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margin:10px;font-family:'Malgun Gothic', Gulim, sans-serif;font-size:medium;line-height:normal;"> <div class="content" style="text-align:justify;color:#333333;line-height:24px;">문제의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진다면 누가 집필할까. <br><br>연일 색깔공세로 물의를 빚고 있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2일 국감에서 "고 이사장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한다던지...굉장히 많다. 대한민국 국사학자의 90% 이상이나 된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7일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역사학자들의 90%가 좌파"라며 고 이사장과 동일한 주장을 폈다.<br><br>요컨대 좌파가 아닌 '나머지 역사학자 10%'가 국정교과서를 집필해야 한다는 얘기인 셈이다.<br><br>지난달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전·현직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8명 중 국정화를 지지한 이는 한 명도 없고 5명은 반대했다. 대다수 보수학자들도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얘기다. 17개 시도교육감 대다수도 국정화에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보수교육감들도 포함돼 있다. 그러기에 고 이사장, 김 대표 등이 "역사학자의 90%가 좌파"라고 주장하는지도 모른다.<br><br>그렇다면 남는 '10% 역사학자'는 뉴라이트일 수밖에 없다. 국정화의 목적이 궁극적으로는 친일독재를 미화하려 한다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br><br>더욱이 국정화 방침을 확정하더라도 짧게는 내년 3월까지 교과서 집필을 끝내야 한다. 최장 연장하더라도 연구학교 시범 적용을 거치려면 내년 2학기 시작 전에 교과서를 내야 한다. 불과 몇달 사이에 새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친일독재 미화 논란외에 온갖 부실 논란을 낳았던 교학사 교과서의 재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br><br>이번 사태의 뿌리는 박 대통령의 '역사관'이다. <br><br>박 대통령의 역사관은 2012년 대선때도 큰 논란이 됐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2012년 9월11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대법원에서 '사법살인'으로 확정판결된 인혁당 사건에 대해 "최근에도 여러 증언들을 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을 부정, 지지율이 폭락하는 등 벼랑끝 위기를 자초했었다.<br><br>고공행진을 하던 박 후보 지지율은 폭락해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추월을 허용했고, 이에 대선캠프와 새누리당은 박 후보에게 즉각적 사과를 촉구했으나 박 후보는 "대통령이 안되면 안됐지 불효를 할 수는 없다"고 2주 가까이 버텼다. 그러다가 9월24일에야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며 대국민사과를 했다. 당시 대선캠프 좌장이었던 김종인 박사가 전날 박 후보를 만나 "진짜 불효가 뭔지 아냐"며 호되게 대국민사과를 촉구한 결과다. 하지만 당시 대국민사과를 하던 박 후보의 손은 부들부들 떨었고 울컥하기까지 했다.<br><br>박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새마을운동 세계화' 등 부쩍 선친의 업적을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 결정판이 '한국교과서 국정화'인 셈이다. 반드시 재임기간중 국정교과서를 선친의 영전에 헌정하고자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br><br>새누리당 일각에서는 국정화 논란이 좌우 이념 구도를 복원시켜 내년 총선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얘기를 하기도 한다. 박근혜 정권 출범후 경제가 연일 죽을 쒀 '심판론'이 폭발할지도 모르니, 이념 대결 구도로 몰아가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br><br>노림수가 무엇이든 간에 박 대통령이 '국정화'를 강행하기로 하면서 다시 한국사회는 이념 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휘말리게 됐다.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예외없이 급속히 약화되고 국가-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경제와 민생이 바닥없는 늪으로 가라앉고 있음에도 통합이 아닌 분열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선친의 "새마을정신"으로 작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호언하나, 앞길은 암담할 뿐이다.</div> <div><br></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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