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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22605
    작성자 : 스틸녹스
    추천 : 2
    조회수 : 426
    IP : 121.182.***.209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5/11/11 16:34:43
    http://todayhumor.com/?readers_22605 모바일
    산이 불타고 있었다.
    옵션
    • 창작글
    산이 불타고 있었다. 매일 아침 차갑게 불타오르다 밤이 되어서야 겨우 검게 식는 그 산을, 나는 매일 아침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연병장은 추웠고, 불타는 산을 보는 내 마음은 더욱 추웠다. 숨결마저 얼어버리는 혹한속에서도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렀고, 불타는 산 속에 갇힌 나는 점점 얼어가고만 있었다.
     이따금 나는 시커멓게 타서 식은 산 속에서, 어둠 속을 멍하니 바라봐야만 했다. 그것은 너무나 외로운 일이었고, 타인과의 대화로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었다. 얼굴을 덮은 마스크가 마음까지 덮어주길 바라며, 나는 마스크에 즐거운 표정을 그려넣으며 어둠보다도 그들을 더욱 경계했다.
     산에 불이 번질때마다 나는 나에게 불이 번져 타오르기를 바랬다. 불은 나를 둘러싸고 번져올랐지만, 나를 태우는것이 아닌 그 차가운 열기로 나를 더욱 얼려버릴 뿐이었다. 시간만이 나를 녹여줄 수 있었지만 내가 녹는것이 빠를지, 얼어붙어 깨지는것이 빠를지는 알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보자면, 나는 결국 완전히 얼어버리지 않았다. 다만 시간이, 타인이 나를 녹이기 전에 스스로 내 얼음들을 난자함으로써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이것은 시원하면서도 찝찝했고, 환희스러우면서도 공포스러웠고, 슬프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마치 얼음가루가 여기저기 흩날리듯 혼란스러웠다.

     이제 나는 더이상 산이 불타는것을 보지 않는다. 여전히 춥지만 서리는 낄지언정 얼어붙고있지는 않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가 난자한것은 내 마음의 얼음이 아니라, 유리였던 것 같다. 여기저기 비산하던 조각들은 녹지않고 박혀서 여기저기 욱신거리고있다. 내 마음은 얼음공이 아니라 유리구슬이었나 보다. 
    스틸녹스의 꼬릿말입니다
    프레이
    SteelNoXXX 퇴마사 신풍3셋
    이게뭐라암.. 11리버/엘볼/궁엘 3/3셋
    독서지도론 광호제
    Ost.FB. 블러드이블
    졸피뎀.... 무극
    Ost.S. 프라임
    Ost.V. 아슈타르테
    문정개론 자이언트
    SteelNoXX 명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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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11 23:25:34  116.127.***.210  이제괜찮아  414970
    [2] 2015/11/13 13:43:30  122.43.***.29  petrichor  540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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