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보고 오해하시는 분 있을 것 같아서 먼저 쓰는데
근친 그런 거 아니고요. 노말한 남매입니다.
저한테는 위로 오빠가 하나 있는데요.
오빠랑 평소에 사이가 좋아요.
오빠가 디씨도 하고 그래서 유머러스한 편이고
서로 잘 통하거든요. 굳이 말 안 해도 유머 코드도 맞아서
서로 드립도 잘 받아주고.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우애가 좋음.
근데 우리 가족은 지금 서울에 살고 있는데
오빠가 대학을 지방으로 가게 됐어요.
대학 잘 갔으니까 집안 분위기도 나름 좋았는데.
오빠가 다음날 내려가려고 짐 싸던 날 밤에
방에서 일기를 쓰는데
왠지 뭔가 슬픈거에요.
그래서 막 오빠에 대한 일기 쓰면서 엉엉 욺.
지금까지 십수년을 같이 살았는데
떨어져 산다고 생각하니까 많이 서운하더라고요.
영영 못 볼 것은 아니지만..
오빠가 대학 들어가고 이제 쭉 거기서 지내야 하는데
그 사이에 저도 대학생이 되면 또 서로 떨어져 지내고
그러다가 서로 점점 크고 그러면 오빠도 적령기 돼서 결혼하고
결혼하면 또 분가하고 나도 어디론가 시집가고 그러면
일년에 몇 번이나 보겠어요 ㅠㅠ 그런 생각하니까 너무 우울해서..
그렇게 오빠가 대학 입학하고 지금 1년?2년? 정도 됐는데요.
서울이랑은 좀 멀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오는 편이에요.
한 번 오면 2-3일 정도 있다 가고요.
그마저도 시험기간이랑 겹치면 아예 못 오는 달도 있고 그래요.
근데 이게 이상한 게 오빠가 아예 안 오는 시기는
아무렇지 않다기보다는 그냥 괜찮아요.
근데 오빠가 집에 오면 솔직히 기분 좋은데요.
이런 거 내색하는 성격 아니고 오빠도 막 드라마나 영화 속 오빠처럼 다정한
음 그러니까 겉으로도 다정한 그런 편은 아니라서 둘 다 감정 표현을 안 해서
오빠가 와서 좋구나 이런 거 표현 전혀 안 하거든요.
오빠도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 이런 거 절대 내색 안 하고.
그래서 그냥 속으로만 좋아하고요.
근데 저도 고등학생이니까 공부할 시간도 있고
잠도 적당히 자야 하는데
오빠도 간만에 서울 온 거니까 집에만 있을 순 없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집에서 만나는 시간이 의외로 또 없어요.
그러면 좀 그 시간이 아까운거에요.
그래서 오빠랑 갖는 시간을 좀 늘리려고
일부러 공부하러 방에 안 들어가고
거실에 나와서 같이 TV보고
밤 열두시 쯤 되면 들어가서 자야하는데
오빠랑 TV 계속 보고 싶어서 안 자다가
결국 한 두시 쯤에야 자러 들어가고..
그러다가 오빠가 며칠 지나서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면요.
마음이 너무 허전해요.
서운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제가 친구가 없는 편은 아니에요.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나와줄 친구 물론 있습니다.
브라더 콤플렉스도 아닌 듯..
그런 건 좀 더 병적인 거잖아요.
그래서 정상 범위 안에 든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게 고민이냐면..
오빠가 잠깐 집에 왔다가 다시 내려가고 나서 밀려드는 허무함을 참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에요.
막 공부 집중도 안 되고 그냥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요.
문자? 전화? 그런 건 서로 잘 하지도 않고
또 실제로 보는 게 아니니까 별로 효과도 없어요.
그냥 너무 허전해요..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집중 완전 안 되고.
사실은 오빠가 오늘 내려갔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막 싱숭생숭해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일은 계속 있잖아요.
그 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쓴 글 다시 보니까 제가 꼭 미친 것 같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고민입니다.
오빠 자랑글도 쓰고 싶은데 그것까지 쓰면 나중에 이불 팡팡 찰 것 같아서 그만 쓸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ㅠㅠ.. 진짜 고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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