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아이는 더 없을 예정이므로 음슴체.
예정일 12월 18일.
첫째 걱정에 브이백 도전하고 싶었는데 막달이 돼도 애가 안내려오고 거기에 크기까지하대서 그냥 포기하고 수술예약함.
이 시점에서 빨리 결정했어야하는데 혹시나하는 생각에 수술날짜 최대한 미루다가 속된말로 피똥쌈. ㅜㅜ
12월 13일 10시로 수술 잡아놓고 미적미적 준비하는데 12월 10일 저녁 이슬 비침.
첫째 때를 생각하며 여유있거나 딱 맞춰서 나오려고 하는구나 싶어서 그냥 병원서 오라고 한 12일 저녁에 입원함.
다니고있는 병원이 1인실 12만원부터, 다인실 만원의 구조라 어차피 꼼짝못하고 누워만 있을 거 다인실 쓰고 차액은 조리원이나 마사지에 투자하갰다고 호기롭게 다인실 입원.
옷 갈아입고 신랑이랑 첫째랑 집에 보내고 누웠는데, 아, 감이 안좋음, 배가 살 아파오는 것이 쎄함. ㅜㅜ
밤 10시쯤 지인들과 여유롭게 통화하고 카톡하면서 배가 아픈데 가진통이겠지 설마 진진통이겠냐, 몇 시간만 있으면 배쨀건데 이건 아니라고 키득댔었음.
병실서 태동검사 하는데 수축 수치가 심상치않음, 배 아파오는 간격도 점점 짧아지는 것이 이상해서 어플로 재보니 이미 3~4분 간격...........
간호사실에 얘기하고 휠체어에 실려서 분만실 갈 때 까지만해도 설마설마 했었는데, 다시 태동검사 하는데 수치는 좀 낮은데 진통이 있긴하다는 분만실 간호사님의 쿨한 진단, 근데 내가 너무 아파하니 당직선생님 호출, 내진해보시더니 이미 50퍼 진행이라고 긴급수술 결정.
배아픈 와중에 신랑한테 전화했는데 전화 안받음, 열댓번도 넘게했는데 안받음, 초조함. ㅠㅠ
대체로 친정부모님 호출해놓고 기다리는데 워낙 진행이 빨라서 보호자 없이 수술하러 가게 생김.
다행히 수술실 들어가기 직전에 엄마아빠 오셔서 얼굴보고 수술실 들어감, 90퍼 진행하다가 애가 안나와서 수면마취했던 첫째때랑은 다르게 하반신 마취만 함. 근데 이게 더 무서움 ㅠㅠ
새벽 2시 37분 아기 태어나서 얼굴 보고나서 정신차려보니 회복실이고 신랑이 옆에 있음.
사정상 첫째 봐줄 사람이 없어서 다시 신랑은 집으로 보내고 친정엄마랑 병실 올라옴, 소변줄 때문에 자리에서 꼼짝못하니 하실 거 없다고 대충 점심 때 엄마 보내고 누워서 엎치락뒤치락만 하는데, 오, 생각보다 할만함, 이번에도 회복이 빠르겠거니 했는데 다음날 소변줄 빼고 일어나야하는데 일어날수가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쿨하게 보호자 필요없다고 다 집에 보내놓고 막상 일어나려니 옴짝달싹못하는 아이러니, 금식이 드디어 풀려서 죽이 왔는데 먹을 수가 없어서 더 슬픔. 그 와중에 옆자리에 자연분만한 산모가 새벽 4시엔가 입원했는데 그 분은 혼자 일어나서 움직이시고 밥도 드심, 마냥 부러움 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래서 자분하는구나, 끝까지 브이백 도전하지않은 스스로를 좀 원망함 ㅠㅠ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도움으로 어찌어찌 일어나앉아서 밥 먹고 대충 몸상태 수습해서 속옷도 입고하니 급 인권이 회복된 것 같음, 침대 위에서는 생각보다 움직일만해서 또 회복이 빠른가싶은 근자감이 생겨남.
친정 엄빠 찬스로 낮에 첫째 맡겨놓고 신랑이 잠깐 다녀갔는데 그 새 신생아실 가서 아기 얼굴보고 걷고하는데, 짧은 면회시간 15분도 버틸 체력 안됨, 아기 얼굴만 좀 보다가 다시 병실 복귀. 눕는 건 하겠는데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다시 눕지를 못함 ㅠㅠ
이틀을 거의 뜬눈으로 새우다가 옆자리 보호자님의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삼아 깜빡 잠들었다가 깼는데 그 새 젖이 단단함, 아, 이번에는 젖몸살까지 겪는건가 싶어서 무서움 ㄷㄷㄷ
세 줄 요약.
1. 둘째는 진행이 빠르다는 게 뭔지 실감함, 아차하는 순간 50퍼까지 진행되니 이슬 비치면 입원준비하세요.......
2. 자연분만의 회복력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3. 낳고보니 둘째도 4키로대 우량아, 신생아실 탑먹었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