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한여자와 같이 앉아 가게 되었습니다.
할말이 없었습니다. 차라리 같이 앉지나 말지.. 멍하니 창밖만 보다가
하도 무안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 야.. 이러저러한데 넌 어떤남자 좋아하냐? 다섯개만 대봐... "
" 일단 넌 아냐... " ^^;
그녀가 하나하나 이야기를 시작해나갑니다.
하나. 섬세한 남자.
난 말야.. 섬세한 남자를 좋아해... 섬세한 남자란건 얼굴이 뾰족하고 머리가 뾰족하고 뭐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런 남자가 아니고 나를 섬세하게 챙겨줄줄 아는 남자말야..
그러니깐 100일이라고 다 챙기는거 꼭 챙기는거 말고...
가령 내가 머리카락에 뭐가 묻었단 말야..
그럼 어떤 남자는 사람 무안하게 낄낄대면서 머리카락에
뭐 묻었다고 소리치더라고...
그리고 난 어디에 뭐가 묻었는지도 모르지만
얼른 머리카락에 손을 대고 뗄려고 아둥바둥대지...
근데 섬세한 남자는 슬그머니 손을 내 뒤로 돌려선 떼내어주지..
내가 챙피해할까봐 아무일 없는것처럼.. 눈치채지도 못하게...
또, 길을 가는데 신발끈이 풀린거야.. 그럼 잠깐만 이라고 하면서
길가에 앉아서는 내 신발을 묶어주는거야...
됐다고 해도,
주위의 사람들이 다 쳐다보던말던 나만 그렇게 신경써주는 남자..
난 이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그럼 두번째는? "
둘.. 착한 남자..
음... 착한 남자가 좋아.
내가 새벽에 전화를 걸어서 '집앞에 꼭 와줘...'
라고 말을 하면 정말로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오는거야..
난 손목시계를 들어서 시간을 재고있지.
과연 몇분만에 올것인가.. 사실 내기를 했거든.. 친구하고..
좀 잔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기니깐 할수없었어...
그애가 다급해게 나한테 묻는거야... 무슨 일 있냐고...
그런데 '너 그냥 보고 싶어서..' 라고 말을 하니깐 잠시 멍한 눈을 하더니.. 그냥 웃어버리는거야...
난 혹시나 얘가 나 때리면 어떡하나 겁먹었는데 뜻밖에도 웃더라...
코메디프로그램이나 고딩들나오는
프로그램보면 항상 반전이 나오잖아..
갑자기 껄껄껄 웃다가.. " 이쉬끼가!!! " 하면서 막 때리는 장면...
난 그장면이 갑자기 떠올라서인지 몰라도
손이 조금씩 방어자세로 가고 있었거든...
근데 갑자기 그 애가 나한테 그러는거야...
" 다행이다. 난 너가 무슨일이 생긴줄 알고.... 아뭏튼 다행이다. "
그리고 이런 남자도 있어...
약속시간이 다 되도록 남자친구가 안오는거야.. 그래도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 그런데 저기에서 남자친구가 막 뛰어오는거야..
왜 늦었어!! 라고 말을 해주려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쓰러진거야..
오는데 차가 막히고 하도 답답해서 내려서는 늦을까봐 약속장소까지
1시간동안 뛰어왔다는거야.. 뛰는게 더 빠를것같아서..
얼마나 기특해...
난 이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그럼 또 하나는? "
셋... 능청스런 남자..
난 능청스런 남자가 좋아...
좋은 말로 하면 내다놔도 밥은 안굶는 사람말야.
약속장소에 늦어도 껄껄대며 와서는
'미안하다. 다음엔 정말 안늦을께 '
근데 하나도 늦어서 미안하다는 표정은 없는데 자꾸만 웃는거야...
화를 낼려고 하던거였는데 그냥 나도 따라서 웃게되더라고...
그리고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고르고 있는데..
아가씨가 옆에 서잖아..
근데 그 아가씨랑 이런 저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더니 아예 물건고르는 나는 아랑곳하지 않은채
그 아가씨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거야..
가게에 사람은 많이 오느냐.. 이런 손님보면 나도
짜증나는데 아가씨는 어떠냐고...
내 눈치를 봐야할 그 남자는 뒤돌아보지도 않은채
아가씨하고 이야기하고
오히려 그 아가씨가 내 눈치를 보며 이야기하더라고....
근데 그런 남자를 보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는것같애...
그래서 난 그런 남자가 좋아..
~~~~
" 그래... 또? "
넷.... 능력있는 남자
난 능력있는 남자가 좋아..
카셋트를 맨날 들고 다니는데 어느날 그게 고장난거야..
그말을 그에게 했지.. 그랬더니 이것저것 들고 보더니..
계속보는거야.. 이것저것 만져보고 그러더니 놀랍게도 고쳐지더라?
그리고 남들 다 포기하라며 이야기를 하는데
그 남자는 끝까지 하는거야.
그렇게 얼마가 지났어 그일은 다 잊혀졌는데
어느날 만났는데 그 남자는
마침내 그일을 해낸거 있지...
남들이 못한다고 하지 말란다고 포기하지 않고
남들이 다 고개를 흔드는건데도
끝까지 해내는 남자 있잖아.
그런 남자들보면 정말 남자란 생각이 들어..
그래서 난 그런 능력있는 남자가 좋아..
~~~~
" 이거 마지막인데? 마지막은? "
다섯..... 이벤트적인 남자
난 이벤트적인 남자가 좋아.. 광고에 보면 나오잖아.
신현준이 전화기를 들고 ' 널위해 준비했어'
라고 하면서 색스폰 부는 장면말야..
그 장면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거든...
그러니깐 생일날 선물줄거 다 주곤 생일식도 다 치른후에
헤어질쯤에 잠깐 데려갈데가 있다면서 날 델고 가는거야..
어디로 데려가는줄 알아? 건물 옥상으로 데려가는거야..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어.. 근데 잠깐 기다리라고 그러더니...
가방에서 뭘 꺼내더니만 불을 붙이는거야 ... 뭔가 했더니만
폭죽을 터트리는거 있지.. 하나하나...
그 장면만 바라보고 있었어.. 근데 몇개를 터트렸는지 맞춰보래..
난 그때 당연히 내 나이만큼 터트린줄 알고 내 나이라고 말을 했지..
그랬더니.. 틀렸데.. 하도 여러개를 쏘아올려서
몇개 터트렸는지 몰랐는데 그 애가 우리엄마
나이갯수만큼 쏘아올렸데...
' 날 태어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
그때 아무말도 못했어...
또 한번은 내가 아파서 수업에 빠졌거든.. 전화가 와서 그말도 했고..
그애는 문병까지는 못오고 몸조리 잘하라고만 하더라고..
서운하더라.... 그래도 아파서 생각나서 전화했는데..
아픈거 괜찮아져가지고 학교에 갔는데
애들이 나한테 우르르 오는거야..
난 나 몇일 결석해가지고 애들이 신기해서 쳐다보나 했는데...
다들 능글맞게 웃고 있더라고... 왜 그러냐고 하니깐..
그 애가 내 수업에 다 들어와가지고 출석체크 대신 해줬데...
처음엔 내 이름불렀는데 남자애 목소리가 나니깐 다 돌아봤는데
그 애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어쩔줄 모르더래..
근데도 다른 수업시간에도 꼭 들어와선
자꾸 그렇게 출석체크하니깐.. 우리과 사람들이랑 친해졌다나...?
난 그런 이벤트적인 남자가 좋아...
~~~~
" 에이.. 그런 남자가 어딨어... 그중의 하나만 되도 성공하겠다. "
" 아냐.. 내 이야기중에 등장하는 사람은 다 실존하는 사람이야.. "
" 누군데!! "
"내 애인...."
이런 남자가 못되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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