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몇년전에 친구에 소개로 우연히 알게된 오유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네요...
참고로 별다른 대책없이 쓰게 되는 글이라 길어질수도 있겠네요....
오늘은 저에게, 혹은 저희 네 가족에게 너무도 뜻 깊은 날이기도 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네요...
저는 1983년 4월 한 가정에 막내로 태어난 한 사내입니다...
남들과 별반 다른거 없이 그렇게 한 인생을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때 인천으로 전학을 갔습니다...
저의 부모님께선 인천시 구월동과 연수동 쪽 뉴코아 백화점이라는 곳에서 식당 몇개를 운영 하셨습니다...
그리 풍족하진 않았지만 그리 부족함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았습니다...
부모님이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식당을 운영하셨던지라 주위에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자연스레 친해지게 되었지요..
그러던 중 근처에 미국식 햄버거 집을 운영하시던 분과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그분(아주머니)은 미국에 두 형제를 두고 계셨고 남편분과는 같이 한국에서 지내고 계셨던거죠...
어떻게 이래 저래 하다 그 분과 저희 어머님은 친분을 쌓게 되었고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저와 저희 형도 그 분을 이모라고 부르며 각별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 그 분은 저희 어머니께 저와 저희 형의 미국 유학을 추천하더군요...
그 분이 친하게 지내시는 분이 미국에서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계시니 저희 학교 문제 같은건
별 문제 없이 처리할수 있을거라고 하면서요....
집 문제도 당신 아들 둘이 잘 살고 있으니 그 쪽으로 들어가면 별 문제 없을거라면서요...
그때 당시 미국 유학이라 하면 돈 있는 집 자제들만 가고 절차도 까다로워서 참 힘들 때였습니다...
미국 생활에 아무것도 모르시던 저희 부모님은 당신 자식들 조금 더 잘 키워보고자 미국 유학이란
그분 말씀에 혹 하셔서 결국 결정을 내리셨죠....
당시 저희 형이 중3이었고 제가 중1 바로 올라갔을 때였습니다...
저희 형은 무조건 좋다며 가겠다고 난리를 쳤지만 저는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죽어도 안 가겠다고 때를 썼죠...
결국 저희 형은 그렇게 먼저 미국으로 떠나게 됐고 저는 완강히 반대를 하여 한국에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형제는 떨어져 지내면 안된다는 부모님 말씀하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저도 미국이라는 나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건,,, 그때가 한참 HOT가 캔디로 날릴때였는데 제딴에는 형 위해준다고
거금을 들여서 HOT 카세트를 구입했죠...ㅎㅎ;;
미국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형에게 카세트를 전해주며
"형 형 요새 한국에 제 2의 서태지와 아이들 나왔잖아!!!!! 이것 좀 봐봐"
그러자 저의 형은 너무도 태연하게 답을 하더군요...
"아.. HOT????? 요새 여기서도 난리야 새끼야....ㅋㅋ"
.....
알고 보니 미국에서도 한국 티비 다 보고 한국 음식 다 먹고.. 그랬더군요...
어쨌든...
그렇게 저화 저희 형은 부모님과 떨어져 그렇게 미국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얼마동안은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보는것마다 신기할 따름이었고,, 주위에 지나가는 사람들 하며 모든것들이 너무나 새로웠었으니까요....
그렇게 이모 아들 형들도 알게 되었고 이모 아시는 분이라던 변호사분도 만나고 미국 중학교도 들어갔고...
모든게 순조롭게 지나가는 듯 했는데....
한국에서 IMF라는게 터지더군요...
너무 어려서 몰랐습니다.... 부모님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쳐하게 됐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매달 보내오시던 얼마에 생활비는 갑작스럽게 줄어버렸고 제가 처한 현실을 14살이라는 나이에 알아버렸죠...
자세히 다 쓸순 없지만 그 이모 친구분이시라던 변호사 분은 완전 개 사기꾼이었고
이모 아들이란 형들고 알고 보니 정말 개 인간 말종 쓰레기였습니다...
물론 그 사실은 이모도 모르고 계셨던거고요....
그 형들이 얼마나 쓰레기였냐면,,,,
한국말은 서툴게 하는 정도고 친구라는 놈들은 다 질 나쁜 흑인들이었고 그 당시엔 상상도 할수없던
나쁜짓도 서슴없이 하던,, 일명 LFC라는 갱에 속해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매달 저희 부모님이 보내주시던 생활비도 지들 유흥비로 빼돌렸더군요...
그땐 몰랐죠.. 아무것도 몰랐죠.... 그냥 다 고마워 보였고 한국보다 한층 여유스러워진 생활에
그냥 하하호호하며 살았죠...
그 형들 덕분에(?) 14살이라는 나이에 술,담배,섹X를 다 경험해봤죠....
그때는 미국에선 다 그런줄 알았고 그래야만 하는줄 알았던거죠....
부모님껜 말씀을 드릴수가 없었습니다...
저와 저희 형은 학생 비자로 어렵게 와 있었고 부모님께선 비자 자체도 없으셨기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올수가 없었으니까요...
그 이모를 믿었고,, 그 이모님에 말을 다 믿으셨으니까요.....
그러다 어느 순간 저희 형은 정신을 차렸고 그 이모 아들이란 형들과 대판 싸운 후에
저를 데리고 집을 나와버렸습니다....
그렇게 형 친구네 집으로 잠시 들어가게 되었고 결국 부모님께도 모든 사실을 알렸죠.....
중간 중간 변호사라는 그 년도 그렇고 아들놈들이라는 그 새끼들고 그렇고 할말이 너무 많지만
그냥 개 뭐같은 년놈들이었다고만 하고 생략하겠습니다...
그후 어머님이 미국에 오셨고 결국 저희 뒷바라지에 불법체류자라는 상황에 처하시게 되었습니다...
관광 비자 3개월 받으셔서 오신 후에 그냥 머무르신거죠.... 오직 저와 형 때문에....
아버지는 몇개월동안 수금을 받지 못한 가게들은 정리하시느라 한국에 머물러 계셨구요...
그렇게 저와 형, 어머니는 방 한칸짜리 아파트를 얻어서 나왔고 그때 제 나이가 만 15세 중반 정도였던든 싶네요...
아직도 생생하네요...
다른 애들 다 학교 끝나고 농구, 티비 보러 갈때...
저와 저희 형은 낯선 아저씨를 따라 건물 청소를 하러 갔습니다....
미국 학교는 2시에 끝났기 때문에 3시 정도에 일을 가서 11시 정도까지 건물 청소를 했었으니까요...
어머님은 주 7일을 말도 안통하는 식당에 가서 햄버거를 만드셨구요....
그러다 아버지도 관광 비자 3개월을 받으시고 들어오셨습니다...
그 후 저는 고등학교 4년 내내 형과 함께 건물 청소, 학교 공부를 병행 헀고,,,
어머니는 주 7일을 식당에서,, 아버지는 주 7일을 맥주 가게에서 쉴틈없이 보냈습니다....
저와 형이 미국올때 어느 정도 빛도 있었기에 그걸 갚기 위해서,,, 또 어떻게든 자식들
대학 보내주시겠다고.....
근데 그마저도 철없던 막내 제가 사고 쳐서 돈 다 까먹고.....
결국 저와 형은 대학을 포기했고 본격적으로 사회 생활로 뛰어들었습니다....
둘다 어느정도 머리는 있어서 영어는 어렵지 않게 터득을 했었죠....
그렇게 쉼 없이 고등학교 졸업 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저희 형은 미국 4대 통신회사 본사에 당당히
입사했고 저도 나름 이름 있는 중소 기업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저희 집 장만에도 성공을 하였고, 빛 청산에도 성공을 하였고,,
무엇보다 가족간에 화목을 찾은것 같아서 너무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중에서도 정말 기쁜건 오늘 저희 가족이 미국 영주권을 받았습니다....
미국에 거주할수 있는 특권을 받아서가 아니라 본의 아니게 가족 네명 모두가 불법체류자로 살아야 했던
몇년에 세월과 미국 유학이라는 말에 혹해서 저희를 타지로 보내셔야 했던 부모님에 미안함과
철없이 제 삶을 비판하고 부모님께 몹쓸짓을 한 제 과거가 너무 후회되고 죄송해서...
그래서 더더욱 뜻깊은것 같습니다....
네.....
저 건장한 남자입니다... 사지 멀쩡합니다....
근데 군대는 안 갔습니다... 아니 못 갔습니다....
몇번이고 한국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지만 이기적인 저희 부모님께서 말리셨습니다...
지금 오면 너흰 이도 안되고 저도 안된다고....
뭐가 되든 거기서 마무리 지어보자고....
국방에 의무를 다해서 군대에 갔다 오신 모든 형, 동생들께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자신의 이익때문에 모든 의무를 져버리고 불법체류자로 몇년을 살아가고
이제는 미국에 한 주민의 일부가 되어서요...
욕하셔도 마땅히 할 말이 없을것 같습니다.....
몇몇분들은 기억하실수도 있겠지만 전에 서재응 선수에 경기를 보고 왔다는 식에 글을 올렸던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나름 한국 선수들 오면 빠지지 않고 직접 갈려고 하고,,
설령 한국 가수들이 근처에 콘서트 오면 그 또한 빠지지 않고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냥 왠지 모르게 그렇게라도 해야 도리를 다 하는것 같고 제 자신에게도 나름 떳떳할수 있을것 같아서요...
아직도 인천 관교동 길이 선명하네요....ㅎㅎ;;
와... 글이 너무도 길어졌네요....
미국 생활 뭐같은 13년만에 드디어 저희 가족 네발 제대로 펴고 자게 됐고
이제는 한국도 한번 가볼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도 생기게 됐고
무엇보다 영주권이 없어서 손해봤던 여러거지 일들이 이제는 해결될수 있을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언젠가 한국에 가게 될 기회가 왔을때 꼭 오유에 글을 남기겠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저 술 한잔 사주시고요;;;^^ 맘에 안 드시는 분들 있으면 욕 한번 해주시고요;;;^^
13년동안 생각만 하고 못 가본 한국.... 정말 그립네요... 아직 관교 초등학교는 있나 싶네요..ㅎㅎ
이상입니다....
끝까지 글을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하고요,, 나중에 꼭 한번 뵜으면 합니다....
꼭 글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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