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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22917
    작성자 : 말미잘과니모
    추천 : 15
    조회수 : 547
    IP : 119.71.***.130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2/09/23 23:04:15
    http://todayhumor.com/?animal_22917 모바일
    우리집 강아지 사랑스러운 하나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2002년 하나가 새끼일때 처음 우리집에 왔어요

    그렇게 쭉~몇년을 살다가

    3년전 어느날...하나가 갑자기 몇일동안 곡기를 끊더군요,어머니와 함께 동물병원으로 갔습니다.


    혈액검사부터시작해서,x-ray도 찍고 전해질검사도 하고 여러 검사를 한결과(병원비만 처음에 60만원정도 나왔던듯...)

    의사선생님 소견으로는 하나가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라는 희귀 질병에 걸린것 같다더군요.

    말그대로 부신피질이 제기능을 못하는 병이라서 몸안에 무슨무슨 수치가 낮아서 강아지가 무기력해지는 병이라고 하시더군요

    완치가 어렵다는 수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전해듣고,길어야 1년..어머니께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라는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어머니는 하나를 품에 안고 눈물을 훔치시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왜이리 슬픈지..그날 병원에서 하나도 울고 어머니도 울고 

    저도 울었네요.



    그때부터 하나의 투병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불어,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도 시작되었어요.


    저희 집에 놀러오는 친구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너네집 서열1위 하나야 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하나가 침대에서같이 자는것을 좋아해서 안방에 3단으로된 화분받침으로 하나가 오르고 내리기 쉽게 계단도 만들어주고

    2년전쯤 부터는 관절이 많이 안좋아져서 잘 걷지 못하고 밥그릇에 밥도 잘먹지 못하였어요. 그래서 어머니는 하나 전용 식탁도 만들어주셨죠 


    하나가 걸린 병의 특성상 약을 하루에 두번씩 꾸준히 먹어야 합니다. 하루라도 약을 거르게 되면 가만히 있어도 몸을 부르르 떨고 기운을 못차려요, 약을먹는다고 기운이 나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약을 먹으면 좀 나아지거든요.


    그런데 하나가 약이 쓰니까 잘 안먹으려고해서 항상 먹을것 사이에 끼어서 주곤 했어요.

    하나가 잘먹는 음식을 어머니께서 찾다보니까

    1위 소고기 2위 닭고기 3위 어묵 4위 애견간식,사과,포도 5위 개사료 정도 되겠네요..

    그런데 이걸 2틀정도 먹이면 질려서 또 안먹으니까 그때그때 먹고싶어하는걸로 로테이션을 돌려서 줘야해요~


    하나는 저희집에서 누구보다 고기를 자주 먹는 식구가 되었고,(당연히 저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우리집 부동의 서열 1위가 되었습니다.


    약을 자주먹다보니 내장이 상하게되고 부작용때문인것 같은데 소변을 엄청 많이,자주 봐요. 거실과 그리고 가끔은 이불에도..

    하나의소변이 마를날이 없었지만 가족들은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하나를 혼내지두 않았네요

    그렇게 아픈듯 아프지 않은듯 하나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던 어느날


    태풍 볼라벤이 올라오고 있다고 몇일전부터 뉴스에서 엄청 방송을 하던 날이었어요.


    갑자기 하나가 또 곡기를 끊더군요.

    의사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길어야 1년정도 살수있을것이라 하셨는데 3년째 살아오고 있던 하나였기에...

    가족들은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병원에 데려가봤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고 괜히 더 힘들게 할까봐 편히 지내도록 놔두었습니다.


    태풍 볼라벤이 남쪽에서부터 북상하여 경기도를 강타하던날 밤 이었어요.

    밥도 물도 먹지 않은지 3일정도가 된 하나였지만 그날따라 유난히 쌩쌩하더군요.

    집에 저와 제동생 이있었는데 제가 눈에서 사라지면 엄청 우렁 차게 짖는거예요..그래서 전 속으로 아 하나가 활기가 있으니까 내일이면 밥을 먹고 다시 건강해 지겠구나 하나한테 맛있는거 해줘야지 하면서 하냐야 왜짖어 하고 하나한테 가면 다시 스윽 한번 쳐다보고 누워서

    저만 쳐다보더라구요.

    그러다가 제가 다시 눈에서 사라지면 또 월월!하고 짖고..그런데 그날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어요


    새벽에 컴퓨터를 하다가 담배를 피려고 현관문으로 나가려는데 현관문에 하나가 몸을 못가누고 쓰러져 있더군요.(하나의 배변판이 있는곳이 현관)

    사람이 죽을때가 그러면 항문이 열린다는말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먹은것도 없던 하나가 이미 뒤로 묽은변을 쏟고 변위에 쓰러져 있더라구요.


    곤히 자는것같이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일단 급한마음에 거실로 하나를 안고 와서 하나를 쓰다듬으면서 어서 기운내서 일어나라고 만져주고 있었어요

    1분정도 지났을까

    그때 하나가 숨을 거칠게 쉬기 시작하더군요. 크으윽,크으윽, 이렇게 거친 숨을 쉬는데 하나가 곧 죽는다는 생각이들었고

    하나의 마지막을 옆에서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과 이 모습을 차마 못보겠단 마음이 서로 엄청 갈등하였습니다.

    결국 바로 옆에서 하나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주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가 정말 죽었다는 생각이 믿기지 않아 충격에 쌓여 오열을 하였구요..동생은 절좀 ㅄ같이 쳐다보더군요

    왜이렇게 심하게 우냐고...그래서 전 야년슬프지도않냐개ㅅㅄㅂㄹㅇㅇㅂㄱㅇ...

    잠깐 일때문에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황급히 전화를 받고 돌아오시고선 어머니도 오열..ㅠㅠ


    어머니가 더러워진 하나 몸을 닦아주면서

    '하나야 잘갔어,엄마가 후회없게 해줬어 잘갔어'

    이말을 계속 반복하시는데 옆에서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지금또 눈물이 날것같네요..ㅠㅠ


    그렇게 정신없이 새벽이지나가고 아침이 밝았는데 볼라벤이 언제왔냐는듯이 하늘이 맑게 개었더군요

    그렇게 어머니와 저와 함께 하나를 집에서 멀지 않은곳에 성당과 공동묘지가 있는곳이 있는데 그곳에 어머니 아는분이 계셔서

    그쪽 산중턱에 하나를 묻어주고 왔습니다.


    어머니도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셨대요.

    속으로 하나야 가더라도 태풍가고 가거라. 태풍오는데 너 묻으러 가면 엄마 힘드니까 태풍가고서 가거라 했대요

    그렇게 하나를 하늘나라로 보내주고 왔습니다.


    일주일정도 있다가 어머니 친구분들이 강아지키우시는분들이 많은데 어머니 친구두분 데리고서

    앞으로 하나 약값안들어가니까 내가 너네키우는 개들 사료랑 간식사줄께 하면서 동물병원을 찾아가셨대요, 가셔서 사료랑 간식사니까

    선생님이 왜 하나 약안지으시고 사료사세요 하시니까

     하나가저번주에 좋은곳으로 갔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1년살것 2년 잘살다갔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드렸더니 그 선생님께서도(예전에 동물농장 멧돼지로부터 주인을 구한 충견 편에 나오셨었음)

    정중하게 90도 인사드리면서 감사하다고 하셨대요.


    벌써 하나가 좋은곳으로 간지 한달정도 되어가네요. 

    저녁늦게 집에 들어왔는데 아무도 없이 컴컴한 집에 들어서자마자 하나 냄새가 나는것같아 글을 적게 되었어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유의 반려동물 키우시는분들 동물들과 행복한 시간많이 만드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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