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자고 일어나서 폰으로 끄적끄적 했던터라 되게 내용이 부실하다 여겼는데..ㅎㅎ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댓글중에 클라이언트 상대하는 방법과 작업량을 산정하는 방식에 대해 말씀이 있으셔서 내친김에 2편을 써봅니다.
아까보다 길지도 몰라요^^;
작업량과 클라이언트 상대는 다 연관된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작업량이 많아지는 가장 큰 이유가 '과도한 수정 요청'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예요.
제가 회사를 가본 결과..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포인트를 가지지 않은 사장님이 대부분입니다.
이부분을 처음부터 상의하시면 좋아요. 실제로도 자기네들도 이것때문에 수금이 늦고 해서 골치 아파하거든요.
수정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두가지입니다.
1. 애초에 수정 가능한 횟수에 대해서 정해진 바가 없이 작업에 착수.
2. 클라이언트가 뭘 원하고 어떤 성향인지 디자이너가 잘 모름.
1번같은 경우에 사장님과 말씀을 나누셔야해요.
수금때문에 허덕이던 회사에서 사장님께 제가 말했던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작업이 빨리 끝나야..돈을 다 받을텐데..그쵸 사장님..ㅠ
(사장님 수긍)
이거 빨리 마쳐서 다른일 받아서 후딱 해치우고 이런식으로 빨리 진행되면 좋겠어요..
근데 사람들이 자꾸 고쳐달라고 한다고 해서 다 해주면 안됩니다.
우리 미용실 가서 머리하고 세번 네번 다시 해달라고 안하잖아요..?
처음에 착수때 고객 미팅하면서 이부분을 미리 확실히 못박아 주세요.
그래야 1차 시안때 메일 보내드리면 좀 신경써서 보시고..수정을 덜하게 되더라구요."
이에 따라 나오는 대답에 따라 약간씩 틀리긴 하지만 결국은 사장님이 이부분은 책임지고 처리해주실겁니다.
아니..수금 빨리 하게 해준다는데...누가 싫겠어요?ㅎㅎ
그리고 기존 거래처들에게도 새로 인사를 하는 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 새로온 디자이너 ooo입니다.^^어쩌구 저쩌구 (결국 내용은, 너네도 빨리 결과물 받고 싶으면 내게 협조해다오 이겁니다.)"
사람의 이미지란게 참 중요하더라구요...
아..이 디자이너는 좀 매몰차기는 한데 빨리해줘서 좋다. 하는 인식을 심어주면 수정이 한두번밖에 안들어옵니당.
그리고 2번은 디자이너의 화술이 좀 필요한거 같습니다.
왜냐하면..사람들이 의뢰를 하면서 자기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냥 예쁘게 해달라고 하거나 이랫다가 저랫다가 정신없이 휘청이십니다.-_-;;
그래서 주로 첫 만남에 저는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결과물이 잘 나오려면 저하고 소통을 많이 하셔야해요~ 그냥 알아서 대충 해주세요, 하시면 무조건 마음에 안드실거예요.ㅎㅎ저는 점쟁이가 아닙니다."
그뒤로 고객이 옷입는 스타일부터 평소 대중매체나 기존 디자인들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들을 질문하면 대략 취향이 나옵니다.
사실 내가 볼때 이거 완전 아닌데, 싶어도 해줘야 하는게 디자이너입니다.-_-;
클라이언트(=돈 주는 사람)이 좋다는 걸 최대한 캐치해서 한방에 쳐줘야 빨라요.
그래서 업무량 산정은 결과적으로 회사가 내게 급여를 주고도 남을 만큼으로 일단 기준잡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제 기준이지 사장님은 늘 쪼들린다고 하시죠. 더 벌어도 내게 더 주시지 않는다는 점.ㅋㅋㅋ
그래서 전임자에게 인수인계 받을때 그동안 작업 완료 속도를 대충 알아둡니다.
그것보다 10~30%정도 빠르게 해내면 충분히 나 잘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속도도..수정 횟수만 줄이면 누구나 가능해요.
현장 떠난지 좀 되서 전달이 잘 된건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기죽지 마세요.
회사가 내 부모님인가요?
나는 정당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댓가를 받는 사람이지..볼모같은게 아닙니다.
사장님은 여러분이 쓰는 그래픽 테크닉 잘 못 씁니다.(쓸줄 안다고 우겨도 현장은 역시 디자이너가 갑이죠.)
여러분이 유능해서 그자리에 있음을 기억하세요.
그리고, 다 떠나서 아무말도 안통한다면 저는 이럽니다.
"사장님..사장님 딸이 그래픽 디자이너한테 시집간다 그럼...환영하실거예요..?"
다들 대답 못하고 웃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