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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집에 아무도 없어서 음슴체 쓰겠음.
예전에도 오유에 출신 부대(계룡대 시설단)를 적어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필자는 공병부대 나왔음. 근데 공병인데도 여군이 있었음.
이름까지 다 생각나는데 성만 써서 "쏭중위" 라 칭하겠는데, 솔직히 말해 좀 독특한 캐릭터였음;;;
본인 자대 생활 내내 같이 자대에 있었는데, 몇몇 에피쏘오드가 있음.
부대가 '단'급이지만 인원이 간부, 군무원 다 합쳐봐야 채 300이 안되는 부대였기에 자주 마주쳤음.
1. 고향이 바닷가 쪽이어서 그런지 물을 엄청 좋아했음. 평소엔 축구 안하는데 비오는 날이면 비맞으면서 연병장서 축구함;;;
좀 미친년 같았음;;;
2. 정작계로 발령나기 전까지 영선대 소대장이었는데, 병사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했음.
특히 한번은 시멘트 포대 날라 주러 창고에 페이로더 끌고가서 한... 10포대 실었나? 그거 싣고 작업하는 곳으로 갔는데
쏭중위가 근무복(전투복 말고)입고 병사들과 있었음.
그냥 애들 일 시키러 왔나 했는데, 병사들과 함께 시멘트 포대를 옮기고 있었음.
근데 대단한 건, 하체가 조금 튼실했지만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여자들과 비슷한 체구인데 혼자서 한포대씩 나름;;;
40키로 짜리라 병사들도 2인 1조로 나르는데 혼자서 어께에 메고 두어번 나름;;;
그외 주말에도 작업 있으면 싸제 체육복 입고 와서 같이 병사들과 작업함. 근데 병사들은 좀 별로라는 눈치였다는게 함정. ㅋ;;;
3. 훈련때 위장을 하는데, 병사들도 대충하는데 겁내 FM으로 3색 제대로 칠함.
(참고로 우린 대부분 그냥 먹지로 새카맣게만 했음. 제발 훈련 받고 싶다 할정도로 작업만 하는 부대임.)
그러던 중 단장님이 쏭중위를 발견하곤 하시는 말씀.
"야 쏭중위. 넌 어떻게 화장보다 위장이 더 잘 어울리냐? ㅋㅋㅋ"
쏭중위 단장님 지나가시자 마자 투덜댐. ㅋㅋㅋ 근데 부대원 대부분 평소에도 화장을 한건지, 안한건지 관심도 없었음.
4. 여군이라서라기 보다는 장교이다 보니 자기 윗쪽 간부들에게는 겁내 싸바싸바를 잘 했음.
상병 달고 당직병 서고 있는데, 같이 당직을 선 당직사령이 지원과장이었음. 근데 쏭중위가 인사계로 발령 받은지 얼마 안된 상황.
당직 서는데 밤 12시쯤, 상황실 문이 열리더니 쏭중위가 빼꼼히 고개를 들이미는 것임.
지원과장님 당직 선다고 컵라면과, 튀김을 잔뜩 사옴.
지원과장님 주무시는 사이 튀김 내가 혼자 다 먹어치움.
5. 상말인가, 물병장때 담배 피고 들어가다가 고참이랑 쏭중위랑 노가리 까는 걸 봄. 근데 우연히 부대 출입증 봤는데 딴사람인 거임
임관때 사진이라는데, 그 사진에는 겁내 귀여운 녀성이 화사하게 웃고 있음. 근데 눈 앞에는 웬 아줌마가;;;
남자든, 여자든 군생활 하면 다 폭삭 늙는 거라는 걸 절실하게 깨닳았음.
6. 상병때부터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를 했는데,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다 알다시피 이태란이 여군 대위로 나왔음.
근데 이태란이 부대 말년 병장과 썸타가가 잘생긴 연하와 결혼하지 않음?
그걸 본 이후로 부대내 병장들에게 다 찝쩍거림;;; 근데 문제는 쏭중위는 안 예뻐서 부대에서 유일한 여군임에도 인기가 정말 없었음;;;
오죽하면 부대서 쏭중위 좋아한다고 하면 미친놈 취급 받을만큼이었음;;;
7. 병장때 행정반서 당직하사 근무중이었는데, 말년 휴가때 수능 본다고 나름 열공중이었음.
안하던 공부를 하려니 머리아파서 담배 태우러 갈라는 찰라, 문이 열리며 쏭중위가 쳐들어옴. 그날 당직 사령이었음.
경례하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왔다고 함. 그리고는 2시간동안 행정반서 아무것도 안하고 TV보고감;;;
과자 사 놓은거 줘도 됐다고 하고, 커피 뽑아줘도 됐다고 하고, 난 공부해야 하는데 옆에서 TV보고,
당직 사령 있어서 자리 뜨면 안되니 당배도 못펴, 화장실도 못가~ 2시간 동안 아주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도대체 상황실 TV놔두고 우리 행정반까지 와서 왜 2시간씩이나 TV를 보고 가는 건지 이해 할 수 없었음.
나중에는 이사람이 나 덥치러 온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까지 느꼈음;;;
8.계룡대라는 특성상 여군이 꽤 많은 편이었는데, 쏭중위보다 안예쁜 여군을 찾기 힘들었음...
오죽하면 해,공군은 얼굴보고 여군 뽑고 육군은 막뽑는다는 소리까지 나옴.
그러던 어느날 헌병대쪽에서 계룡대 육군을 대상으로 집체교육을 했는데, 헌병 중위가 여군이었는데, 겁내 이쁨...
근데 쏭중위랑 동기라고 함.
그냥 공병이라 슬펐음. ㅋ;;;
본인 말년때 쏭중이가 대위(진) 달고 공병학교로 교육 받으러 갔고, 오유에 올라오는 개념 상실한 여군들과 달리 나름 열심히 했고
여자 이전에 그냥 자신은 군인이었던 사람이라 특별히 악감정도 없었음.
소문날 칠공주 때문에 병장들한테 다 들이대긴 했지만, 병사들하고 친해지려 노력도 하고 했었던 걸로 기억함.
하지만 같이 정작계서 일하던 내 동기는 치를 떨었음. ㅋ;;;
원하던 대로 소령달고 지금도 군생활 하는지, 아니면 전역하고 다른일 하는지, 시집은 갔는지 궁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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