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종종 보이스 피싱 관련글들이 올라오기에
6년전 야근중에 지인의 네이트 아이디를 해킹한 조선족이 사기를 치기에
역으로 속여서 입금을 받은 일이 있어 올려드립니다.
소소하지만 사이다 하세요 -_-/
그리고 후기입니다.
일단 어제
퇴근길에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사이버 범죄 전담반을 찾자
형사가 묻더군요.
"무슨일로 오셨어요?"
"아...메신저 피싱 사례로...."
"그래서 얼마 입금하셨어요?"
"ㅡㅡ;;;; 20만원 입금 받았는데요?"
"네?"
"ㅡㅡ;;;; 20만원 입금 받았다구요"
".....아니 그놈이 왜? -_-;;;;"
".....그러니까 300 보내달라기에 장난으로 20 넣어주면 320 보내준다고 했더니....정말 20 입금해줬어요"
"ㅡㅡ;;;;;;;;; 웃긴놈이네 그거..."
"네....그런데 입금을 다른 피해자를 속여서 한거 같아요. -_-;;;"
"......아 나중에 그쪽에서 신고 들어가서 피해보실까봐요?"
"그런거죠 -_-"
".........아니 우리는 피해가 없으면 사건 접수가 안돼요 ㅡㅡ;;;;"
"ㅡㅡ;;; 그럼 이걸 어쩌나요?"
"거참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난감하네...
그냥 내일 은행에 전화해서
입금시킨분과 연락하고 20만원 보내주는거밖엔
방법이 없겠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ㅡㅡ;;;
이런 경우 신고는 아예 접수가 되질 않더군요.
그래서 오늘 아침에 입금받은 은행에 전화를 했습니다.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메신저 피싱 관련인데요"
"네 고객님, 고객님이 입금하신건가요?"
".....ㅡㅡ;;; 아니 놈에게 20만원 입금 받았어요..."
"네?"
"그러니까 사기꾼에 제 통장으로 20만원 입금했어요..."
".......아니 왜요?"
".....ㅡㅡㅋ 제가 장난 쳤더니 놈이 낚였어요"
"푸웃................"
".....그런데 놈이 다른 피해자를 속여 입금한거 같아서
입금하신 분과 연락하고 싶어서요"
"네 고객님,
입금하신 분께 저희쪽에서 연락 드려
고객님께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객님 연락처를 입금하신 분께 알려드려도
괜찮으시겠어요?"
"아 괜찮아요 ㅡㅡㅋ"
그리고 30분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입금하신 분께 연락이 왔죠.
"저...누구세요?"
"아...XX씨 아시죠?"
"네 그런데요?"
"어제 그분 메신저 아이디로 피싱 당하셨구요"
"네"
"그 사기꾼이 님께 제 계좌번호를 알려드려서
제게 입금 되었더군요 ㅡㅡ;;;;
돈 돌려드리려구요."
"아 아닌게 아니라 어제 그러고 부랴부랴 그 통장 출금 정지 시켰는데..."
"^^;;;; 아 그럼 제가 20만원 보내드리고 연락 드릴테니 받으시면 연락주세요"
"네......"
그리고나서 계좌이채를 해 드린후 연락 드렸습니다.
바로 다시 연락 주시더군요.
"네 입금 확인하고 거래중지 시켰던건 제가 연락해서 풀도록 하였어요.
5분 정도 후에 풀릴거라고 하네요..."
"아 잘해결되어 다행입니다.
그 사기꾼이 제게도 입금 요구하기에 장난을 쳤더니 제 계좌번호를 알려드렸나봐요."
"네 그런데 XX씨와는 어떻게 아시는 분이세요?"
"아 전에 저희회사에 프로젝트 들어오셨던 분이어요.
그분께도 연락드리고 메신저 아이디 비밀번호 변경하시라고 전해주세요.
제가 그분 연락처가 없더라구요"
"네...감사합니다."
"아니 뭘요 ^^"
그리고 다시 30분후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당하신 분이 전화를 주셨더군요.
"아 안녕하세요 XX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아 기억하세요? 전에 프로젝트때 뵌...."
"그럼요^^ 이번 메신저 해킹덕에 이렇게 다시 연락되었네요^^"
"아니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요?"
"아아~~ 어제 메신저 아이디를 해킹한 녀석이
제게 300 입금을 부탁하기에 은행에 잔고가 모자라 출금이 안되니
20만 입금해주면 320 보내준다고 했더니
그분을 속여서 제 통장으로 입금했더라구요.^^;;;;"
"아아~~ 그렇게 된거군요?"
"네 그렇게 된거예요 ^^;;;;"
"하하하 세상에 그런일도 다 있군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처제가 피해를 모면했네요"
"아니 뭘요^^
그보다 메신저 비밀번호 변경 하시고
거기 친구등록된 분들께 쪽지라도 보내서 알려드리세요.
혹시 더 피해보신분 없나 모르겠네요."
"아닌게 아니라 어제 지인들에게 그건으로 무지 전화오더군요^^"
"피해입은 분은 없었나요?"
"처제가 유일했는데 그나마 정훈씨에게 입금되서 피해가 없게 되었죠^^"
"아하하하 그거 참 다행입니다 ^^
언제 밖에서 한번 뵈요^^:
"네 그렇게 해요^^"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사태는 정리가 되었습니다.
좀 번거롭긴 했지만
그래도 속은 분이 없으시고
그나마 한분 있으셨던 분은 제 계좌로 입금하셔서
무사히 돈을 돌려 받을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이 방법이 재미는 있는데
어차피 대다수 피싱 사기꾼은 중국에 있는 조선족으로
정작 당사자는 한국계좌가 없기때문에 입금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게 낚인 놈은 자기 나름의 최선의 방법을 취한것이고
그 방법이란 것이 다른 피해자를 속여 제게 입금한거죠.
제 경우는 피해자분이 쉽게 이해하셔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솔직히 그분이 끝까지 의심을 풀지 않으시고
거래정지를 풀어주시지 않았으면 골치 아팠을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대포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
이 방법으로 돈을 취득할 방법은 없으며
설령 취득하더라도
그 돈은 결국 사기꾼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러니 이 방법은 재미는 있지만
좋은 방법도 아니며
잔손이 많이 가는 방법입니다.
사실 실질적 피해를 입히는 방법은 소액 입금하고 거래정지 시키는 법이라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