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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35019
    작성자 : 빵한조각Ω
    추천 : 49
    조회수 : 1653
    IP : 121.155.***.225
    댓글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9/06/02 22:16:04
    원글작성시간 : 2009/06/02 13:13:39
    http://todayhumor.com/?humorbest_235019 모바일
    고 노 전대통령의 연애담 (회고록)

    아래는 결혼정보업체 ‘선우’ 이웅진 대표가 공개한 것을 기사화 한 것으로,
    이하는 노전대통령의 이메일 내용입니다

    ---------------------------------------------------------------------------------------------

    “결혼은 둘이 함께 기와집을 지어가는 과정입니다” 

    ◇‘알면서도 딴청부리는 그녀. 딱 제 타입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경남 진영의 한 마을에서 같이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마음에 두었던 그녀를 제대 후 고시공부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빌려주고 받는 평범한 사이였다가 나중에는 읽은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눌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한 내 마음을 알고 있었지만, 시침을 뚝 떼고 딴청을 부리다가 근 1년이 다 되어서야 마음을 열었습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지적이고 자존심 강한 여성을 좋아했는데, 아내는 그런 저의 이상형에 딱 맞는 사람입니다. 

    고상한 문학소녀가 나의 주인이 되어버린 사연. 하지만 동전의 앞뒷면처럼 모든 것도 마찬가지인 것같습니다. 이상형과의 결혼생활,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더군요. 나는 아내가 문학을 좋아하는 고상하고 품위있는(?) 여성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나의 주인이 되어버렸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결혼 전 내가 마음 졸이며 사모하던 처녀 양숙씨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내가 제일 무서워했던 훈육주임 선생님을 닮았다고나 할까... 

    ◇‘늦 여름 밤하늘의 은하수는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그래도 우린 소박하지만 남들이 흔히 갖기 어려운 아름다운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몇 킬로나 되는 둑길을 걸으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늦여름 밤하늘의 은하수는 유난히도 아름다웠고, 논길을 걷노라면 벼이삭에 맺힌 이슬이 달빛에 반사되어 들판 가득히 은구슬을 뿌려놓은 것같았습니다. 동화 속 세상같은 그 속에서 아내는 곧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나는 동네 앞 들판 건너 산기슭 토담집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여름이 끝나가던 무렵 덮고 잘 담요를 집에서 갖고 나왔습니다. 그 때 양숙씨를 만나 그 둑길을 어김없이 함께 걸었는데, 그 모습을 누가 보았던지 “무현이랑 양숙이랑 담요를 갖고 다니며 연애한다”는 소문이 퍼져 변명 한마디 못하고 망신을 당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2년 가까이 커피값 한푼 안들이고 순전히 맨입으로 연애를 했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이런저런 구박(?)을 받다보면 아내가 마귀할멈처럼 미워지다가도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흐뭇해집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가치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결혼할 때 양가의 반대가 심한 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있던 때라 처가에서는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였고, 저희 쪽에서는 시험 합격을 자신하고 있어서 더 좋은 조건의 혼처를 구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결혼은 이상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조건을 안따질래야 안따질 수 없습니다. 저는 성격과 가치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부는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다르다면 결혼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왕자와 공주가 되기 전에 신하와 시녀가 되자. 가끔 결혼식 주례를 설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 큰 기와집을 짓지 마십시오. 그렇다도 불안해하지도 마십시오. 30년 쯤 인생을 더 산 선배로서 내게 결혼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냥 ‘신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결혼은 쉽게 말해 둘이 함께 기와집을 지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일을 하다 보면 상대방이 내 입맛대로 될 것이라 기대하게 마련입니다. 남자의 경우는 ‘내가 왕자가 되고 상대는 시녀가 될 것’을, 여자는 반대로 ‘내가 공주가 되고 상대가 하인이 될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사람 중 한사람이 왕자고 또 한사람이 공주라면 그 집에는 시녀도, 하인도 없습니다. 

    왕자도, 공주도 아닌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혹시 상대를 시녀나 하인으로 착각해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바꿀 것이 있다면 상대가 아니라 내가 바꿔야한다는 자세를 가진다면 행복한 결혼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인생을 끝없이 개척하고 도전해온 사람입니다. 고졸 학력으로 독학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국회의원이 된 후에는 정치풍토 개선을 위해 여러 역품에 도전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도 결혼을 포함한 내 인생의 7할은 운명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결혼에서는 운명적인 요소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제나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래도 뜻대로 안되는 것이 있다면 담담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출처는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06/02/3389918.html?cloc=n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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