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때 동아리 친구였어요
서로 쿵짝도 잘맞고 게임도 좋아해서 자주 함께 놀곤 했어요(다른 친구 둘도 함께해서 남2여2로요)
이 친구가 게임하러 집에 놀러가면 김치볶음밥이며 수육이며 해주면서 전 움직이지도 못하게 할 때
생일날 본인이 만들었다며 준 팔찌를 줄때
고민있다고 부르면 어디에서든 달려와서 함께 있어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멍청하게도 눈치가 없어서 친구가 마음이 있는 줄도 모르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했어요
그런데 이 친구가 저한테 맘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얘가 점점 좋아져서 사귀던 사람이랑 정리하고 만나려고 했는데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던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자기 혼자 정리하고 그냥 제가 잘되길 바란다며 다른 친구에게 말한걸 전해들었어요
진짜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지만 마음은 전하고 싶은 생각에 편지를 써서 줬고, 그 이후로 아무 연락도 없더라구요
그냥 마음 전한 것만으로 만족하자 하면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고, 대학생이 되었는데도 그 친구의 흔적이 제게 너무 깊게 남은거에요
이상형도, 남자친구가 해줬으면 하는것도, 내 모든 처음을 함께했으면 했던것도 모든게 얘였더라구요
얘를 중심으로 세워진 저의 연애관이 그 앨 잊지 못하는 굴레가 됐어요
그래서 고백이라도 제대로 하자 하는 마음에 다시 연락을 했고, 처음엔 친구들과 함께 만나고 두번째로 단 둘이 만나서 술을 마셨어요
마시면서 너 나 고등학생때 좋아하지 않았냐고, 난 너 아직도 좋아한다고, 너랑 잘 되고 싶다고 얘기했어요
얘가 중학생때 한번을 제외하곤 연애라곤 한번도 해본적이 없구요, 좀 부처님...? 성직자 같은 느낌? 덤덤한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당황하더니 지금은 너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도 만날 마음이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설득하려는 맘에 누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것도 아니고, 한번도 연애 해 본적이 없는거면 일단 생각이나 해보라고, 시간 준다고 말했어요
시간이 얼마나 필요하겠냐고 물었더니 한달이면 된다고 했어요
알았다고, 그럼 그동안 연락하겠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돌아가려는데 데려다 준다고 하더라구요
함께 길을 걷다가 너랑 키스해보고 싶었다고 했더니 애가 귀가 빨개졌어요, 그러면서 자긴 키스 해본적도 없고, 사귀지도 않는데 이래도 되냐고 머뭇대길래 제가 덮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길가다가 두번정도 더 키스했는데 처음엔 뻣뻣하게 있더니 점점 저를 감싸서 품어줬어요
진짜 너무 좋아서 헤어지고 집에 좀 남은길 걸어가는데도 계속 샐샐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잘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다음날 그 애 집근처에 있는 도서관으로 공부하러 갈거라고 했더니 자기는 일한다고 못간다 그러길래 너 얼굴 한번 더 보고싶었다고 그랬어요
그랬더니 카톡이모티콘 돌돌 말린? 부끄쑥쓰한 느낌 이모티콘을 보내면서 시간이 없어서 힘들것같다고 그러더라구요
결국 못만나고 학교가 지방이라 내려왔어요
그 앤 시험기간이 막 시작됐고, 전 거의 끝난 와중이라 아 연락 적당히 해야겠다 했는데 사람 맘이 계속 연락하고 싶고 그렇대요..??ㅠㅠㅠ
꾹 참고 있다가 시험이 끝난 날 시험 끝났다고 그 애도 시험이 끝나는 이번 주말에 만날 수 있냐구 물었더니 토요일 저녁에 시간이 날수도 있다고, 나중에 말해준다고 했어요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카톡하다가 제가 시험 끝난 기념으로 술을 조금 마시구 기분이 좋아서 전화하고 싶다구 그랬더니 공부를 많이 못했다고, 도서관이라서 못받는다고 그러더라구요
내가 그렇게 전화를 오래하겠냐며 투덜댔더니 그 다음날 읽씹하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화나기도 하고 이건 뭐지???싶어서 그래서 공부는 다 하셨어? 라고 좀 삐진 이모티콘을 보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안읽씹중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전에 연락이 안된적이 있어서 그런건가 했는데, 페북은 열심히 들어가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얘가 무슨 생각으로 안읽씹하는걸까요, 연락이라도 됐으면 좋겠는데 그 다음에 연락할 수 있냐구 카톡해도, 딱 한번 전화해봤는데도 안받더라구요.....
지금까지 몇번 안해본 연애중에 이렇게 매달린적도 없었지만, 얘랑 정말정말 잘되고 싶었고 그래서 을같은 느낌이라 해도 꾹 참고 있었는데 이렇게 아무 이유도, 연락도 없이 소통조차 불가해지니 너무 속상하네요.................. 무슨생각일까요 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