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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지 오래 되서 기억이 가물.. 하지만 요즘 새록새록 기억이 샘솟네요.
그래도 다시 가고싶은 건 아니니 음슴채.
지지리도 훈련이 많은 부대였음. 훈련이라고 해봐야 매일 부대이동 행군 부대이동 행군
오함마를 숫가락삼아 밥떠먹을 정도 되야 전역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일 텐트올리고 치우고
이짓을 왜하나 나는 누군가 여긴 또 어디..
하루는 아주 더운.. 제 기억으로 수은주가 34도 까지 올라가던 날이었슴.
부대 긴급지침으로 오침후 원대복귀 떨어짐. 너무 덥고 습함.
한창 복귀해서 정비하고 있는데 응급환자 들어옴.
훈련중 쓰러진 100키로 나가는 이등병임. 체온을 제보니 41도. 열사병임.
긴급상황임. 죽을수도 있음. 아이스팩으로 도배하고 보통같으면 춘천병원이로 이송하겠지만.
걸리는 시간(40분)동안 죽을거 같음. 헬기부름. 이송준비하는데 뭐가 막 바쁨. 헬기라곤 날라다니는 잠자리만
보았던 육군인지라. 뭔가 막 멋있게 다들 소리지르며 준비함.
헬기옴. 연병장위 잔디밭에 착륙. 중대장 헬기인솔한다고 형광봉 들고 갔다가 헬기바람에 날려감. 대장한테 쿠사리 먹는걸 내가 봄.
헬기안으로 이송하는데 엄청 무거운 건 둘째 치고 헬기 소리가 너무 커서 아무 대화가 안됨.
어찌어찌 해서 군의관 대위 한명 간호장교 중위 한명 그리고 일병짬 나 한명 이리 탐. 타기전에 대장한테 급하게 신고하고 타려는데
그때 내 사수가 몰래 검은 비닐봉지 쑤셔 넣어줌. 필요할거다라고 함. 그땐 이 인간이 이런걸 왜 챙겨주나 했는데. 정말 필수불가결한
물건이었음.
각설하고 서울로 날라가는데 이때부터 시작임. 말소리가 안들리니 의사소통이 안되고. 중요한건 헬기멀미라는걸 처음 해봄.
장난아님. 차멀미 배멀미 저리가라임. 정말 혈관속에 있는 노폐물 하나까지 다 뽑아올리는듯 함. 비닐봉지가 이때 쓰임. 모자랐음.
나 포함 군의관이랑 간호장교랑 셋다 처치는 둘째고 토하기 바쁘고. 토하다가 심정지해서 CPR하고 다시 토하다 CPR하고 다시
환자 얼굴에 토하고 또 CPR하고. 암튼 나중에 들은 말인데 군의관은 똥까지 지렸다함. 머 회피비행인가. 직선으로 안날라가고
위아래로 바이킹 타듯이 그리 비행한다하든데. 여기가 아랍도 아니고 그런걸 해야하나 싶었음. 전혀 느껴지지는 않음.
아닌거 같았는데 사수가 그리 말해줌.
암튼 수도통합으로 와서 이리저리 수속한다음에 갈때는 환자 1명이었는데 와서는 환자4명임.
한명은 처치실로 가고 세명은 응급실에서 수액맞고. 계속 토하고. 똥싸고.
근데 맞으면서 드는생각이.
집에는 어찌돌아가지.. 다시 헬기는 안태워줄꺼고.. 기차타고 갈라나.. KTX면 좋겠다..
1시간...3시간...5시간..지나고 점호시간 지나고.. 셋이 멀뚱멀뚱 있다가.. 하루 보내고.. 응급실좁은 벤치에서.. 뽀글이 먹고 싶은데..
이송갈때 가져간 물건 안잃어 버릴려고 토묻은 바구니 꼭 끌어안고.. 그러길 몇시간..
다음날 오후에 춘천나가는 엠불타고 2시간 걸려서 춘천갔다가 또 몇시간 기다려서 차타고 1시간.. 오고나니 다들 취침중.
나 돌아온지 모름. 내 맞선임은 나없는 동안 자기가 청소다 했다고 쿠사리 줌. 맘같아선 헬기한번 태워 주고 싶었는데...
암튼 그 병사는 돌아오지 못함. 나중에 내 복장에서 그 병사 군번줄 나옴. 피묻은.... 왜 그걸 내가 챙겼는지. 내 주머니에 있는지 기억이
없음. 뭔가 불길해서 태워 버릴려다가.
간호장교가 의료기록지에 최초 체온을 적어넣는걸 깜빡함. 그게 문제가 되서 유족들 부대앞에 쳐들어옴. 나 또 흰장갑 끼고 위병소 인간 바리케이트
침. 막 얻어맞고 침맞음. 나중에 진정이 되고 그 군번줄 깨끗이 해서 케이스에 넣어서 전해드림. 막 우시는데 죄송하다는 말 못하게 해서 아무말 못하고
나옴.
써보니 안 재미지네. 그래도 소중한 경험이었음. 암튼 헬기탈때는 꼭 비닐봉지 챙기고 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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