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뭐냐?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리면 집을 많이 짓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상대보다 더 효율적으로 집을 지어야 하죠. 그렇다면 초보자분들은 질문합니다. 집이 뭔데요?
둘러싸면 그냥 집인가요?
참고도-1
참고도를 보시죠. 국민학교 다닐 때...아니 초등학교 다닐 때 짝꿍이랑 책상에 선긋기하듯 무작정 둘러싸면 될까요?
음...이렇게 마무리된다면 흑의 승리가 되겠네요. 흑의 집이 한 줄 더 크죠?
참고도-2
상대가 집으로 인정해준다면 말이이죠. 참고도-2를 보세요. 백이 그거 다 니 집 아니거든?
하면서 들어왔습니다. 이거 잡을 수 있나요? 음...제 실력으로는 백년동안 장고해도 못 잡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집은 크게만 짓는다고 능사가 아닙니다. 상대가 들어와도 살지 못하게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하죠.
삶이란 무엇이냐?
참고도-3
흑돌 하나가 바둑판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부터 바둑에 입문하신 우리 바둑인들을 이 흑돌을 살아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바둑돌은 하나하나가 숨을 쉬고 있는데, 이걸 제 마음대로 숨구멍이라 표현하죠. 흑1은 4방향의 숨구멍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게 모두 막히면 어찌 될까요? 당연합니다. 숨을 쉬지 못하는 돌은 죽게 됩니다.(바둑에서는 이 숨구멍을 활로라고 합니다.)
참고도-4
흑1 한점이 위태위태합니다. 숨구멍이 하나 남았네요. 백이 한곳을 마저 막으면 흑돌은 사석(죽은 돌)으로 들어내게 되고
자기가 잡은 사석은 계가시 상대의 집을 메우는데 쓰입니다. 그러니 사석하나는 한집이라 보시면 됩니다.
참고도-5
흑은 죽지 않으려면 도망가야 합니다. 아주 쉽죠?
참고도-6
요것은...역시 마찬가지죠? 아주 쉽습니다.
참고도-7
난이도를 조금 높혀보죠.
백돌들이 흑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두곳만 놓으면 흑돌을 들어내게 되죠.
하지만 순서가 있습니다. A는 지금 한집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바둑에서 한집은 돌을 들어내는 시점이 아니라면 착수금지입니다.
그러니 백이 흑돌을 따내고 싶으면 B를 먼저 두고 A를 두어야 하죠. 이해되십니까?
(물론 실제 바둑에서 이 흑돌들은 이 자체로 죽음이므로 백이 굳이 한 수를 더 투자해서 잡을 필요는 없습니다만...사활에 관해서는 차차 알아가 봅시다.)
참고도-8
자...흑돌들이 완전히 봉쇄되었습니다. A에 백이 놓는다면 흑돌들을 들어내게 됩니다.
하지만 흑은 이 자체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백은 굳이 한 수를 더 들여 잡을 필요가 없습니다.(오히려 한 수 더 놓는다면 백으로서는 자기 집을 메우는 결과가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게 살아 있는 돌일까요?
참고도-9
이 참고도를 보시죠. 바둑에서 한집은 돌을 따낼 때가 아니라면 착수금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흑돌들을 보세요.
A도 B도 착수금지입니다. 백이 흑을 잡을 수가 없네요. 이처럼 독립된 두 집을 내야 비로서 돌은 완생(완전히 살았다)했다 합니다.
참고도-10
이걸 보시죠. 참고도-9와 같은 두집이지만 같지 않습니다. 독립된 두집이 아니기 때문이죠.
AB는 지금 한집이 아니므로 어느 곳도 착수금지가 아닙니다.
참고도-11
백이 A의 자리에 놓으면 단수(돌을 들어내기까지 한수 남음)가 되므로 흑은 따내야 하는데 두집이 한집이 되고 맙니다.
이제는 아시겠습니까? 이 흑은 독립된 두집을 내지 못하여 죽어있는 돌입니다.
참고도-12
하지만 이걸 보세요...이건 언뜻 참고도-9처럼 독립된 두집을 낸 것 같지만 차이가 있습니다. A의 숨구멍하나가 찝혀있죠.
백은 X자리로 돌을 따낼 수 있죠. 이런 걸 옥집이라고 합니다. 가짜집이라는 거죠. 따라서 이 흑돌들은 죽어있는 돌입니다.
A방면의 흑돌은 완생의 형태이고, B방면의 흑돌은 한집이 찝혀있는 옥집(가짜집)형태로 죽어있는 돌입니다.
기본정석을 올리려다가 아예 기초부터 글 한 두개씩 써 볼까 합니다.
쉽게 설명하려 했는데 오히려 장황해진 느낌이네요. 다음에도 사활의 기초를 설명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