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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유에 가입한 그때부터 역게 눈팅하면서 종종 글도 올리던 사람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역게 공지 사태를 보며 오유의 다른 어느 게시판보다 좋아했던 역게가 큰 혼란에 빠진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그때문에 공지를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며 역게의 기둥들이 하나 둘씩 떠나는 모습이 씁쓸하구요.
(아무튼 결론은 역게야 아프지마 ㅠㅠ)
저 또한 학교 교양수업을 통해 식근론에 대한 논란을 익히 알고 있었고 심심할 때 한번쯤 생각을 해봤던 주제입니다.
사실 역게의 상황을 보면서 타협적인 입장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제 생각에 식민지 '근대화'론보다는 식민지 '서구화'론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학교 역사 교양수업에서 '근대'라는 단어가 태생부터 포함하는 한계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고대 노예제-중세 봉건제-근대 자본주의로 이어지는 마르크스적 시대구분이 (특히 아시아에서는) 보편 타당한 기준이 될 수 없었다는 거죠.
(그걸 억지로 끼워맞추다보니 국사교과서에 고려시대를 중세라 표현하고 조선을 '근세'라는 이상한 용어로 포장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생겨난겁니다.)
수업을 가르치셨던 교수님께서는 애초에 국사교과서에 있었던 '자본주의 맹아론'과 식민지 근대화론 논쟁이 한국 역사의 특수성을 마르크스적 시대구분이라는 보편성에 무리하게 우겨넣다보니 생겨난 오류라고 결론내리셨습니다.
그 시절 수업의 내용과 역게 논쟁을 바라보며 식민지 근대화에 대해 제가 정리해보았을때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일단 식민지 시대에 한국 사회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어디까지나 '팩트'입니다.(일베 bug들이 주장하는 팩트가 아님)
그러나 그 '변화'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부정적인 역할을 했는지는 연구자들과 사회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식민지 시대의 이 '변화'를 발전적이고 '근대화'라는 표현 뿐만 아니라 '서구화'라고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이 더 좋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로 식민지 시절의 일본은 '탈아입구'라는 말처럼 문화와 생활양식에서 서구화가 이미 진행된 사회였습니다.
그래서 식민지 조선을 '일본화' 시키기 보다 그들이 받아들인 서구의 생활양식을 전파해 '서구화'시켰다고 봅니다.
그들이 식민지 조선에 도입한 행정체제, 교육기관, 병원 ,교통시설 등등의 것들은 '일본적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서양적인' 것이었으니까요.
두번째는 식민지 시절의 변화를 논란이 있는 '경제적 발전'의 측면보다 '사회문화적 변화'에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식민지 시절 서구화는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을 거쳐 전해내려온 우리의 전통문화를 단절시켰습니다.
물론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애국지사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한글이나 판소리 등 몇몇 굵직한 문화를 제외하고 향촌사회를 기반으로 한 수많은 전통문화가 사라져버렸다는 건 사실입니다.
저는 식민지 시절 경제적 발전문제보다는 전통문화 파괴와 단절에 따른 식민지 시대의 사회문화의 변화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민지 시대를 표현하는데 무리가 없거나 어쩌면 '근대화'라는 단어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식민지 시절의 사회문화적 변화, 즉 '서구화'를 거치며 우리의 수많은 전통문화가 단절되었으며,
이것을 표현하려면 발전적이고 긍정적 의미가 내포된 '근대화'라는 단어보다,
'동양적 전통문화'와 대비되며 긍정적 의미가 많이 제거된 '서구화'라는 단어로 식민지 시대를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고,
근대화라는 단어 보다 학문적-사회적으로도 논란을 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갑자기 떠오른 발상도 있고 해서 글이 좀 두서없긴 합니다. 제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팩트도 있을 수 있구요.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발상이자 의견제시입니다. 혹시 모자란 점 있다면 많은 비판과 고견 환영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