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의 2군 야구장이 함평에 있다고 합니다.
가보지는 못했는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야구장 주변에 풀만 있고 흔한 슈퍼 하나 없다고 하던데...
몇 주 전부터 기아팬들에게서 '함평 매직' 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 시발점은 수비의 달인, 한남자 김종국!
실상 팬들은 그에게 시원한 타격을 원하지 않습니다. WBC 제1회 대회때도 0.250도 못 치는 타격
이었지만 순전 '수비 하나' 로 국대로 뽑히기도 했으니깐요. 어찌 됐든 수비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을 했는데..올해 신인 안치홍이 2루수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시원찮은 타격을 가지고 아웃되더라도 웃는 그의 모습이 싫었던 조갈량(일명 조뱀)은 김
종국을 2군으로 내려 보냈고 한달이 넘게 김종국은 함평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함평에 갔다온 한남자 김종국은 아주 '딴남자'가 되었습니다.
복귀 첫 경기에서 홈런을 때리고 지난 주말 삼성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오승환을 털어버리는 끝
내기 안타를 쳤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데 규정타석을
못 채웠지만 타율이 3할이 넘습니다. 또한 우수한 작전수행능력과 아웃되더라도 타석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이종범과 함께 기아의 연결 야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
가벼운 부상도 있었지만 장성호도 조갈량의 눈밖에 났기때문에 역시 2군이 있는 함평으로 내려가
게 되었습니다. 물론, '장스나이퍼' 라는 별명에 안 맞게 올해 정말 삽질을 많이했고 타율은 채
0.250도 되지 않았습니다.
시즌 초반 그가 때린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결정적인 실수를 하며 팬들로부
터 처음으로 욕을 먹기 시작합니다. 물론,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근성없는 플레이에 많은 팬들이
실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갈량은 결단을 내렸고 기아의 대표적 타자인 장성호를 함평으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함평에서 돌아온 장성호.
복귀 첫 경기에서는 경기감각이 올라오지 않아 3개의 삼진을 당했지만 두번째 경기부터 무려 8개
의 안타를 몰아쳤습니다. 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8타석 연속 안타였다는 것이죠. 예전과 다르게
공에 따라가는 배팅이 아닌, 중심축이 뒤에 확실히 잡혀있고 마지막까지 공을 눈으로 보고 정확한
타격을 하더군요.
아깝게 9타석 연속 안타 기록에는 실패를 했지만 진정 '장스나이퍼'로 돌아 온 모습입니다.
...
그리고 프로야구 최단신 유격수 꼬꼬마 김선빈.
내야에 자리가 없어서 선발 출전을 하지 못하고 항상 대주자로 출전을 하다가 결국에는 그 역시
함평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발이 빨라서 좋은 주루플레이를 구사하지만 아직까지는 수비는 불안
하고 좋은 타격을 가진 선수는 아닙니다.(물론, 언젠가는 기아 주전자리를 꿰찰 것 같지만...)
최근 이현곤의 삽질이 이어지면서 조갈량은 단호하게 이현곤을 함평으로 보내버리고 함평에서 기
회를 엿보던 김선빈을 1군으로 승격을 시킵니다.
그리고 1군 복귀 첫날인 오늘 한화전.
165cm 단신으로 믿을 수 없는 타격을 보여줍니다. 무려 한 경기 4안타~!! 오늘같은 타격을 본다
면 정말 김선빈의 미래가 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만큼 경이적이었습니다.
...
투수로서는 한기주.
그는 시즌을 준비함에 있어서 훈련량이 부족했습니다.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불같은 광속구를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시즌 초반 많은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기아
가 선두권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한기주를 보며 '구질이 단조로우니 맞는다'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으나 실상 그 문제때문은
아닙니다. 작년까지만 보더라도 '직구, 슬라이더' 이 2개만 가지고도 우리나라 정상급 마무리로
서 활약을 했습니다. 기록은 거짓말을 하지 않거든요.
공이 가볍다, 종속이 좋지 않다라는 말을 하지만 그의 최대 무기는 150대 중반에 이르는 직구입
니다. 실제로 작년에 마무리로 던지면서 직구만 던져도 타자들이 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털렸던 이유는 세 가지인데
첫째, 직구 구속이 145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고
둘째, 변화구(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가 제구가 안되었고
셋째, 심리적인면으로 자신의 공에 믿음이 없었다는 것
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기주는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 믿음을 못 가지게
되었는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의 변화구 위주로 공을 던졌는데 그것 마저 제구가 안되어
서 스스로 무너져버렸던 것이죠.
그런데 2군 함평에 다녀온 한기주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작년포스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일단 직구가 150 위로 올라갔고 어느정도 심
리적인 면도 안정이 된 상태입니다. 아마 날이 더워지고 구속이 올라가면 충분히 자신감 있는 피
칭으로 기아의 불펜을 맡아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
마지막으로 나지완-_-
별명이 나로또인데..거포로서의 본능은 있으나 10번 타석에 들어서면 9번 정도 팬들을 실망시키
는 타격을 하지만 1번씩 로또같은 홈런을 터뜨리기에 그런 별명이 붙었는데..오늘 한화전에서 쓰
리런 홈런 2개를 쳐내며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 역시 최근에 팬들 입에서 '나지완을 함평에 보내라' 라는 말이 나오고 있었는
데..아마 조갈량도 나지완을 함평에 보내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단지, 현재 기아가 외야 자원이
넉넉치 않아서 보낼 수가 없었는데..;;
팬들 입에서 '함평 보내라' 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자신의 존재를 확인 시켜주는 홈런을
2개나 쳐버리네요.
...
대체 기아 선수들은 함평에서 무엇을 본 건갈까요?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