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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관련 잡설인데 사진 한 장 없이 글만 쓰는건 예의가 아닌거 같아 그저께 만들어 먹은 콩국수 올려 봅니다.
마트에 파는 99.9% 원액 두유가 있길래 콩국수 만들어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시도를 했는데..
걸죽함이 없어서 그렇지 충분히 맛있게 먹었네요.
어릴 때 부터 매운거 전~혀 못 먹는 순도 100% 맵찔이었었습니다.
참깨 라면도 맵고 너구리도 맵고, 비빔면은 한 여름에도 땀 흘려가며 먹고...
신라면은 아예 입에도 안 대고 지냈습니다.
가끔씩 오이 고추 먹다가도 매운 맛에 뒹굴거릴 정도였는데...
어느 날,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가 있어 따라해 봤는데 너무 싱거운겁니다. 내가 잘 못 끓였나 하고 그냥 넘어간 뒤...
1팩을 산터라 먹긴 먹어야 해서 열라면 1봉을 끓였는데 매운 맛이 전혀 안 느껴지네요...??
스코빌지수는 불닭 볶음면 보다도 높던데 말이죠..
결국 아무렇지도 않게 나머지를 다 먹게 됐습니다.
그러다 문득, 불닭 볶음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만나던 여친이 제발 한 번만 먹어 봐 줄 수 없냐고 애원하길래...
한 입 먹었더니 정수리에서 부터 땀구멍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온 몸의 땀구멍에서 땀이 솟아나고,
눈과 볼 살은 덜덜 떨리고 입술은 퉁퉁 붓기까지 하더니 진짜 요단강 앞까지 다녀 온 기억이 생각나더라구요.
갑자기 용기가 생겨 불닭 볶음면에 도전을 하고 싶어져서 편의점에서 하나 사 와서 먹어 봤습니다.
왠걸.. 한 두 번 쓰읍거리는거 빼곤 무난하게 다 먹어 버렸네요.
땀은 한 방울도 안 흘렸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조금이라도 매운건 철저히 멀리하고 지금껏 살아왔는데 이게 무슨....
아무런 기조도 없이 순식간에 내 몸에서 이런 격동이 일어나다니요..
정말 미스테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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