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하나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면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눈에 불을 키고 물어 뜯으려 달려듭니다.
그것이 한두명이 아니라 죄책감이 무뎌 지는 것일까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누군가 깔 기회가 생기기만 하면 몰려듭니다.
-채시게고님
-스타게시판에 툭하면 반대를 먹고 떠나신분
-꼬릿말 사진에 눈과 입이 쳐졌다고 욕먹던 여성유저님
-냥이님
-외국인과 결혼했다고 욕먹던 분
-바람을 피웠지만 지극정성인 남자친구 덕분에
-결혼했다며 오유분들도 힘내라는 글을 썼던 여성 유저님
-디워 개봉전 디워를 욕했던 사람
-디워 개봉후 디워를 옹호하던 사람
자신과 생각이 틀리다는 이유로 심한 말도 아닌데 욕을 하고
말에 실수가 있었다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헐뜯고
조금의 틈이 보이면, 깔꺼리가 생기면 파고들고
대세에 거스르면 죄가되는 세상...
글을 쓰던
댓글을 달던
자신과 뜻이 틀리다면 대화로 풀어볼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욕하고 봅니다.
이해의 차이를 가치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이라 그럴까요.
아니면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대화가 아닌 글이라서 그럴까요.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가 쓴 글을 한참을 읽어보며
-이 사람이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이 사람이 무슨말을 하고 싶은 걸까?
-이 사람과 나의 생각의 차이는 어느 부분일까?
이런건 일단 뒷전입니다.
서로 얼굴을 맞대는 현실 세상에서는 안그러실 분들이
우선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이를 보면 달려들어
물어 뜯습니다.
그 사람이 얼마나 아픈지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들지
그 사람이 무슨 심정일지
관계 없습니다.
일단
눈앞의 상대는 깔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대세에 편승 할 수 있는 냄새가 나니까요.
어차피 물어뜯고 까던 사람들의 머리속엔 몇일 가지 않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죄책감도 없습니다.
하지만 과연 물어뜯기고 까이던 사람들의 머리속에서도
몇일 가지 않을까요?
심적 충격이나 부담감이 없을까요?
3사람만 있어도 한사람 병신 만드는건 일도 아닙니다.
조금만 비약하고
조금만 과장하고
조금만 배배꼰다면
한사람은 순식간에 병신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수백 수천명이 오가는 인터넷에서는 어떨까요.
굳이 에센티님의 문제가 붉어져 이런 글을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에센티님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번 일이 방아쇠가 된것은 맞습니다.
다만 다수가 소수를 벼랑끝에 몰아 붙였을 때의 쾌락이
소수가 느껴야만 하는 상처와 아픔보다 소중하고
반드시 누려야만 하는 가치가 있는 행동이냐는 것입니다.
어차피 다수의 물어뜯고 까는 사람들의 머리속에서는
몇일 가지못해 잊혀질 만한 찰나의 순간을 위하여
소수의 사람들에게 그가 잘했든 잘못했든...
상처와 아픔을 꼭 줘야만 하는 것일까요.
이라크를 압도적으로 밀어버린 미국은 지금도 웃을 수 있지만
미국에 압도적으로 밀려버린 이라크는 과연 지금 웃고 있을까요.
어린시절 더럽고 냄새나던 학생 하나을 반 전채가 놀리고 따돌릴때
나이를 먹은 그 더럽고 냄새나던 학생은 과연 그 시절을 잊을 수 있을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까고 싶어도 상처 받을 사람을 위해서 까지 마라
-생각의 차이가 있어도 그냥 참고 넘어가라
-저사람이 싫어도 무조건 까지 마라
이런 말이 아닙니다.
-까고 싶다면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상처만은 주지 말자
-생각의 차이가 있다면 대화로 그 차이를 줄여 보자
-저사람이 싫어도 우선 그 차이를 이해해보자
라는 말입니다.
예전에 연애인과 사진하나 찍었을 뿐인 여학생이 왜 자살을 선택했을까요.
그때 만약 팬클럽 사람들이 그 여학생의 행동이 마음에는 들지 않았어도
난 내가 좋아하는 연애인과 사진찍은 니가 싫어
왜 그랬니, 다음 부터는 조심해 줬으면 좋겠어
니가 무심코 한 행동이 나에겐 매우 기분이 나쁘단다.
라는 식으로 여학생에게 전해졌다면...
지금 그 여학생은 자살을 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혹시 당신의 말이 너무도 극단적이지는 않습니까.
혹시 당신의 말에 큰 상처를 받을 사람은 없었습니까.
혹시 당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빠순이들과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시 자신과 다르다고 무조건 헐뜯고 있지는 않습니까.
인생을 살아가며 굳이 타인이 죽던말던
크게 한입 베어물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무슨 인간사에 있어서는 안될 끔찍한 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니라
나와 조금 다르고
나와 조금 생각이 다르고
나와 조금 가치관이 다르고
내게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한사람의 인격체이며 누군가가 금이야 옥이야 키워온 자식이니까요.
아무리 익명성에 얼굴 맞댈 필요가 없는 가상의 공간 인터넷이지만...
조금은 따스한 사람의 냄새가 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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