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田太郞) 재무장관은 28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질의에서
"JR 홋카이도의 하루 평균 승객 수는 신주쿠역(약 76만명)과 비슷한 수준이고, JR 시코쿠의 경우에는 야마노테선 다마치(田町)역(약 15만명)보다 적은 편이다. 일개 역이 지역 전체보다 더 많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JR 홋카이도의 경영능력이 부족하다 같은 내용을 쓰는 기자들은 많지만 실제 경영을 해보지도 않고 기사를 쓰는 셈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서 2016년 현재, JR 홋카이도를 살리기 위해 여러 방책(미봉책)이 실행되었지만 실제 흑자로 이어지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하여 JR 홋카이도의 회생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재무장관으로서 그럼 답은 없는거냐는 질문에
従って、そういったものはもう少しきっちり考え方を整理し直して、財務大臣として聞かれると「ちょっと待て」「そんな金をお前が出すのか」といって、話が混み合っちゃいますんで、酒でも飲みながらゆっくり話した方がよっぽどいいんだと思います。もともと一緒だったんだから、黒字のJR東日本と北海道と合併するとか、JR四国と西日本とを合併させるとか、双方で赤字の分を消して黒字で補うとか、いろんなアイデアは出るんだと思いますので。
"따라서, 그런 것은 좀 더 잘 생각을 다시 정리하고 난 다음에, 재무 장관으로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라고)묻는다면, "좀 더 기다린다" "그러한 돈을 당신이 낼 것인가" 라든지 말이 복잡해지니까 술이나 마시면서 천천히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좋겠다. 원래 하나였으니까 흑자인 JR 동일본을 홋카이도와 합병하거나 JR 시코쿠를 JR 서일본과 합병한다던가 해서 양 쪽에서 적자를 떠맡고 흑자로 보완한다던가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나와있기 때문에..."
물론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재무장관이 이런 말을 꺼낼 정도면 JR홋카이도와 시코쿠는 사실상 회생 불가능한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일본 국철은 방만한 경영상태와 만성적자로 인해 1987년에 JR로서 분할 민영화되었습니다. 이후 JR동일본, 서일본, 도카이 등은 신칸센과 대도시를 끼고 어느 정도 민영화에 성공한 상태고 JR규슈도 규슈신칸센 개통 이후 주식상장에 성공했지만 JR홋카이도와 시코쿠는 여전히 지분의 대부분을 국가가 쥐고 있어 사실상 공기업이나 마찬가지 신세입니다. 어찌되었든 JR은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며 철도 민영화의 성공사례로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홋카이도와 시코쿠는 민영화가 되었음에도 상태가 좋아지긴커녕 더 나빠졌다는 거죠. 홋카이도는 남한과 엇비슷한 면적에 인구가 500만밖에 되지 않아 적자노선이 엄청 많았고 민영화 전후에 상당수의 철도노선을 폐선했음에도 지속적인 인구감소와 잦은 폭설로 인해 삿포로 주변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선이 적자 상태입니다. 최근 신칸센이 뚫리긴 했지만 삿포로가 아닌 하코다테까지만 와 있고 삿포로까지는 2036년인데 언제 올지 기약도 없죠. 이런 와중에 JR 홋카이도는 지속적인 열차사고와 선로보수 미비 등으로 국토교통성의 감사를 받았고 결국 JR 동일본에게 경영지원이라는 형식으로 사실상 종속된 상태입니다.
시코쿠는 홋카이도보다 더 심각합니다. 인구감소도 홋카이도와 별 차이 없고 그나마 홋카이도는 삿포로라는 대도시와 관광자원 개발, 신칸센 등으로 회생 가능성이 쬐금이나마 존재한다면 시코쿠는 신칸센마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면적이 작아서(경상북도 수준) 그런지 JR 홋카이도만큼 큰 사고를 내진 않았습니다만 위태위태하긴 마찬가지죠.
오죽 답이 없었으면 경영상태가 좋은 JR동일본과 서일본이 먹는게 낫다는 말까지 나온건데 제가 이 내용을 처음 본 조사부장님의 블로그에서도 지적하듯이 JR동일본과 서일본은 이미 민영화된지 오래되서 국가가 개입할 여지가 적습니다. 이들 대주주들이 적자덩어리인 홋카이도와 시코쿠의 흡수를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구요. 만일 도카이도 신칸센이라는 블루칩이 있는 JR 도카이 정도는 내줘야 그나마 검토를 해보는 정도?
한국에서도 최근 철도 경쟁체제 등의 민영화 떡밥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는데 JR 홋카이도와 시코쿠의 현실을 보면 과연 이러한 민영화가 좋은 것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