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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장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대표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 가격이 폭락 중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0만원 벽까지 무너졌다.
2007년 ‘리니지’ 시드랏슈 서버에 등장한 집행검은 초기 1000만원 내외의 가격으로 설정됐다. 당시 유저들에게 공격 속도가 빠른 한손검이 주요 무기로 각광받아, 양손검인 집행검은 가격대비 성능면에서 크게 나은 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8월 양손검 공격속도 향상과 ‘카운터 배리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자 집행검은 재조명 받았다. 가격은 하루하루 폭등을 거듭했고 2000만원 돌파에 이어 3000만원까지 단숨에 주파했다. 집을 팔아야 살 수 있다고 해 ‘집판검’이라는 별명이 붙은 시기가 이때다.
그간 ‘리니지’ 내 집행검은 기사 클래스 하이엔드 무기로 자리 잡았고, 가격도 떨어지지 않아 ‘드래곤다이아몬드 상자(드상)’과 함께 ‘가격 불패신화’로 불렸다. 한번 구매하면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몇 년간 사용한 후 되팔아도 원금 이상을 다시 환불 받을 수 있었다. 게임 내 최고의 아이템으로 플레이 하는 재미는 추가적인 옵션이었다.
그러나 집행검 가격 불패신화에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리니지’ 고가 아이템 거래 사이트 ‘린트레이드’에 따르면 23일 기준 판매로 등록된 집행검만 6건이다. 희망 판매가는 2750~2800만원이다. ‘리니지’ 아이템 전문딜러 일명 장사꾼도 집행검을 28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만 있을 뿐, 과거처럼 매물이 올라오자마자 바로 거래가 완료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구매자들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장사꾼들도 기피하는 품목으로 집행검을 꼽기 시작했다. 저렴한 가격에 집행검을 매입해도 팔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매입 품목에서 집행검을 제외시켰다.
이번 집행검 가격 폭락으로 본 ‘리니지’의 시장경제는 혼란한 상황이다. 게임 내 자산가치를 지닌 캐시 아이템의 유입에, 화폐(아데나)의 가치가 폭락을 거듭하는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에 귀걸이, 반지, 견갑 등 신규 슬롯 확장에 대량의 아데나를 소모하게 만들었지만, 유저들에게 1회성 비용만 증가했을 뿐 시장경제 안정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유입되는 캐시 아이템은 시장의 소화량을 이미 한참 초과한 모습이다. 24일 기준으로 ‘리니지’ 라이브 서버 전체에서 ‘룸티스의 귀걸이 상자’, ‘스냅퍼의 반지 상자’, ‘문장의 주머니’ 등의 판매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오죽하면 ‘리니지’ 아데나 구매를 가장 빠르게 하는 방법이 N샵에서 캐시 아이템을 사서 바로 처분하는 방법이라는 말이 나온다. 아데나의 시세가 캐시 아이템 가격을 기준가로 정해지고 있는 마당이다.
또 라이트하게 즐기는 유저들이 ‘스냅퍼의 반지’, ‘룸티스의 귀걸이’, ‘오림의 장신구 주문서’, ‘휘장’ 등 넘쳐나는 캐시 아이템에 떠나면서, 고가의 아이템을 보유한 상위 1% 유저들도 불안감에 점점 이탈하는 추세다. 특히 공성전, 샌드 웜, 에르자베, 드레이크, 제로스 등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콘텐츠에서 유저 이탈이 벌어지는 중이다.
현재 ‘리니지’ 복귀 유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캐시 아이템이다. 그 중 엔씨소프트의 베스트셀러 ‘룸티스의 귀걸이’, ‘스냅퍼의 반지’, ‘문장’ 등 3종 세트는 유저들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강화에 따라 효과가 수직 상승하는 이 아이템들은 강화뿐만 아니라 합성으로 더욱 높은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돈을 쏟아 부어야 7~8 강화 아이템을 가질 수 있다.
심지어 ‘축복받은’ 아이템으로 변경하는 ‘1+1’ 합성 시스템까지 포함하고 있어, 신규 유저를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기존 유저들까지 혀를 내두르며 떠나게 하는 상황이다.
과거 ‘리니지’의 중산층 유저들은 적당한 과금을 진행하면서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중산층의 몰락으로 중저가 아이템은 게임 내 폭락을 거듭했고, 판매조차 어려워졌다. 유저들은 헐값에 한글도 모르는 중국인 장사꾼에게 울며 겨자먹기로 아이템을 넘기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 최고 레벨은 매년 경신되면서 상하위 유저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최고 레벨 91레벨까지 등장하면서 ‘드래곤다이아몬드 상자’과 같은 캐시 아이템 사용에 따른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졌고, 기존 라이브 서버에 신규 유저가 들어오기에 엄두도 나지 않는 상황에 처했다.
집행검을 매물로 내놓은 한 유저는 “2015년 초에 리니지로 복귀해 플레이 중인데, 서버 내 실제 유저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느꼈다”며 “집행검을 사는 것보다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캐시 아이템을 채우는 데 비용이 곱절로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이어 “같이 플레이하는 혈맹원들도 2년전 대비 절반 수준이다. 유저가 없는데 집행검을 갖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어서 판매하고 있다”며 “2년 전 집행검을 3450만원에 샀는데, 현재 2750만원에 내놓아도 팔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톡 황대영 기자 [email protected]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