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간 귀환입니다.
아래에 보니 몇몇 주목할만한 글이 올라왔는데 그중의 하나는 독재라는 말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보니 정말 그런감이 없지않군요. 제대로 국민의 인정을 받을 만한 똑바로 된 야당이 없다보니 우리나라 앞으로 몇년동안 독재 체제로 돌입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시 저런글을 읽으면서 남들 안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역시 제가 또라이여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지탄을 받는 수구정당들이 해체되고 다른 보수정당이 들어선다 하더라도 제 생각에는 결국 두고두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보수정당이 되지 않을 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그 수구꼴통의 주축을 이루고있는 정치인들이 쉽사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려 할리없으며 새로 만들어진 보수정당에는 특성상 그런 인물들이 꽤 많이 잔류하게 될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이 하나 이상이라도 끼어있으면 도덕성, 전통성등을 강조하는 우리나라 정치의식 특성상 그들은 결국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을 전신으로한 보수정당 취급을 받게 될 것이며 결국 그때도 뭔가 하나 실수하면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그대로 감수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대체 난 왜 이런 걱정을 하고있는거지?)
이번에 거대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열린 우리당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여러분들의 말씀대로 탄핵정국을 깨부수는게 제일 우선이기는 하지만 결국 그 민주당에서 떼어져 나온 개혁파 정당이라 폄하할 수도 있는 그 당이 거대 여당이 된다면 국정을 어떻게 운영해줄까 하는 조금 시대상황에 안맞는 쓸데없는 걱정도 하고있습니다. 굳이 비유하자면 준비 안 된 거대여당, 혹은 이런 비유는? 갑자기 박정희 암살로 국정을 맡게된 최 대통령.. 이랄까요? (그외에 이승만 하야로 갑자기 정권을 잡을 뻔했다가 516으로 물러난.. 그분 이름 뭐였더라? 에잇 모르겠다!) 바꿔서 안좋았던 경험이 한번 이미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걱정일지도......
또 하나 재미있는 글이 있었습니다. 한나라당의 주장을 약간 각색해 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글이었는데 재신임과 총선을 결부시켜서 사전 선거 운동을 한것이 맞으니 탄핵안이 옳다고 주장한 글이었습니다. 오직 탄핵반대 일변도인 상황에서 노력한 흔적은 있었으나 불행하게도 자료수집조차 안하고 다른분들을 설득하려 하신것이 옥의 티였습니다만 앞으로도 좀 더 그럴듯한 글을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아니 그러지 말고 그 아줌마보다는 더 잘할 것 같아 보이던데 이왕 그쪽을 지지하기로 한 이상 한나라당 대변인 같은걸로 나가보는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그 차떼기당의 질이 조금 나아질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여러분들도 무조건 욕만하는 탄핵찬성의견이 아니라 저렇게 부족하나마 논리적으로 뭔가 하려는 노력을 보시거든 저런 의견도 있을 수 있구나 하고 한번 다시 생각해보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지셨으면 합니다. (역시 내가 걱정해야 할 일은 아냐 쯥!)
오늘 만난 택시기사분은 간만에 탄핵반대 의견을 가진분이셨습니다. 회색인간으로서는 논리없이 '빨갱이들 다 쫓아버려야해!' 소리만 듣다가 나이도 꽤 지긋하신듯한 분이 '탄핵하다니 말도 안되지!' 라고 하시는 소릴 들었을때 참 신선했습니다. 그분이 인상깊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노대통령... 왜 그리 실수가 많은가. 하는 해석이셨는데.. 역시 다른분들의 의견을 들으면 공부가 많이됩니다. 여기 모이신 다른분들은 어디서 이미 다 들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회색인간은 오늘 듣고 '아!'하고 손바닥을 쳤었습니다.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그분이 읊으신 대사는 제가 기억에 의존하여 재구성하기는 했지만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왜 그리 실수가 많은지 아나? 그양반이 너무 곧아서 그런거야! 거기다 뒤가 탱기는게 없으니 너무 혼자서 모든것을 해결하려고 하는거야! 뭐야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당연하지 않나 비난이 날아오면 꿀리는게 없으니까 직접 나서서 모든걸 자기 입으로 해결하려는 거지. 자네같으면 비난이 왔을때 거기에 대해 스스로 당당하다면 가만히 듣고있겠나? 아니지! 당연히 나서서 해명 해야하지 않겠나? 난 사실 대통령이 좀 물러나서 상황도 보고 측근도 이용하고 해서 그런 비난들을 무마했으면 하지만 저것도 매력이겠지!'
확실히 혼자서 여럿을 상대로 해명하고 변명하고 토론하려면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모든것을 직접나서서 스스로 정적들 하나하나와 맞붙어 싸우니 당연히 꼬집힐만한 실수가 많다는 것이지요. 그분의 탄핵에 대한 의견은 '제대로된 탄핵이유로 탄핵했다면 역시 탄핵을 지지했을테지만 지금 탄핵 이유는 너무 어이없다'는... 상당히 널리 퍼진 의견을 제시하셨었습니다. 불과 20분가량의 짧은 대화였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차떼기당이나 민주당에대한 분노감까지는 표출하지는 않으셨었습니다.
오늘은 생각해 놓은 특별한 주제가 없는고로 단순한 잡담의 나열로 끝나버렸군요. 좋은밤 되시길!
난 회색이야. 검은색도 흰색도 아니지. 하지만 난 회색이야. 검어지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때타는것을 두려워하지도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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