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에 대해 글을 써보시라는 분이 계셔서-_-;
일단 김선빈의 경우는 신체조건이 참으로 안 좋죠.
키가 165cm 밖에 되지 않아서, 운동 선수로서는 불리한 체격인데,
어떻게 야구라는 것이 키가 작아도 살아날 수 있는 포지션이 있어서
다행인 것 같기도 하고..;;
...
일단 김선빈은 야구를 참으로 야무지게 하는 선수죠.
화순고 시절부터 야구센스가 뛰어나다는 평이 많았는데, 실제로 기아 야수들 중에서
김선빈만큼 야구 센스가 뛰어난 야수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올해만 보더라도,
홈스틸, 포수 파울 플라이때 2루로 태그업 등 믿기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기도 했
으니,
...
2008년 2차 6순위로 기아에 지명이 되었는데,
내야 자원이 부족함을 느낀 조 감독이 김선빈을 바로 1군에 올리며 기회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2루, 유격수 백업으로 나왔는데,
당시에 유격수 용병이었던 발데스가 시범경기때는 '흑종범'이라 불릴만큼 활약을 했
지만, 시즌 개막 후 삽질을 하면서 방출이 되었고,
김선빈은 유격수 주전 자리를 꿰찹니다.
신인으로서 수비의 신인 한남자 김종국과 키스톤 콤비를 하게 되었고, 실제로 한남자
역시 김선빈의 자질에 대해 칭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곧 고졸 신인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프로선수들의 강한타구에 적응이 덜 됐고,
또한 체격이 작은편이라 '불안정한 포구'가 자주 지적이 되었는데,
실제로 그와 더불어 '뜬공'을 잡지 못하는 결정적 에러를 몇 번 하면서 조 감독의
눈 밖에 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09년 부터는 유격수 자리를 3루수 이현곤에게 빼앗겼고,
3루수는 이종범이 잠시 봤다가, 김상현과 박기남이 트레이드 되면서
완전히 주전에서는 멀어졌죠.
...
그러다가 2010년이 되면서,
다시 한번 조 감독은 김선빈에게 유격수 기회를 주기 시작합니다.
이현곤은 수비에서 나무랄 데 없이 안정적인 수비를 하지만,
아무래도 타격이 계속 좋지 않고, 주루 플레이 등에서도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감하게 2군에 보내버린 사이에 김선빈에게 주전을 맡깁니다.
아무래도 이현곤 나이와 김선빈 나이를 생각하면,
서로 번갈아 출전 시키면서 점차적으로 유격수 주전자리를 김선빈에게 주려고 하는
듯 하군요.
일단 올해 수비를 보면(기록상)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손시헌의 수비율보다 더 높고, 게임당 에러율도 더 낮을
만큼 안정적인 수비를 합니다.
포구 능력도 많이 좋았고, 고질적인 뜬공 실수도 없구요.
오히려 유격수 쪽 깉은 타구의 경우는 '강견'이기 때문에 호수비로 몇 번이나 잡아
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김선빈이 다이빙 캐치를 해서 공을 못 잡으면
'아 김선빈이 키만 조금 더 컸으면' 하고 아쉬워 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 수비범위는 이현곤보다 넓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현곤보다 강견이기도 하지만, 풋워크 자체가 훨씬 빠릅니다.
올해 수비하는 것을 보면 조만간 완전히 주전을 꿰찰 날이 얼마 남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타격면에서는 신체조건때문에 절대 장타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컨택과 출루율 면에서는 오히려 1년 후배인 안치홍보다 훨씬 좋습니다.
김선빈과 안치홍 1년차 기록을 보면,
물론 장타는 안치홍이 훨씬 뛰어났지만, 컨택과 출루면에서는 김선빈이 완벽히
승리합니다.
1년차일때 시즌 막판까지 2할 7-8푼을 쳤다가,
막판에 체력적 문제로 0.255로 끝났는데, 그 당시에도 제대로 키우면 3할을 반
드시 칠 수 있는 타자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김선빈 1년차 삼진 갯수 40개, 안치홍 1년차 삼진 갯수 103개)
올해 같은 경우도 2할 9푼 정도 치고 있으니,
주전으로 완전히 꿰차는 날에는 유격수 3할 타자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더구나 출루율은 올해 4할을 육박할만큼,
다른팀의 왠만한 1번타자보다 출루율이 높습니다.
하위타선에서 상당히 쏠쏠할 활약을 해준다는 것이죠.
야구센스가 있는만큼, 작전 수행도 좋고. 주루플레이도 능합니다.
올해 7개의 도루를 하고 있는데, 12타수 1개꼴로, 풀타임만 뛸 수 있다면 25-30개
까지 바랄 수도 있겠죠.
...
뭐, 아직도 21살의 선수이라 한창 성장해야 하지만,
내년, 그리고 내후년에는 더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미래가 밝은 선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