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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 보기 “가난 알려질라” 굶는 아이들
27일 낮 12시40분 서울 노원구 Y중학교의 점심시간. 학교 행정실에서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자녀를 위해 주문한 도시락 122개가 급식실에 도착했다. 집단식중독 사고 이후 각자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그렇게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삼삼오오 모여 든 학생들은 어색한 표정으로 도시락을 받은 뒤 부리나케 자리를 떴다.
도시락을 받아야 할 몇몇 학생들은 선생님이 불러도 못 들은 척 달아나 버렸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식사를 마치고 교실 바깥으로 놀러 나가자 그제서야 일부 학생들은 주위 눈치를 살피며 도시락을 가지러 왔다.
J(15)군은 “애들 다 있는데서 도시락을 받으면 우리 집 형편이 알려질 것 아니냐.”면서 “계속 이럴 수도 없고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끝내 주인한테 가지 못한 도시락은 20여개. 결국 20여명은 못사는 집 아이라는 ‘낙인’보다는 차라리 ‘배고픔’을 선택한 셈이다. 학교 관계자는 “그나마 40개가 남았던 어제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존심을 다치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고 있지만 그래도 거부하는 학생이 많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도시락업체 S사 관계자도 “학교에 배달된 도시락이 이렇게 많이 남는 경우는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전국을 뒤흔든 식중독 사태의 여파가 엉뚱하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맘고생으로 번지고 있다.
급식 파문 이후 해당 학교들은 기초생활보호대상 학생들에게 식당 식권을 나눠 주거나 단체로 도시락·빵을 구입해 주고 있지만 나쁜 형편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식사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전체 학생 700여명 중 85명이 기초생활보호대상 학생인 서울 D중학교는 식중독 사태 이후인 23일 인근 식당에 아이들 식사를 부탁했다. 하지만 식당에 간 학생은 50여명뿐.5명 중 2명이 굶는 걸 선택한 셈이다. 고민 끝에 학교는 식당을 인근 구청식당으로 바꿔 봤지만 상황은 비슷했다. 한 교사는 “처지가 비슷한 아이들끼리 같이 모여 밥을 먹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 S중학교는 3교시 끝나고 나서 김밥을 배달시켜 특별활동실에서 조용히 나눠 주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특히 여자아이들은 감수성이 예민해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몇몇 학교들은 학생들에게 상품권을 줘서 스스로 도시락을 싸오게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M중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의 불편함은 좀 있겠지만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만큼 비교육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 끝에 내린 차선책”이라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싸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면 이 방법도 도움이 안된다.
한편 학교급식 파문 이후 무료 급식지원 대상이 된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자녀들은 서울에만 40개 학교 351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규 나길회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시 투자기관 한나라당 ‘취업 창구’ 전락
서울시가 투자기관의 비상임이사에 한나라당 출신 인사를 대거 임명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명박 시장 취임 후 비상임이사 대부분이 교수,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의 전문가에서 한나라당 출신으로 교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서울시 투자기관 비상임이사 제도가 한나라당의 ‘취업창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서울메트로 등 5개 투자기관의 비상임이사 명단과 경력을 확인한 결과 밝혀졌다. 당초 시가 공개한 비상임이사 25명(당연직 제외) 가운데 경력란에 한나라당과 연관된 내용을 기입한 인사는 1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비상임이사의 경력을 별도로 확인한 결과 한나라당 출신 인사는 15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 이사들이 ‘한나라당 경력’을 숨기기 위해 이를 고의로 누락했다는 의혹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비상임이사 ㅇ씨의 경력에는 ‘겸임교수’라고 돼 있지만 해당대학에 확인한 결과 시간강사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직장 소재 또한 불분명한 이사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들은 대부분 현재 활발한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당원협의회장을 지낸 정태근 정무부시장도 부시장 취임 직전까지 시설관리공단 이사로 활동했다.
당초 비상임이사는 투자기관이 자체적으로 위촉해왔으나 이시장 취임 후 2003년 8월부터 ‘투자기관 비상임이사 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사외이사 풀(POOL)제를 통해 유능한 인사를 공기업 경영에 참여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 제도 도입 이후 오히려 한나라당 인사들의 진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 투자기관 비상임이사 ㅈ씨는 “서울시 담당부서로부터 임명통보를 받고 이력서를 냈다”며 “풀제라는 것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령 경영기획실장조차 “위원회에 참석한 적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며 “담당과장에 맡겨서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서울시투자기관 비상임이사는 3년간 매월 1백만원의 고정 월급과 수당을 받고 있다.
나용한 서울시투자기관 노동자협의회 상임의장은 “전문가도 아닌 정치인들이 이사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느냐”며 “처음 취지대로 전문가 위주로 재구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영·송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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