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아니고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ㅎㅎ;;
아마 2~3 년 쯤 전이었을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솔로인 (게다가 당시엔 백수였던) 저는 어디 나갈 데도 없어서 집에서 오유하며 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이 그림을 봤습니다. 평소에도 고래를 참 좋아했었는데 이게 딱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때 참 외롭고 힘든 시기였는데 이 그림을 바라보면 많은 위로가 됐습니다. 왠지 모를 따뜻한 느낌이 참 좋았거든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ㅎㅎ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런 느낌의 고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그동안 항상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가, 나무를 깎아서 핸드폰고리 같은 걸 만드는 일이었는데,(물론 취미로)
그땐 지식도 없었고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몰랐지만, 2천원 짜리 세모조각칼 하나와 커터칼을 가지고 무작정 시작했습니다.
결심을 한 지 반 년이 지나서요;;;
다행이 그사이에 취직도 했었다가, 이직도 했다가 일상에 쫓겨서 나무는 쳐다볼 시간도 없었다가....뭐..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는 나무는 갈색이지만 위의 그림과 비슷해 보이려고 색 보정을 했습니다 ㅋㅋ;;
사실 만들어 놓고 보니 별로 비슷하지도 않아서, 제가 굳이 밝히지 않는 이상 이런말을 안들어도 되겠지만...
그래도 어찌보면 이 그림의 작성자님에 대한 디자인 도용일 수도 있으니 미리 용서를 구합니다;;;;
상업적 목적 없이 자기만족을 위해 하나 만들었던 것 뿐이니 용서해 주셨음 좋겠네요. ㅎㅎ;;
어쨋든 그것이 작은 계기가 되어 조금씩 조각을 해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한테 하나 씩 만들어 주면 어떨까 했거든요.
결국 스쳐지나갈 지라도 그 순간만은 소중했던 인연들에게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그래서 제 손에 남은 건 거의 없습니다ㅋㅋㅋ;;)
그 후 핸드폰고리나 열쇠고리를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크기는 3~7cm 사이인데, 하나 만드는데 적게는 5시간에서 많게는 20시간이 넘게 걸리기도 했습니다.
본업이 따로 있다보니 컨디션 안좋으면 속도가 안나기도 하고, 하다가 마음이 지쳐버리면 중간에 멈춘채로 한 달 넘게 지날 때도 있었죠.
제일 무서운 건 이걸 하다보면 휴일이라 해도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처음보다 나중에 만든 것이 더 예쁘기도 했고, 꼭 그렇지만은 않기도 했습니다.
망쳤다 생각해서 버리려고 했던 걸 겨우 수습하고 보니 더 나아질 때도 있고, 멘탈은 수시로 가루처럼 부서지고....
이건 아마추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벌써 그게 2년 쯤 지난 것 같습니다. 그동안 스무개 정도 만들었구요, 약간의 경험과 잔재주도 조금 붙었습니다.
이제는 만원짜리 조각칼도 두 세개 있고, 600/ 2000/ 3000/ 5000호 사포도 써봤고,
다이소에서 2천원 주고 에폭시 퍼티(Mix & Fix) 사다가 흰색 플라스틱 선 삽입해서 모양도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조각용 도구가 한 짐이 되었네요.
앞으로는 개인적인 일로 시간을 내기 더 힘들어 질 것 같아 얼마나 더 이걸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만들고 싶은 모양이 몇 개 더 있습니다.
하는 데 까지는 해봐야죠. 만들고 싶은 물고기가 몇 마리 더 있거든요ㅎㅎ
너무 오래전 일이라 이 글을 그분이 보실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꼭 인사드리고 싶었습니다.
언젠가 올리신 그 고래 그림으로 인해서 저는 행복한 일상을 위한 새로운 길을 하나 더 찾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좀 더 따뜻한 마음도 지닐 수 있게 된 것 같구요, 그걸 표현할 수도 있게 되었네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 모두 다 행복하시길 빌게요 ㅎㅎ
p.s.
제게 조각은 없고 사진만 남았네요. 편집하다보니 그마저도 좀 찌그러지고 화실이 좀 깨졌...습니다.ㅠ
취미수준이라 썩 대단치는 않지만 오신 김에 구경하고 가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