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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tion_230755
    작성자 : dracun64
    추천 : 5
    조회수 : 471
    IP : 222.233.***.99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5/17 23:23:42
    http://todayhumor.com/?animation_230755 모바일
    고전으로 돌아가서... '기동전사 건담(1979)
    우리나라에서 말도 않되는 이유로 금지곡을 만들고 만화책을 불태우던 독재의 7~80년대, 일본에서는 '기동전사 건담' 이라는 만화영화 하나가 만들어졌

    다.
     
    그 당시는 일본에서도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기동전사 건담'을 기점으로 일본에선 어른도 만화를 볼만 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떻게 만화 하나가 그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감독이 누구고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는 알아봐야 한다.
     
    이 작품의 감독은 '토미노 요시유키'로 1941년에 태어났다. 그는 전쟁을 일으킨 세대의 자식세대이자 극렬 좌익운동가 집합소인 도쿄대에서 공부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에게 있어 만화(애니)란 자신의 사상을 프로파간다하기위한 수단이었다. '토미노' 감독의 만화에 대한 이런 접근 때문에 '건담'은 어른을 위한 만화가 되었고 전후세대가 전쟁을 모르는 자기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토미노' 감독은 '건담'을 통해 무엇을 프로파간다하고 싶었을까?
     
    '건담'의 표면적인 주제는 '반전'과 '인간 생명의 소중함'이다. '건담'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한 이후 지구세력과 우주진출세력 간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에 휩쓸린 '아이들'을 통해 전쟁의 실상을 고발하고자 한다. 가상의 미래를 통해 현재의 인간군상을 그려내는 SF의 표본이라 할만하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전쟁은 우주진출세력인 '지온'은 제국주의 일본과 나치을 상징하고, 지구세력인 '연방'은 연합군을 상징한다. 그렇다고 '연방'을 정의라고 생각할 수도 없다. '연방'은 전쟁을 이기기위해 건담을 만들고 우연히 휘말린 주인공 '아무로'를 강제로 건담에 탑승시킨다. (우리는 전쟁을 일으킨 건 나치이지만, 인류를 멸망시킬 무기는 미국이 만들었음을 떠올릴 수 있다.)
     
    '토미노' 감독은 '건담'에서 누가 선이고 악인지를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상처받는 약자들을 이야기하며 어떤 이유에서든 전쟁은 정당화 할 수 없다고 '건담'을 통해 외치는 것이다.
     
    또한 '토미노' 감독은 "뉴타입"이라는 장치를 통해 좀 더 철학적인 주제를 들어낸다.
     
    여기서 '뉴타입'이란 인류가 우주로 진출하면서 진화한 인류를 말하며 작품 중에서 유일한 '뉴타입'이 건담에 타야만 하는 소년, '아무로'이다. '뉴타입'은 남들 보다 다 빨리 사고하고 반응하며 거리를 초월해서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토미노'감독은 시종일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만들여고 노력했다. 우주개척, 콜로니, 나름 현실적인 성능의 로봇 등등. 그런데 '뉴타입'이라는 설정은 너무 판타지스러워서 직품자체를 우습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토미노' 감독이 '뉴타입'을 고집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진화, 진보에 관하여 말하기 위해서였다.
     
      
    작중에서 지구인들을 "중력에 영혼을 빼았긴 놈들"이라고 표현이 있다. 이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에서 보통 사람들은 중력에 영을 속박당했지만 위버맨쉬(초인)만이 자신의 영을 자유롭게 해방시킬 수 있다는데서 인용된 표현이다. 즉 '뉴타입'이란 니체가 말한 '위버맨쉬(초인)'이며 인류의 진보를 상징한다.
     
    앞서 '토미노' 감독을 좌파 꼰대라고 말했는데 '뉴타입'이야말로 사회부조리와 좌파운동의 한계를 동시에 통찰한 감독의 답이 된다.
     
    먼저 진정한 '뉴타입'인 '아무로'는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지온'의 추격 속에서 친구들을 지키기위해 기꺼이 이용당한다. 그렇지만 친구들을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전쟁을 끝내기위한 노력도 쉬지 않는다. '아무로'는 자신의 능력과 현실의 한계를 인정하고 최선의 결과를 위해 고뇌하며 고난 속에서 성장해 간다.
     
    반면에 '아무로'를 둘러싼 어른들의 세계는 만만치가 않다. '지온'은 전쟁을 통해서라도 우주진출의 기치를 내세우며 우주환경에 맞춰 진화한 '뉴타입'을 자기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려는 수단으로 여긴다. 이는 폭력을 통해서라도 사회를 개혁하려던 60년대 일본 극렬 좌파세력에 대한 비판이자 니체 철학을 이념강화에 수단으로 활용한 나치에 대한 비판이다. '연합'역시 아무로를 인간으로 보지 않고 전쟁병기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지온'이랑 다를 점이 없다. 이는 역시 부조리하고 보수적인 관료주의 일본을 상징하며 이기적인 어른의 세계를 상징하며 비판의 대상이 된다.
     
    정리하자면 '토미노' 감독은 건담이라는 작품을 통해 일본의 과거에서부터 오늘까지를 반성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해서 전쟁이 없어진 시대와 그것을 이루어 낼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 대한 희망을 담아냈다.
     
    즉, '건담'이란 '토미노 할아버지'의 반성문이자 아이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세지인 것이다.
     
    정말 정말 끝으로, 왜 내가 30년 전의 일본 만화를 이야기하는 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는 진보와 보수, 젊은 세대와 기성 세
    대 등등으로 나뉘어 서로를 공격하며 하나되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을 생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고전으로 돌아가라는 말처럼 나는 '기동전사 건담'이라는 고전으로 돌아가 보았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이렇게 대놓고 일본에 비판적인 작품이 어린이들이 보는 티비 시간대 방영됐다는 사실, 일본인 본인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껴기 때문이다. 나날이 비판정신과 문화적 다양성을 탄압하는 우리나라가 하지 못한 것을 일본은 이미 1980년도에 넘어 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일본의 죄와 전체주의 사고이지, 일본에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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