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행동’이 민주주의를 강화한다
시위문화 : 시위대의 안전을 위한 나라의 보호
보통 우리는 프랑스에 대해 생각한다면, 예술과 문학, 패션의 나라 등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프랑스를 나타내는 것 중에 하나가 파업과 시위이다.
“정확한 단어로 얘기하고 / 모든 음절을 발음하고 / 하루 종일 식탁에서 지내고 / 이해도 안되는 메뉴가 있고 / 포도주를 물처럼 마셔대고 / 15분마다 거리 구서구석에서 시위를 하고 / 미친 듯이 달리는 택시운전사들 / 아주 작은 찻잔, 거대한 재떨이”
프랑스 문화에 대한 책 중에 하나인 「유럽의 나르시스트, 프랑스」에서는 위의 샹송 ‘저주스런 프랑스인’(캐나다 퀘벡 출신의 가수 린다 르메)을 인용해 프랑스에서 파업과 시위가 끊이지 않음을 이야기 한다. 보통 파리에서는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말 오후에 시위가 많이 열리는데, 보통 이를 평균적으로 계산해보면 매일 3건씩 시위가 벌어진다고 한다. 1년에 1000여건 정도가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서는 한 가지 예로 2005년 초의 시위에 대한 것을 말하고 있다. 파리가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여서 3월에 올림픽 개최 심사위원들이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기간 중에도 시위가 예정 되어 있었기 때문에 파리시청에서 꽤 골머리를 앓았다고 안다. 어떤 노조는 시위를 취소했는가 하면, 어떤 노조는 되물릴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파리시장 들라노에는 “모든 노조들이 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고 있으나, 2012년 까지 민주주의를 멈출 수는 없다”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시위는 사회운동이지 올림픽 유치 반대운동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준비위원들 사이에서도 “오히려 국가 이미지 광고도 되어 이중적인 효과를 보게 되니 잘됐다”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이선주(2005). 유럽의 나르시스트 프랑스. 서울: 민연 p. 214-215)
이런 시위는 임금, 연금, 세금, 실업, 고용 문제부터, 인권, 반전, 평화 시위까지 여러가지 주제를 가지며, (심지어는 새해를 반대한다는 시위도 있었다.) 이런 시위에 프랑스 국민들은 남녀노소 구별 없이 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모습에 ‘시위가 생활화’ 되었다고 표현한다. 이러한 시위는 다양한 시위문화를 낳아 프랑스 다운느낌의 가장 무도회 같이 특이한 복장으로 참가해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시위가 있기도 하고, 앞선 시위에 뒤따라라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시위가 이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프랑스는 프랑스인들에게”를 외치며 극우파 시위대가 지나가면 곹 이어 “인종 차별주의자들은 물러가라”라며 인권단체들이 뒤를 잇기도 한다. 또한 공무원들의 시위도 많은데, 심지어는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경찰들도 자신들의 근무 조건에 대한 열악성을 내걸고 시위를 하기도 한다. (한가지 궁금한 것은 경찰시위의 통제는 누가 할 것인가하는 점이다.)
또한 시위를 통제하는 것에 있어서도 그 방법이 조직화 되어있다. 시위진압전문경찰인 공화국안전수비대(CRS)가 있는데 이들의 의무는 시위대를 시위에서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즉 시위 중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방지하고,
예정된 대로 시위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도로를 통제 해주는 등 시위대를 즉, 시민을 보호한다는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물론 이러한 시위문화가 자리잡게 된 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경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최대한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하면서도 위법행위가 자행 되었을 시 엄중히 처벌을 하는 당국의 노력도 있었을 것이다. 프랑스의 경우 총기류, 화염병 등 살상가능성을 가지는 무기를 시위에 휴대하는 것은 불법이다.
법에서도 집회권이라는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평화적으로 시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http://cafe.naver.com/demotole -출처:알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