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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이 나오기 까지
한가로이 집에서 "오~마이 비너스" 재방송을 보면서 글을 쓰네요. 제가 좋아하는 신민아랑 소지섭의 연인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UFC 좋아하는 팬으로 소재로 이종 격투기가 나오는 것도 재밌네요.
본론으로 넘어와서
이글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편파적이지만 그래도 수년간 제가 직접 씹고 뜯고 겪고 느낀 이야기라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아마도 출판사 입장에서 글이 적힌다는 점도 미리 밝히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난 6년 정도 전자책 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스로도 글쓰는 일을 전업으로 하고 싶어 업계내에서도 다양한 분들과 교류도 하고 술도 하고 살고 있는 중이죠.
출판 업계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도 알고 있고 업자로서 돈을 벌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경제적인 문제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중에 이렇게 글이라도 적어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이렇게 적어 봅니다.
저 나름대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기도 했고,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할 입장에서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는 편견 중에 하나가 있다면 사람들은 책을 좋아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 입니다.
뭐 그것이 진정으로 책을 좋아한다는 것인지, 종이라는 매체를 좋아한다는 말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포장하기 위해서 한다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제 기억속에서 2000년도 즈음을 기점으로 분명 국내 및 국외 출판시장은 점점 규모도 축소되고 있고, 실제 시장 상황은 매우 나쁘게 흘러간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문체부 및 각종 통계 지표를 보면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 가끔은 출판을 잘 모르는 분들은 책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어떨때는 그런 환상을 조금 깨고 싶다는 생각도 가집니다.
출판 과정에서 어떤 비용이 발생할까?
시작부터 경제적인 이야기 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구분 | 예상 수익 비율 | 권당 예상 수익 | 비용 | |
작가 | 10% | 1500원 | | 개인 및 조직의 시간 부담(자비출판의 경우는 출판사 부담을 자비로 해결) |
편집 | | | 100만원 | 출판사 부담 |
편집디자인 | | | 200만원 | |
출판사 | 35 ~ 50% | 5250 ~ 7500원 | | |
인쇄 | 5 ~ 15% | 2000원 | | 출판사 부담 |
창고 | | | 월10만원 | 출판사 부담 |
총판 | 5 ~10% | 2000원 | | 판매도서에서 차감 |
서점 | 30% | 4500원 | | 판매도서에서 차감 |
(정가 15,000원으로 산정)
위 표는 제가 임의로 만들어본 것으로 한권의 책이 나오는데 꼭 필요한 요소를 넣어보았습니다.
우선 많은 분들은 책이 나오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니까요.
일반적으로 대중 출판은 큰 틀에서 자비 출판과 기획 출판으로 나눠서 출간이 됩니다.
독자가 서점에서 책을 산다면 대부분은 위에 과정을 지나서 책이 만들어 집니다.
유통과 관리 적인 측면을 제외하면 콘텐츠가 인쇄되고 서점까지 가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비용은 저자 또는 출판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고요.
그런데 출판사를 수년 운영하다보니 이런 관계에서 오는 부조리 또는 합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강한 의문도 들고 있습니다. (뭐 그것은 업을 선택한 당사자의 문제이니 차지하고라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1. 저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저자 또는 지은이라고 하는 그룹은 전업으로 글을 쓰는 사람(저술가), 대학교수, 일반인, 특정 그룹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 또는 다년간의 경험, 노하우, 특정 정보, 특정 지식 등을 순수하게 세상에 알리고 싶은 사람들도 있고 업으로서 생계를 위해서 돈을 위해서 세상에 글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한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이들의 노고 분명 인정받아야 마땅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2. 출판사
출판사는 저자의 글(콘텐츠)을 가지고 세상에 출판물을 내놓는 일을 하는 업자들입니다. 이들은 보통의 경우 최종 타킷인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이에 편집 영역으로는 교정과 교열 그리고 윤문이나 각색을 통해서 독자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포장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요소로 독자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디자인의 영역을 다룹니다.
이때 고정비용이나 외주 비용이 발생합니다. 저자의 자비 출판이 아닌 기획 출판의 경우는 출판사가 부담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은근히 자비 출판의 빈도도 많습니다.
편집이나 디자인은 상시 근로자 10인 이상의 출판사가 아니라면 보통은 외부 업체 또는 프리랜서들에게 맡겨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3. 인쇄
출판사에서 인쇄를 할 수 있는 전반적인 과정을 마치게 되면 인쇄소에 파일이 넘어가는데 수십년 전부터 국내 출판은 DTP로 넘어가면서 인디자인이나 쿽 익스프레스 같은 편집툴에서 만들어진 PDF 파일 또는 EPS 파일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인쇄 방법으로 인쇄가 되는데 보통은 대량은 옵셋 방식, 소량은 POD 방식으로 인쇄됩니다.
인쇄 과정이 궁금한 분들은 파주 또는 종로에 인쇄소를 방문하여 상담을 하면 꽤나 많은 정보를 알려줍니다.
인쇄 가격도 천차만별이지만 보통은 종이의 종류, 표지 종이 그램, 내지 종이 그램, 후가공 인쇄의 양으로 결정이 됩니다.
인쇄도 이문이 남아야 하기에 1부 2부 출력으로는 운여이 불가능합니다. 보통 500부 이상의 인쇄를 요구합니다.
최근 초판 인쇄부수는 500~1000부 정도 입니다.
4. 창고
전국 서점에 배포한다 해도 500부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러나 출판사도 재고를 비축해야하고 인쇄소도 이문이 맞으려면 1,000부 이상의 인쇄를 권유하기 때문에 남는 양을 파주, 포천 인근(지방:지대가 비교적 저렴한 곳으로)에 창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전국에 서점이 많기는 하지만 그만큼 출간되는 책의 종류도 많기 때문에 각 서점에 소화 가능한 도서의 권수는 1~2권 또는 인기가 없다고 판단되면 원하지 않기도 합니다.
5. 총판
전국에는 굉장히 많은 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디에 서점이 있는지 정확한 집계를 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데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는 소형 서점들은 그냥 사라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 각 서점들에 책을 배송해야하는 업무는 중.소형 출판사가 비용이나 신뢰의 문제로 총판을 통해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국내에는 북X이나 송X 그외 다양한 총판에 일괄적으로 맡겨서 진행하기도 합니다.
6. 서점
교0, 영0, 반0 등 대형 서점이나 인터00, YES00 같은 인터넷 서점 등에 책이 배본되어 독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출판시장에 문제점을 몇 개 발견하였습니다.
실은 저는 종이책을 만들고 있지 않아 총판이나 창고 비용은 따로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많은 독자들이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위탁판매제도!!!
우선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국내 출판 유통은 위탁 판매 제도라는 점입니다.
하나의 출판물이 세상에 나올 때 많은 비용을 출판사(자비출판의 경우는 저자)에서 수반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인세부터 편집 및 디자인 그리고 창고 등 출판물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70% 이상이 출판사에서 부담하고 있지만 수익은 35~50% 미만입니다. 실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많지만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책이 판매되는 동안 출판사는 서점 또는 총판이 출판사에 결제하기 전까지는 한푼도 수금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또 위탁판매제도의 허점은 실제 유통되는 도서가 모두 판매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쇄되어 유통되고 시간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정확한 판매 데이터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투자는 먼저 했지만 회수는 언제 되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정말 비논리 적이고 멍청한 사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유통되어 파손되거나 분실되는 것도 출판사에서 부담해야하는 리스크라고 할 수 있죠. 서점이나 총판은 출판사의 도서를 위탁받아 판매하는 정도로 그치고 실제로 판매되었다고 추정되는 숫자도 허수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위탁 판매가 가진 장점도 많겠지만 제 상식으로는 지금과 같은 과정과 대중 문화로는 아마도 출판 시장 자체가 가진 한계가 곧 초래되지 않을까 합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종이로 출판물을 만드는 출판사는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감히 예언해봅니다. (실은 실제로도 많이 줄었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업계 내외 또 전문가들의 반응이기는 합니다.)
세세하게는 위탁판매를 진행하여 판매된 대금의 대부분을 단기 어음으로 주는 관행도 꽤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산하거나 폐업하는 출판사도 꽤 많고 재고가 모두 파지가 되는 상황도 꽤 많이 목격하였습니다.
실은 출판 시장이 활발할 때는 그런 것들이 크게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능력 없는 출판사들 일부의 문제라고 치부되었는데, 지금처럼 편균 발행 부수가 1000부가 된 세상에서는 정말 좋은 출판사들도 경제적인 문제로 크게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불법복제!
저는 전자책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계하는 분들 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자주 하는 질문으로 불법복제를 꼽습니다.
eBook 또는 전자책 이라고 불리는 이 매체는 아마도 불법복제에 꽤나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도 불법복제를 하거나 불법복제된 파일을 유통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비단 전자책 분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금도 포털에서 ‘웹하드’ 키워드 하나로 검색해보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해당하는 프로그램들이 버젓이 불법복제되어 유통되고 있고 정부기관에서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는지 단속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종이책 역시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스캔 대행’ 정도로 검색하면 종이책 한권을 스캔해주는 비용이 보통 3천원이 넘지 않습니다.
돈 만원이면 배송비용을 포함해도 남기 때문입니다. 물론 ‘스캔 대행’ 자체가 불법입니다.
허나 자신의 책을 스캔하는 것은 불법도 아니라서 스캔이 되었다고 가정하면 여기서 부터는 ‘대중 문화’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수백만원짜리 프로그램도 버젓이 불법 복제되는 세상에서 돈 만원에서 이만원 정도의 책이 불법 복제 되는 것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뭐 이것은 누워서 침뱉기 이고 손가락으로 하늘 가리는 것이라서 스스로 0잡고 반성할 뿐입니다.
저작권!
저작 재산권, 저작 인격권, 지식 재산권 이런 법률 용어를 정확히 구분하고 사용하는 일반인이 얼마나 될까요?
또는 이를 지키는 저작자는 얼마나 될까요? 아니 정확하게 구분이나 하는 저작자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이글을 쓰는 저 스스로도 이부분은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가 지키려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도 무지에서 발생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입니다.
변호사 분들도 수차례 만나고 저작권 위원회 담당자 분들도 만나봤지만 솔직히 그들도 잘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 볼까요.
어떤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저작물에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이 버젓이 인용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또 참고 문헌이나 출처를 표시하여 인용하면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만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1970년에 비해서 2015년에는 수준이 좋아졌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서 출판!
독자들이 책을 고르는 기준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알면 벌써 부자가 되었을텐데…)
단 몇년 열심히 파다보니 아주 약간 알 것 같습니다.
우선 우리나라 독자들은 네임드가 있는 출판사나 저자가 아니라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만약 관심을 주는 독자가 있다고 해도 일부라서 실제로 출판을 진행하기에는 손익이 나지 않는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업계 내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국내 저자를 활성화 하려는 움직임 보다는 국외 출판물을 국내로 가져와서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플랜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믿기 어려운 분들은 스스로 이렇게 물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해에 몇 명의 문인이 배출되고 그들의 이름과 도서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다른 방법으로는 인터넷에서 대형 서점 몇 군데만 가보셔도 알 수 있습니다. 베스트 셀러 등록된 도서 중에 국내 저자가 많은지 국외 저자가 많은지…
구분 | 예상 수익 비율 | 권당 예상 수익 | 비용 | |
외국 회사 (에이전시를 통함) | | | 100 ~ 미정 (만원) | 라이선스 조항 만큼 출판이 가능함 출판사 부담 |
번역 | | | 300 ~ 500만원 | |
편집 | | | 100만원 | 출판사 부담 |
편집디자인 | | | 200만원 | |
출판사 | 35 ~ 50% | 5250 ~ 7500원 | | |
인쇄 | 5 ~ 15% | 2000원 | | 출판사 부담 |
창고 | | | 월10만원 | 출판사 부담 |
총판 | 5 ~10% | 2000원 | | 판매도서에서 차감 |
서점 | 30% | 4500원 | | 판매도서에서 차감 |
(정가 15,000원으로 산정)
이 방법은 단기적으로나 계약기간 동안 많은 판매량을 확보한다면 국내 저자의 작품을 출판하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많기 때문입니다.
쉽게 생각해서 10,000부의 판매가 있다는 가정에서 국내 저자의 작품이라면 1500원 x 10,000부 = 1,5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외국 작품을 가져오면 라이선스와 번역을 합쳐도 일반적으로 500만원 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출판시장 자체가 좋지 않아 분명 리스크는 있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런 모델은 분명 장기적으로 국내 작가의 입지가 좁아지고 그들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것은 국내 출판 문화에 좋은 영향보다는 좋지 않은 영향이 많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 배움이 짦아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수십년 전부터 국내 출판 시장은 외서를 번역하여 독자에게 제공하는 플랜 및 프로세스가 발달하였고, 그것을 일반 독자들이 더욱 좋아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대안은 독자들부터 국내 저자의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기반 산업 활성화같은 측면에서 국내 저자의 작품을 사주는 독자가 많아지면 좋겠다는 것이 제 대안이자 바램입니다.
아마도 쉽지 않겠죠. 일반 대중 문화는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니까요.
글을 쓰다보니 저도 최근에는 이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않아졌습니다. 여태 국내 저자의 작품을 그것도 인디 작가의 작품을 다수 작업하면서 포기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성!
출판물의 전문성 이것은 정말 중요한 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전자출판물을 사업으로 택하여 스스로 제일 안일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여기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분야를 잘하는 사업체들도 있기는 하지만…)
저는 전자책이라는 ‘미디어만 잘 만들면 될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특정 전문 분야를 잡지 못하여 총서를 다루면서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편집하고 디자인하고 출판하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노하우를 갖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되었지만 한권 한권 나오는 출판물 자체에는 독이 되고 말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나온 작품 하나하나에게 미안하고 읽어주는 독자님들께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말했던 편집(교정, 교열, 윤문 등)을 하려는 편집자는 자신의 분야에 전문성이 있어야 독자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알려야 할지 무엇을 감춰야 할지를 알 수 있으니까요.
저자가 아니라 편집자 중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분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가지도 제대로 알기 어려운데 여러분야에 능통한 사람이 몇 이나 되겠습니까?
이런 부분은 아마 저만의 착각이나 오류가 아니라 출판을 하고 싶은 많은 분들이 혼동을 하거나 실제 오류가 일어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떨때는 출판 자체를 굉장히 쉽게 생각하는 분들도 만나니까 말이죠.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좋지만 자만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닌데요.
그런데..
재밌는 것은 실제 출판시장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물론 이것은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제가 수년동안 출판 시장에서 느낀 것입니다.
외국의 사례는 사실 잘 느끼지 못하지만 국내 독자들이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노출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열거한 여러가지 요소들을 모두 무시하고 판매만 놓고 말하자면 좋은 책이 잘 팔리는 것이 아니라 많이 홍보되고 입소문 난 책들이 많이 팔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가령 흥행되는 영화와 관련이 있는 작품, 연예인이 소개해주는 작품,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간접으로 홍보해주는 작품 등 소위 방송 좀 탄 작품들이 잘팔린다는 것이지요.
개개인의 선택이 잘못되었다 말할 수 없습니다. 선택을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틀린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저는 독자들이 책을 고를 때 어떤 주관이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출판사나 저자들에게 피드백 해준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계에서 자신이 필요한 분야를 제공자에게 알려주고 적절한 페이를 해주는 문화만 생겨도 출판 시장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잘하고 있고, 제가 무지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글을 주제 넘는 글이 될 것입니다.
또 제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해도 이런 글 몇 개로 문화가 대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제 생각이 맞다면 저는 아직 능력이 없어서 바꿀 수 없는 이 현실을 누군가 좋은 아이디어로 조금이라도 발전적인 모델로 기여해주길 바래서 일 수도 있습니다.
끝으로
이런 글을 적는 저 스스로 많이 모자라는 것을 느낍니다. 이제 6년 정도 출판업에 몸을 담은 제가 시장 현상과 시장 현황을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저 같은 새내기가 생각하는 것이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글을 시작하였습니다.
또 우리 업계를 잘 모르고 ‘책’ 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부분만 생각하여 화려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냉혹한 현실을 알게 해드리고 싶은 욕심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이 모여 출판 업계가 발전 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실행력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스개 소리 하나 해보겠습니다.
아이을 키우는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서는 텔레비전을 보지 말고 책을 보라고 혼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라서 출판사에 입사했다고 하면 울고 방송국에 입사했다고 하면 잔치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출판시장은 조용히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2015년 지금 제글이 아쉽게도 대안이 되지 못하고 그냥 스스로 자책이나 하는 글이 되어 버려서 읽어주시는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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