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덤이라는 문화가 본래 일종의 유사 연애감정에 기반하고 있죠.
그리고 그 점은 기획사 측에서 더 잘 알고 있고 오히려 그 점을 기획 하는게 아이돌 비즈니스죠.
아이돌 스타들 나이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인데 연애를 안한다는게 무리죠. 그럼에도 그 초인적인 절제가 가능하도록 기획사 측에서 나서서 통제하고 비밀유지하는 것만 봐도 정확하게 아이돌 팬덤의 특징을 알고 그 점을 상업 전략으로 사용한다는 거죠.
더구나 마치 연애감정을 품기 딱 좋게 각 멤버별로 다양한 여자친구 스타일의 이미지를 구축해서 팬들이 맘속으로 자신만의 연애일기를 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편한 옆집 동생 이미지, 진중하고 이해심 많은 언니 이미지, 4차원의 개구장이 이미지, 눈물 많고 정 많은 이미지 등등
따라서 아이돌 팬덤의 유사연애 심리를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면 단순히 팬들이 이상하다고 할게 아니라 이 아이돌 문화 자체가 이상하다고 비판해야 맞습니다. 자신이 선망하던 아이돌의 연애상황을 목격하게 됐을 때 그 팬덤의 허탈감이라든지, 연애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그 스타가 자신들에게 최소한의 의리, 혹은 진심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이돌 문화가 사회의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깊숙히 지배하고 있는 요즘 현실에서 자연스러운 것으로 무턱대고 팬들의 이상심리로 치부해 버릴 순 없죠.
오히려 이렇게 적극적인 감정 표현을 하는 팬들이야 말로 아이돌 문화를 그 본래 목적에 맞게 적극적으로 향유 혹은 소비하고 있는 진짜 주체 중에 한 축이죠. 뭐 나머지 한 축은 당연히 아이돌 문화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생산자들일 거구요.
이번에 멘붕하고 있는 여러 팬덤 분들의 반응은 따라서 단순히 팬들만의 잘못은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이번 이슈에 서운함 혹은 분함을 표출하는 많은 아이돌 팬들에게 반대도 찬성도 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아이돌 팬덤의 일원도 아니구요. 하지만 이해는 합니다. 아.. 그럴 수 있겠구나 라구요. 바로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이죠.
다만 일부 혹은 다수 팬들의 멘붕 현상을 보고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든지 이해가 안된다든지 오바 아니냐고 말하는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써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