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내동생
안녕 보현아... 처음 첫말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마지막은 하늘에 있는 너가 읽을 수 있게 글을 쓰는거 밖에 없는거같다. 수요일날 2교시 끝나고 우리반에 어떤애가 배침몰 기사떴다고 말해주는거야 근데 단원고라고.. 순간 가슴이 철렁했지 근데 몇분뒤에 전원구조라고 나오더라고.. 별일 아니구나 생각했지 너한테 전화했더니 통화중이더라고 잘 살았나 보다 생각했지.. 그날 체육대회 축구 예선이였거든.... 오심으로 우리가 졌어 1:0으로.. 밥을 먹는데 뉴스 기사가 엄청크게 나오는거야 진도에서 지금 배가 침몰했다고... 애들한테 내 동생있는데 저거 금방 다 구조됬다며 라고 얘기했는데 후배 한명이 형 그 기사 거짓말이레요 라고하는거야... 난 또 심장이 덜컥해서 너에게 전화 했는데 통화중이였어 별일 아닌가보다 했지.. 계속 걱정하다가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 자기 후배가 너 구조되는거 봤다고... 울음이 터지더라... 근데 아니였어... 잘못본거였나봐.. 나는 정말 펑펑울었다. 태어나서 그렇게 울어본적은 없는거 같아..... 너가 죽은게 나 때문인거 같고.... 내가 이과 말고 문과로 가라고 했으면 구조 됬을 수도 있었을텐데 괜히 취직 잘된다고 이과가라고 해서... 이런생각도 들고... 아무도 몰랐겠지만 도서관 테라스에서 울다가 쓰러져서 생활관선생님이 날 안고 내려왔거든... 그때 나는 몸으로 진짜 느껴봤다. 드라마에서 막 사람죽으면 울다쓰러지고 그러잖아 맨날 티비보면서 너랑 거짓말이라고 어떻게 저렇게되냐고 그랬었잖아 정말이더라고..... 그 다음날 아침에 발이 안움직이더라 밥을먹는데 손이 안움직여서 옆친구한테 주물러달라고 해서 간신히 밥을 먹었다. 나 그래도 밥은 정말 많이 먹었다 쓰러질까봐... 근데 밥많이 먹으니깐 눈물만 더 많이 나오더라. 아침에 계속 울다가 보건실에서 잤어. 정말 이게 무슨일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겠고 죽고싶었다. 근데 그런생각은 안할려고 나 죽으면 우리 엄마 아빠는 어떻할까.... 다음날 체육활동이였는데 내가 말했지 체육활동 있다고 디미고에서 내가 제일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간... 근데 갑자기 엄마한테 카톡이 왔어 너가 식당쪽에 살아있을 수 있다고 카톡보니깐 딱봐도 엄마 손 덜덜 떨려서 나 놀라지 않게 또박또박 치신거같은데... 페북에 좀 퍼뜨려달라고 학부모분들은 페북안하시니깐 소통할 방법이 없다고... 그래서 그날 체육활동을 해보려했었는데 그린IT실로 가서 미친 듯이 글을 퍼뜨렸지... 거의 페북하면 모든사람들이 볼정도로... 근데 거기에서도 조작이라고 이런거 왜올리냐고 그러는 사람들도 있더라.. 어떻게 저 상황에서 카톡을 저렇게 또박또박 칠 수 있냐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 저런 말을 왜하는거지.... 그런 장난을 대체 왜 하는거지... 계속 페북을 하다가 삼성 이건희 회장이 크레인을 보낸다는 기사를 봤어.... 또 그때 희망을 가졌지 크래인이 다음날 도착해서 다 구조할꺼라고... 예전에 아빠하고 이런얘기를 했던적이있어.... 실종이면 거의 왠만하면 사망이고 다키워놓은 자식 잃어버린 부모는 대체 어떤 느낌일까 대체 얼마나 가슴아프고 슬플까 어떻게 버틸까.. 우리 부모님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다. 금요일날 원래 체육대회였는데 취소됬어. 과끼리 페이스북에서 싸우고 그랬거든. 금요일에 집가는데 우리반 친구들이 10명 정도 와줬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 밥도 해먹고 치킨먹고 과자먹고 음료수 마시고 껌도 씹고 밤새 게임하고 ... 토요일날 아빠가 전화해서 깼다. 잘있냐고... 2시간 밖에 못잤는데... 토요일날도 계속 게임하다가 기분 좀 내보려고 중앙동에 친구들과 밥먹으러 갔다. 볼링도 치고 버블티도 먹고(버블티 정말 맛없었어) 알지 나 볼링 진짜 잘치는거?. 일요일에는 친구가 뒤척여가지고 3시간 밖에 못잤다.... 한슬이 아저씨 오셔서 용돈주시고 현지도 와서 얘기좀 많이 나누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카톡, 페메, 문자, 전화해주셨어..... 통화하면 왠지 뭔가 마음이 괜찮아 지더라고... 하루에 정신이 정말로 오락가락 했거든 좋아졌다 나빠졌다 계속... 아침부터 또 게임을 하다가.. 게임하면 시간이 빨리가고 할때는 불안감이 조금 사라지는거 같았거든 저녁에는 화평동 왕냉면집 갔어. 사실 내가 한달 잔류했잖아 그래서 이번주에 엄마 아빠랑 너랑 같이 고기나 먹으러 갈려고했었는데... 또 울다가..... 집에 있었을 때 너방에 있으면 정말 죽을꺼 같더라고... 막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잖아 죽은사람들하고 지냈던 추억같은거 떠오르고... 그런거 다 진짜더라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냉면먹고 고기먹고 학교에 들어갔다... 오빠가 정말 이 대참사가 일어난 후로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잘 안나 한 4~5일동안 잠잔게 10시간 밖에 안되는거 같다. 정말 괴로웠던건 머리가 너무 아프더라고... 월요일날 수업 들어보려고했는데 머리가 아파서 쓰러질꺼 같더라. 그래서 보건실에서 일주일동안 쉬었다. 보건실에 친구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위로해주고 웃긴 얘기 해주고 그러면서 기분이 좀 나아졌다. 보건실에서 노트북 가져가서 게임도 하고 음악도 듣고 보건쌤 폰도 애들이랑 카톡내용 훔쳐보고 보건쌤이랑 거의 모든 얘기를 다했다. 보건쌤 아니였으면 진짜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보건쌤 이번에 새로 오신분인데 얼굴도 이쁘시고 착하시고 정말 천사같으셔.... 교생쌤 학교에 두분 오셨는데 한분은 남자분이고 한분은 여자분. 남자쌤은 우리 수업들어오시고 여자쌤은 수업때 한번 구경오셨는데 내가 수업을 안들어서인지 날 잘알더라고... 보건실 오셔가지고 놀아주셨어(여자 교생쌤이 엄청 이쁘시거든) 너무 감사했다. 일부러 나때문에 와주셔서 놀아주시고 이야기 해주시고..... 어제 두분 교생실습 끝나셨어 그래서 아침에 편지지 사러 나갔거든 학교앞에 문방구 다 닫아서 와동초까지 10분만에 뛰어갔다 왔다. 근데 오는길에 장례식장 차가 오더라고 이쪽 사는 친구인가봐... 그거보고 또 울고 보건실와서 계속 편지를 썼지. 일주일만에 글쓰려니까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 여자쌤꺼 먼저 또박또박 쓰다가 진짜 머리가 너무 깨질꺼같아서 남자쌤을 못쓸거같았는데 학교 수업 처음들왔는데 학생이 편지써주면 얼마나 감동이겠니.. 남자쌤꺼는 글씨를 휘날려썼다. 편지쓰고 있던 도중에도 내가 뭐하고있었지... 보건쌤한테 물어보기도하고 정말 정신이 없었다. 페이스북에 작년 내가 정말 좋아했던 선생님이 밥 사주시겠다고 글을 남기셨어. 그래서 저녁시간에 산책좀 하고있었는데 유진이하고 은수알지? 갑자기 5시에 튀어나가는거야 어디가냐고했더니 돈까스먹으러 간데 너무 배가고파서.. 그래서 같이가자했지. 선생님 오셔서 차타고 마포갈매기로 갔다. 우리 거기서 엄마아빠하고 외식 자주 했었잖아. 니가 막 계란 신기하다면서 처음갔을 때... 되게 맛있게 먹었는데 그치? 선생님이랑 이런저런 얘기하고 떠들고 웃다보니 밤이되서 학교로 다시 들어갔어. 문자가 왔더라고... DNA검사 확인... 수원 시신 이송... 이틀뒤 장례식... 뭔가 이게 대체...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진짜더라고.. 니가 돌아온게 다행이라 생각해야하는지 아닌지..... 또 잠을 못자고 오늘은 토요일 이글을 쓰려고 마음먹고 글을 썼다. 점심먹고 집가려고.. 그리고 내일이면 드디어 너를 본다. 너가 수학여행 가기 전 주에 캐리어 꼭 가져오라고 문자했잖아... 오빠는 평소처럼 귀찮아서 문자를 안보냈다..... 전화라도 해줄걸 너무 후회된다... 카톡은 내가 항상 지워서 없다 ..... 니가 캐리어 비밀번호뭐냐고 물어봤잖아. 그냥 비번만 보내고... 정말 너무 너무 후회되고 가슴이 너무 아파. 전화좀 해줄걸.... 일주일동안 날씨가 정말 좋았다...... 너와 친구들은 아마 천국에서 편히 쉬고있을꺼 같네....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잘 보살펴드리고 푹 쉬어.....
어렸을 때 내가 기억하고있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고 너와 같이있었던게 엄마가 너한테 젖병 물려주라고 해서 너가 너무 기여워서 젖병 물려줬는데... 엄마도 기억하시더라 너네는 그때가 가장 사이좋았다고.. 우리가 연년생이라 많이 싸우기도 하고 어렸을때는 정말 둘다 서로 죽이고 싶다하고.. 고등학생이나 돼서야 내가 기숙사에서 살고 오빠 노릇좀 해보겠다고 5만원 백화점상품권을 사다줬는데 너가 어찌나 좋아했던지.... 정말 즐거웠다. 올해 2월에 니가 나 생일이라고 옷사다줬잖아... 맘에 안든다고 했더니 니생일 선물없다면서... 화나가지고는 7만원짜리 뉴발 멘투멘을 사왔잖아... 그게 너가 나한테 준 마지막 선물이 됬네..... 그때 정말 놀랐는데... 내동생이 이런 비싼걸 사오다니.... 역시 세상은 오래살고 볼일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3월달에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얘기했었잖아. 어차피 먼 나중일이니까 내가 드라마에서 봤는데 장례식을 날씨 좋은날 공원에서 가족끼리 웃으면서 보내주는걸 봤는데 정말 좋았다고.. 나 죽으면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너가 그게 뭐야 하면서 그래도 뭐 괜찮네 라고 했었잖아... 근데 그날이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다 정말로... 저저번주에 사실 집가려고 했었거든 정말 답답해서... 근데 한달 채워보려고 안갔어... 갈걸 그랬다... 너무 후회된다... 작년인가 재작년에 우리도 페북에 좋은 남매사이 사진 올려보자고 해서 사진찍었잖아..... 그 사진을 볼 때 마다 정말 가슴이 메어진다... 그래도 찍어 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일로 참 느낀게 많다. 세상살면서 어떤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대체 우리나라 윗사람들은 뭘하고있는지... 뉴스기사봤는데 안산 개인택시운전사분들이 가족분들 태워다 준다하더라... 어이가 없어서 정말 ... 당연히 나라가 해야되는거 아니냐? 심리치료도 바로 투입되야하는거 아니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대체 얼마나 많을텐데 다음주 부터레.. 지금 사고난지가 2주일정도 되가는데..... 기자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단원고 앞에서 인터뷰나 하려고 학생들한테 마이크 갖다대고 있고.. 동네 돌아다니면서 인터뷰할려고 했데..... 더 어처구니가 없는건 이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거다. 단원고 2학년 친구들과 그 친구들의 친구들은 정말 괴로울텐데 공부를 해야한다는게..... 나도 외국나가서 살고싶다. 정말로...
오빠가 정말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건 너한테 이쁘다고 많이 못해준거, 집에서 애교부리지말고 노래도 하지말라고한거, 편지 쓰는거 정말 좋아하는데 너한테는 못 써준거, 너랑 멋진 데이트 한번 못해 본거다. 착한 내동생..... 못된 선장말 너무 잘들어가지고 배안에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겠지... 오빠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게 모든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글써주는거 밖에 없는거 같아 너무 슬프다.
보현아 다음 생에 태어날때는 나보다 더 멋지고 잘생긴 오빠나 이쁜 언니 아니면 나이 어린 귀여운 동생가지길 바란다. 거의 20년 동안 너의 오빠여서 정말 행복했다.
사랑해 내동생 구보현 ♥_♥
추가
4월 16일이 무슨날인지 아니???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이다ㅎㅎ 아빠가 엄마 기억 못하고있을꺼라고 휴가내고 놀러갈 준비를 하고있었는데 그날 아침에 갑자기 사고가 나서 진도로 가셨구나... 얼마나 추웠니? 입관할때 너의 모습을 보며 울지 안으려 했는데 안울수가 없더라...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슬픈감정은 처음이였고 엄마아빠가 그렇게 슬퍼하시는것도 처음 봤다. 너의 볼살을 만져봤다. 너가 항상 싫어했잖아 볼살 만지는거..... 정말 차갑더라. 정말 너무 차갑더라. 얼마나 추웠을까 내동생.... 얼굴이 아바타처럼 너무 파래져서.... 너의 그 마지막 가는길 얼굴을 만져보았던 이 손의 느낌을 평생 잊을 수 없을꺼 같다. 그래도 다행이라 해야할지...얼굴에 상처하나 안나서 다행이였다. 신기한건 너가 정말 하영이 데리고 나온거니..? 애기때 부터 알고지내다가 고등학교되서 같은학교 되서 뭐 니가 그렇게 좋아한 친구는 아니였지만... 엄마가 하영이 아주머니한테 꼭 집갈때 같이 가자고 하셨거든. 너가 배에서 나오고 하영이가 배에서 물길에 쓸려서 잠수부 손에 걸렸데.... 그날은 물건들이 둥둥 떠다녀서 앞이 안보였는데... 너가 구해준건지.. 그냥 운인건지... 하영이 아저씨가 보현이가 구해줬다고 정말 좋아하시더라고... 그리고 너 일부러 늦게 나온거냐.. 엄마아빠 헬기태워주려고? 그전날까지는 다 병원차로 왔데... 엄마아빠가 좋아하시더라고 딸년때문에 헬기도 타본다고.. 진짜 너무 신기했던게... 뭐랄까 정말.... 예정보다 빨리 진행되서 화장을 하는데 하영이도 갑자기 시간이 당겨져서 너뒤에 바로.. 그것도 너 바로 옆에서..... 정말 소름끼치더라고... 영혼이 있는건지.... . 화랑유원지 분향소 갔었거든 근데 거기에서도 하영이가 너 옆에있는거야... 뭐지??? 너랑 같은반도 아니고... 옆반이고 번호가 같은것도 아니고...진짜 또 너무 신기하고 이제는 어이가 없어서 웃기더라........인호형하고 인용이형도 그러더라고 우리하영이하고 보현이 너무 신기하다고.. 운명인거같다고...너의 그 큰 몸이 가루가 되어 함에 담길때....(내가 너 핑크색 좋아해서 핑크색으로 골라줬어. ) 또 울었지 눈물 다 말랐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으로 울었다. 하늘공원 좋더라 꽃도 많고 풀도 좋고 잘되있더라구... 송전탑만 빼고 ... 송전탑이 떡하니 있는데 그건 쫌 짜증나더라. 너를 거기에 두고 한도병원 와서 추어탕집에서 다같이 밥먹었어. 수진이하고 홍주 데려다줬어 집까지.. 그리고 내가 2만원씩 줬다. 멋진오빠놀이해보려고ㅋㅋㅋ 너가 맨날 친구들한테 해보라고 했잖아. 너가 그 목도리받은거 남자친구 아니라면서... 왜 거짓말했냐... 때려주고싶은데 이젠 때릴수도없네... 집에와서 니방 들어오니깐 눈물이 그냥 주륵주륵 흐르더라. 방 뭐 물건 정리좀 하고..... 그냥 이런저런 생각하고.... 이번주만 쉬고 학교 가려고. 이제 너도 편히 쉬어라 동생아. 너무 추웠지? 하늘에서는 따뜻한곳에서 친구들이랑 잘먹고 잘놀고! 나 너무 싫어도 가끔은 좀 봐주고ㅎㅎ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