회주의 계열에서는 임정의 법통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였고, 
    따라서 초기 헌법에서도 임시정부를 계승한다는 이야기는 불문에 붙이는 것이 관례였죠. 굳이 사회주의 계열 정치진영을 자극할 필요는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6.25를 거쳐 반공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물러나자 임정론이 다시 물망에 올라왔지만, 박정희등의 집권으로 인해서 임정의 기치를 잇던 정치인들은 무더기로 사라졌고, 이후 임정의 법통 계승 논란은 다시 가라앉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시당초 쿠데타로 일어난 박정희 정권은 임정을 인정할 가치도,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1987년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불문율에 가깝게 유지되던 임시정부 법통이 인정을 받게 된 것이지요. 그것도 멀~리 돌고 돌아서 말이지요. 

    즉, 임시정부의 법통을 정식으로 이어받았다고 우리나라가 정식으로 공언한 시점은 고작 3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에 건국절이란건 애시당초 있지도 않았고요.

    그동안 건국과 광복이 별 의미없이 같이 쓰인데는 이와같은 이유가 있습니다. 임정이 공식으로 인정을 못받고 있었던겁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건국절 논쟁은 1987년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었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건국절을 만든다면)
    분명 임시정부는 1919년에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정했거든요.(국제법상 국토, 국민, 행정부가 있어야 정부로 인정을 받긴 하지만)

    현재 건국절에 대한 논쟁의 큰 덩어리는 위의 내용까지 합쳐서 크게 3개로 나뉩니다.
    (고조선 계승론 같은 유머는 제외하고)

    1. 1919년 임정 수립
    2. 1945년 광복(이 경우는 건국절이 별도로 필요 없다는 입장)
    3. 정부수립연도 1948년

    우리가 논쟁해야 하는 것은 건국절이 위의 3자(실질적으로 1919년이냐, 1948년이냐)의 선택에서 어느것이 가장 논리에 합당하느냐일 것입니다. 

    1919년 임시정부의 경우는 실질적인 국가의 구성요소와 영향력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과, 1945년~48년 사이에 극심한 좌우 대립의 중심에 있었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1948년 정부수립일은 초대 대통령 및 각료들이 임정의 임원들이 대부분이였다는 점은 플러스에 속하지만, 반대로 이 사실이 임정을 계승했다는 의미와 일맥이기 때문에 반대의 근거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이너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임정에서 만들었던 헌법과 형태들을 거의 대부분 차용했다는 점 역시 마이너스지요.

    사실 건국 연도를 몇년으로 하냐는 이렇게 여러가지로 재미있는 분석이 생깁니다.

    그런데............................

    가장 골때리는 문제는 건국과 광복이 모두 같은날에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8. 15)
    자신을 프린스로 칭하던 이승만 대통령이야 광복=건국으로 명확하게 잇고 싶었을 테지만요. 즉, 건국절이 중요시되면 당연히 광복절이 죽어버립니다.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여기서 비롯되는 거지요. 연도가 아니라 날자가 문제인겁니다.

    개인적으로 광복의 가치>>>건국의 가치 이기 때문에 건국절이 무시되는게 맞습니다. 
    굳이 건국절을 기념일로 격상하고 싶다면 당연히 다른 날을 알아봐야죠. 
    예를 들어 미군정을 벗어나 총선을 실시한 5월 10일도 있고, 국가승인을 받은 12월도 있습니다.
    누군가 건국절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전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난 광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창설할 기회를 얻은 날이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 할겁니다. 애시당초 임정의 계보를 명확하게 이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48년에 완전한 국가 수립을 이룬것도 아닌 어정쩡한 건국이 왜 광복보다 앞에 서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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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0/14 14:41:44  218.234.***.159  해적의시대  284819
    [2] 2015/10/14 14:49:04  121.164.***.209  [⊙_⊙]#001  645924
    [3] 2015/10/14 14:53:55  1.221.***.5  2루미  460321
    [4] 2015/10/14 15:29:06  175.211.***.100  댓글매니아  664758
    [5] 2015/10/14 15:54:27  210.182.***.2  칼세이건  419934
    [6] 2015/10/14 21:09:05  211.213.***.84  wordmate  645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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