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젠 어제군요.. 어제부터 오늘까지 겪은 일이 너무 황당해서 하소연 좀 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김해에 위치한 지방사립대에서 컴공을 전공하는 이제 4학년인 취업준비생입니다.
이번 NHN 상반기 공채에 지원을 하였다가.. 운 좋게 서류합격하고, 시험도 합격하여 5월 8일 어버이날 5시에 면접이 있었습니다.
면접 보러 서울로 가기위하여, 부산 구포역에서 서울로 11시 30분에 출발인 KTX 와, 면접 후 시간을 감안하여 저녁 9시 20분 서울에서 부산 구포로 가는 KTX 를 7일날 미리 예매해뒀었습니다.
그리고 8일 아침에 일어나서 김해에서 부산 구포역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니 10시에 출발하기로 마음먹고 면접에 관련된 서적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9시 30분에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었더니 물이 한방울도 안나오네요?? (아.. 참고로 저는 자취생입니다.)
관리실 아저씨께 전화해보니 수도관 문제로 단수가 되었답니다..ㆀ
점심 때가 되어야 수리가 완료될 꺼 같답니다.. 이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습니다..ㅠㅠ
급한대로 친구집에가서 대충 씻고 옷입고 집에서 나오니 10시 30분..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데 구포행 버스가 막 지나가네요..
다음 버스를 타니 10시 45분.. 구포 도착하니 11시 25분입니다.
아시다시피 KTX는 1분정도만 정차하고 바로출발합니다. 그래서 땀으로 샤워할 정도로 뛰어갔습니다.
구포역 도착하니 아슬아슬하게 30분 이더군요.
12호차 7번 좌석 D열(창가자리) 이었는데, 문이 닫히려고 하길래 제일 가까운 9호차에 탑승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7번 좌석 D열만 생각하며, 아무생각 없이 7호차로 향했습니다..
7호차 7번좌석에 가보니.. D열에 어떤 분이 앉아 계시더군요.
복도자리인 C열이 비어있길래, C열에 앉으실 분이 제가 늦게오니 창가자리에 앉으신줄로만 생각을하고 제가 C열에 앉았습니다.
그렇게 앉아서 면접을 대비해 책을 보고 있는데, KTX 승무원분이 오셔서 좌석표를 보여달라고 합니다.
예매가 안된자리인데 제가 앉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당당히..
'원래 제가 D열인데 옆에 분이 앉으셔서 C열로 앉은겁니다.. 옆에 분 표를 확인해보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옆에분은 무슨소리냐는 듯이.. 예매표를 보여주는데 그분이 7호차 7번좌석 D열인 것입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기차표를 꺼내려고 찾는데 기차표가 안보입니다..ㅡㅡ;;
순식간에 주위 사람들은 제가 무임승차라고 오해를 하고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승무원분께 예매한 과정을 설명하고 제 이름을 말하니 12호차 7번좌석 D열인 것을 말해주네요.
자리를 옮기고 다시 책을 폈는데, 책갈피가 있을 자리에.. 기차표가 있습니다 ㅡ.ㅡ
이렇게 일단락되고 서울로 거의다 올 무렵 옆에 앉은 승객분이 분당(NHN 회사 위치)에 가려면 서울역보다 광명역에 내려서 가면 더 빠르다고 알려주셔서 광명역에서 내렸습니다. (서울역에서 70분, 광명역에서 50분) 정말 50분 밖에 안걸리더군요. 나중에 부산으로 갈때도 서울역이 아닌 광명역에서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면접을 보러갔습니다.
면접을 대기하고 있는데 같이 면접보는 조원들을 보니 여성분들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개발직 특성상 여성분들보다는 남자가 좀 더 유리하겠다고 다행이다 생각하면서 면접실로 들어갔습니다.
자기소개를 하는데.. 한 여성분이..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 하더군요. 순간 움찔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여성분도.. '포항공대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 이라고 하네요.
어려보이시길래 학부생인줄만 알고 있었는데 대학원생이시더군요.. 거기다 학벌은..ㄷㄷㄷ
(여성분들 다들 동안이십니다..ㅠㅠ)
순간 손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고.. 머리에 있는 지식들이 수증기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면접을 망쳤습니다..ㅠㅠ 여성분들이라고 편견을 갖은거에 대한 벌 제대로 받았습니다.
면접을 망치고 나오는데 부모님께서 전화가 오십니다.
어버이날 차마 불편하게 해드릴 수가 없어 잘봤다고 본의 아닌 거짓말을 하고 광명역으로 향했습니다.
광명역에 도착하니 8시 10분 정도 되었습니다. 서울역에서 9시 20분 출발이니 광명역에는 9시 30 ~ 40분쯤 도착한다고 생각하니 표를 좀 더 빠른 걸로 바꾸려고 안내데스크로 갔습니다.
8시 30분 KTX가 있었는데 매진이더군요. 그래서 그냥 9시 20분꺼 타려고 하는데 거기 안내하시는 분이..
'지금 예매한 9시 20분 KTX 는 광명역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가는 열차입니다.' 라고 하십니다..-.-
부랴부랴 광명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기차를 예매하고 서울역으로 향했습니다.
9시에 서울역에 도착했더니 20분 정도 여유가 있길래 수중에 있는 현금 다 털어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한끼도 안먹었더니 너무 배가고파 100원도 안남기고 다 사먹고, 부산에서 김해가는 교통비는 부산 도착하면 현금카드로 돈을 뽑아서 가야겠다 생각했죠.
그렇게 저녁을 먹고 KTX 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니 11시 55분 이었습니다. 김해가는 시내버스가 12시 20분에 막차가 있기 때문에 충분하다고 생각되어 돈을 찾으러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제가 카드가 농협과 우리은행이 있는데, 현금서비스 시간이 농협(02:00 ~ 23:55) 우리은행(00:10 ~ 23:55) 입니다.
이미 시간이 지나서 돈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00시 10분에 우리은행 카드로 돈을 찾고 20분 버스타면 되겠다는 생각에 10분이 되기를 기다렸다 돈을 찾으려 하는데 '서비스 시간이 아닙니다' 라고 나옵니다.
현금인출기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보니 우리은행 측 전산망 점검으로 1시부터 서비스가 된다고 합니다..OTL
급한대로 편의점 알바생에게 1000원을 빌리고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가는데 막차 시내버스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심야좌석버스가 있다길래 심야 좌석을 타야겠다 생각하고 기다리다가 타려고 하니.. 요금이 2000원입니다..ㅡㅡ;;
이렇게 버스를 다 놓치고.. 편의점에서 1시까지 기다리다 방금 택시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김해지역은 부산이 아닌 시외지역이라고 할증도 붙더군요..
오자마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NHN과 저는 인연이 아니라는 걸까요?
운수좋은날 소설 처럼.. NHN 합격을 위한 운수없는 날이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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