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써보는 공포???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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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리가 약간 어지럽다. 시계을 쳐다보니 새벽 세시가 좀 안됬다.
당신은 친구와 술을 약간 마시다가 말이 길어져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아파트입구에 들어서니 대부분의 창문은 불이 꺼져있다.
당신은 술을 좀 마셔서인지는 몰라도 문득 과 후배에게 들었던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이 머리속에 떠오르며 호기심이 발동한다.
당신은 장난으로 핸드폰에 적어놨던 다른 세계로 가는 방법에 대해 미친듯이 찾아보다가 간신히 그것을 찾아내고야 만다. 빠르다면 10분안에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후배는 도중에 누군가가 타거나 순서가 달라지면 다른 세계로 갈 수 없고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마침 시간은 정확히 새벽 세시 오분이고 우유배달부나 신문 배달부가 움직이는 시간은 새벽 네시에서 네시반 사이다. 오래걸리지는 않을 것이므로 당신은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후배가 알려준 방법을 실행해보기로 한다.
-선배 절대로 장난으로 하면 안되요!! 하더라도 돌아오는 방법을 제대로만 알고 있으면 괜찮을거에요, 아니 아예 외우세요. 저 아는 선배도 이거 했다가 며칠동안 수업도 안들으러 오고 집에서 이불만 껴안고 있었대요.-
“까고 있네.
장난으로 하지 말라는거면 뭐하러 가르쳐주냐.”
당신은 피식 웃으며 중얼거리고는 엘리베이터에 탄다. 술을 얼마 마시지 않았음에도 입에도 뿜어져 나오는 술기운이 섞인 날숨은 엘리베이터에 있는 거울에 부딪혀나와 기이한 모양을 만들어낸다.
당신의 아파트는 25층이다, 다른 세계로 가려면 최소 10층이상의 아파트여야 한다고 했다.
“이게 뭐 별거라고 오바하는 거야.”
당신은 짧게 중얼거리고 핸드폰을 켠 채로 엘리베이터에 탄다.
길어도 15분이면 될 것이다.
당신은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서 4층을 눌렀다.
그리고는 4층에 도착하여 바로 2층을 누르고 기다린다. 한번에 두 개를 누르면 안되고 한번에 하나씩만 눌러야 한다고 했다.
2층에 도착하여 10층을 누른다.
10층에 도착하여 2층을 누른다.
여기까지는 순조롭다. 이제 당신은 2층에 도착하여 3층을 누른다.
3층에 도착하니 묘하게 생긴 여자가 탄다.
중간에 다른 사람이 타면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럴 때는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니 1층을 누르라고 적혀있다.
당신은 매뉴얼대로 1층을 천천히 누르려다가 여자가 먼저 엘레베이터를 누르는게 순서일것만 같아 기다린다. 5초정도 지났을까, 여자는 가만히 서있기만 했고 당신은 그냥 1층을 누른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엘리베이터는 어느 새 5층이다.
당신은 어느 순간 정신이 퍼뜩 든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는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숨도 함부로 쉬면 안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아까부터 잡음하나 들리지 않는 이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당신만의 숨소리만이 들리기 때문이다.
여자는 아까 엘리베이터에 탄 채로 당신에게서 약간 거리를 두고 가만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당황한 당신이 공황상태에 빠져 있는 새에 엘리베이터는 10층에 도착하고 문이 활짝 열린다.
당신이 알기로 10층은 절대 이렇지가 않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너무나 기이하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길이 몇 갈래로 펼쳐져 있고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를 빨아들이는 듯한 느낌이 난다. 밖의 풍경은 너무나 기이하다.
엘리베이터 저 멀리 보이는 하늘의 색은 지금까지 당신이 20년을 넘게 살며 단 한번도 본적이 없는 색이라 말로 설명할 수 조차 없고 그 뭔가와 비교조차 할 수도 없다.
움직이지 않던 여자는 천천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그리고는 천천히 몸을 반정도 돌려 다른 곳을 주시하고는 뭔가를 말하기 시작한다.
그것은 이 세상의 인간이 낼 수 있는 발음이 아니었다.
당신은 온몸을 벌벌떨기 시작한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 불은 환하게 켜져 있고 문은 계속 닫히지 않는다.
이건 뭔가 엄청나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당신의 머리를 강하게 지배한다. 공포감에 몸이 마비된 당신은 간신히 남아있는 이성을 추스려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매뉴얼대로 돌아가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임을 인지한다.
당신은 돌아가는 방법을 보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급하게 꺼낸다.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주머니의 핸드폰은 평소와 다르게 바지에 너무나 꽉껴 잘 꺼내지지가 않는다. 그리고는 급하게 꺼내다가 놓쳐 엘리베이터 바닥에 핸드폰을 떨어뜨린다. 급하게 몸을 숙여 켜보았지만 핸드폰은 전원이 나간상태로 켜지지 않는다.
당신은 두려움에 고개를 제대로 들 수가 없다,
당신의 시야에 여자(여자인지 남자인지도 알 수 없다)의 발이 들어온다. 여자의 신발은 애초에 지면의 일부였던 것처럼 그 자리에 그렇게 나무뿌리처럼 굳건히 있다. 당신은 그것이 당신의 시야 너머로 당신의 뒷통수를 쳐다본다는 사실을 느낀다.
당신은 돌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하려 침착하게 애를 쓴다.
그리고 곧 당신은 처음 눌러야 하는 층수가 5층이었다는 것을 애써 기억해낸다. 당신은 확신한다. 5층임이 분명하다.
당신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5층을 누른다.
그러나 문은 닫히지 않는다.
분명히 5층을 눌렀는데 왜 바로 닫히지가 않는지 미칠 지경이다.
이윽고 끼익하는 낡은 마찰음과 함께 문이 서서히 닫히려는 순간 여자가 결코 빠르지 않은 속도로 다시 엘리베이터에 타서 당신에게서 조금 거리를 둔 후 아까 서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당신의 머릿속에 2m거리에서 치타와 맞닥뜨린 어린 임팔라가 떠오른다.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수만개의 생각이 당신의 머리를 교차한다.
5층 다음에 뭐였지? 5층 다음에 뭐였지? 그건 3층이었던 것 같아 맞아 그래 3층이었어.
평소에 무기력하고 나약하기만 했던 당신의 머리는 놀라운 기억력으로 5층 다음의 3층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3층에 도착하자 도무지 그 다음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옆의 여자는 계속 가만히 서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 든다. 조명이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까지 든다. 당신은 급기야 다리에 힘이 풀리며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만다. 바닥이 당신의 채액으로 흥건해졌지만 당신은 다리가 축축해짐을 전혀 느끼지도 못한다.
당신은 두려움에 바들바들 떨며 혹시나하는 마음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다시 켜본다.
순간 핸드폰에 전원이 들어오고 나머지 순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눈물이 터질것만 같다. 지금까지는 맞게 했다. 돌아가는 순서는 훨씬 짧다. 당신은 4층을 누른후에 4층에 도착하자 1층을 누른다. 4층에서 1층까지의 10초 남짓한 시간이 이 세상에서 가장 길게 느껴져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
그리고는 1층에 도착한다. 1층이다. 분명 1층이다.
당신에게 익숙한 1층 현관이 보이자 당신은 폭발하듯이 뛰쳐나간다.
그것이 혹시 쫓아올까봐 잠깐 뒤돌아보니 여자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리고 당신은 처음으로 ‘그것’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평범한 젊은 여자였다. 그리고 동시에 늙은 노파의 얼굴이 나타나기도 했고 어린 여자아이의 얼굴이 보이기도 했다. 여자의 얼굴은 빠르게 계속 변화하고 있었다.
당신 머리속에 남아있던 마지막 이성이 완전히 파괴된다. 당신은 소리를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간다.
입김이 보일 정도로 추운 날씨에 당신의 바지는 당신의 몸에서 나온 암모니아 성분의 채액으로 흠뻑 젖어있다. 하지만 당신에게 추위 같은 것은 아무 상관이 없다.
사람들이 몇몇 걸어다니는 번화가까지 쉬지 않고 뛰어온 당신은 날이 밝았을 때 집에 들어가기로 결심하며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은 정확히 3시 6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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