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유용원의 군사세계 이슈토론방에서 퍼왔습니다.
구오스님의 이글루에서 퍼온 이명박의 정신구조 분석
이명박의 정신구조 분석
이명박이 집권한다 해도 정권을 유지하기는 무척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에 현재 이명박의 지지도 하락이 특별히 놀라울 것은없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이명박에게 원하는 것은 민주화와 인권 등 소위 80년대식 이슈는 물론이고, 복지 측면까지 제대로 챙겨달라는 것이었다. 물론 이명박에게 이러한 것을 요구한 것은 순전한 착각에 불과했다. 조중동S 장난질에 제대로 넘어간 결과인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명박의 당선을 불러온 시대적 요구가 그러한 것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명박이 이러한 요구에 전혀 부응할 수 없는, 아니 그러한 요구에 '가장 부적합한 인물'로 대한민국 정치인들 가운데 톱클래스에 속한다는 점이다. 복지의 경우야 두 말하면 잔소리요, 실은 80년대식 이슈인 민주화와 인권 등 이 나라 국민들이 이미 몇십년에 걸쳐 피땀흘려 쌓아온 가치마저 이명박은 완전히 물 말아먹을 상황에 와 있다. 앞으로 5년 이대로 가면 한국은 80년대 중반 쯤으로 후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요즘 이명박 정치에 대해 70년대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 괜한 말장난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이미 예상했던 것이고, 다만 그 속도가 좀더 빠르다는 점에 약간 놀라는 정도다. 오히려 요즘 관심이 가는 것은 이명박이라는 인간의 대가리 구조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대가리일까? 정녕 궁금해지는 하루하루다. 이거, 정치적인 이슈 떠나서 순전히 인간적이고 심리적인 관심의 영역이다.
지난번에도 썼지만 이명박의 성격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무책임성이다. 그 무책임성의 발현 형태가 이른바 시간차 공격 즉, 일을 저지르는 시점과 그 결과가 나타나는 시간적인 갭을 이용해 치고 빠지는... 보따리장수식 경영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이 무책임성과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기는 하지만 또 하나 이명박의 성격적 특성으로 지적해야 할 것이 바로 공과 사의 구분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갔다는 점이다. 이거, 우리나라 70년대 고도성장기의 경제개발 과정의 부산물이자 지금까지도 한국경제의 세계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삼성 사태의 본질도 이것이요, 숱하게 제기되는 재벌 비판론의 핵심도 이것이다. 바로 공과 사의 구별이 없다는 것, 회사 돈은 다 내 돈이요, 내 돈은 당근 내 것이니 노타치라는 것...
재벌들의 경우에도 이러한 공사의 구별이 엄격하지 못하면 결국 아무리 다른 측면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다 해도 결국은 문제를 일으키고 좌초하거나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국가적인 이슈로 되었을 때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아무리 다국적 기업이고 웬만한 국가보다 큰 자산을 쌓아올린 기업이라 해도 기업은 결국 사적 이익의 영역에 머무르는 집단이다. 망해도 일차적으로는 그 기업 오너와 주주들, 종업원들이 망가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국가는 다르다. 이거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명박의 공사 구분 개념이 처음 대중 앞에 폭로된 것은 바로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사진 사건이었다. 서울 시장 자격으로 히딩크를 만나는 자리에 이명박은 반바지에 명품 슬리퍼 신은 아들을 불러내 수많은 기자와 시민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도록 했다.
솔직히 말해 내가 이명박의 대가리 구조에 의문을 가진 것도 이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도대체 이해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조금만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정도의 분별만 있어도 그런 행동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은 과감하게 그런 행동을 해치웠다. 이것은 사실 용기도 아니고 소신도 아니다. 다만 그런 개념, 공과 사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을 뿐이다.
개념상실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명박의 경우에는 표현이 약간 달라져야 한다. 개념이 있다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개념 자체가 만들어진 적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 적어도 이명박의 대가리 속에서는 말이다. 개념 상실이 아니라 개념 부재나 개념 미생성 또는 개념 미발달이 좀더 정확한 표현이다.
이명박에게는 자기가 지휘권을 장악한 집단의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다. 그러니 서울 시장인 자신이 '자신의 소유'인 서울시의 행사에 자신의 아들을 불러와 사진을 먼저 찍게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수 없다. 단언하지만, 이명박은 당시 이 사건이 문제가 됐을 때는 물론이요 지금까지도 당시 사람들이 흥분하며 자신을 비난했던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내 것 가지고 내가 내 맘대로 한다는데 와 이리 지랄들이고? 할 일 없으면가서 발 씩고 자락케라... 아마 이 정도 생각일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문제가 됐던 '서울시 봉헌' 발언도 사실은 이런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 사안은 반기독교 정서와 맞물리면서 파장이 커졌지만, 사실 문제의 핵심은 이명박의 소유 개념에서 찾아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자신의 소유여야 하고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얻은 것이어야 한다. 하나님이 제사보다 순종을기뻐하시고 하나님께 부정한 재물을 드려서는 안된다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 상식이다. 그런데 이명박은 제것이 아닌 것을 하나님께 감히 봉헌했다.
봉헌이라는 것은 자신의 소유가 원래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실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이다. 따라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의 일부가 실제로 자신으로부터 떠나 하나님께로 옮겨져야 정당한 봉헌이 된다. 하지만 이명박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드린다고 '감히' 발언했고, 그 봉헌의 댓가로 잃은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서울시 봉헌 발언은 이명박 같은 유형들, 공과 사의 구분이 없는 인간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특성 하나를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이런 인간들이 뭔가 착한 일, 좋은 일 스스로 뭔가 자기 희생이 필요한 일을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원래 소유가 아닌, 사실은 공동의 자산인데 자신이 잠시 위탁 관리하고 있는 자산을 활용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즉, 자신의 원래 소유는 그대로 넣어두고 실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활용해 생색을 내는 것이다.
교회에, 하나님께 뭔가 좋을 일을 하고자 할 때는 자신의 것이 아닌, 자신이 일시 관리하는 재물을 드리는 셈이다. 서울시 봉헌 발언의 핵심은 이것이다.
이명박의 '내 것 아닌 것 갖고 생색내기'의 가장 최신 버전이 바로 요즘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파문이다.이명박, 그리 대단하게 따지고 고민해서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한 것 아니다. 대통령 취임하고 나서 부시 만나는데, 뭔가 선물을 주고 싶었다는 얘기다. 이거 이명박의 순수한 선의에서 출발했다는 것, 의심해선 안 된다(요즘 조선일보가 지면에서 떠들어대는 논리의 핵심이 이거다. 이명박이 설마 나쁜 뜻 갖고 그랬겠어? 잘하려다 보니... 그만...^^).
이명박, 간만에 친구에게 좋은 일 좀 하고 싶었다. 자신을 암암리에 지원했을 부시에게 감사의 표시도 하고 싶었다(이명박이 왜 이번 방미에서 다음번 정권 유력자들이나 미국 의회를 방문하지 않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부시를 만났느냐며 통상 외교 차원에서 시비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거 완전히 헛다리 짚은 비판이다. 이명박, 이번에 통상이니 외교니 하는 차원에서 미국 간 거 아니다.그냥 선물하러 간 거다, 선물. 인간들이 왜 그리 쫀쫀하냐? 이명박의 순수함을 그리도 이해 못하냐? ^^).
부시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데, 이럴 때 (원래) 자신의 것을 선물하는 것은 '이 남자가 사는 법'이 아니다. 그래 크게 한 번 쓰자. 얘네들이 원래 쇠고기로 계속 질질 짯잖아? 그거 주면 되지 뭐... 이런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런 생각 외에, 이명박은 이번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에 어떠한 이슈가 걸려 있었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이 문제가 되자 이명박이 했던 말 "마음에 안 들면 적게 먹으면 된다"가 이명박의 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준다. '아니, 시키들... 내가 내 것(쇠고기 수입 개방에 관한 의사 결정권) 가지고 내 맘대로 썼는데, 왜 니들이 삿대질하고 지랄이야? 시키들아, 맘에 안 들면 안 쳐먹으면 될 거 아냐? 왜 니들이 나서는데?' 정확하게 이러한 생각이 이명박의 발언에 깔려 있다.
재벌들과의 핫라인 개통도 사실은 이명박의 공사 개념 부재에서 나오는 조치이다. 재벌들의 기업 운영 애로를 해소해준다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런저런 문제 해결해준다면 도대체 그 많은 정부 부처나 법률, 제도 등은 왜 필요한가? 한마디로 말해 정부의 모든 권한이나 자산 등이 모두 자신의 소유이고 자신의 임의대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운 것 있으면 자신에게 연락하라는 얘기이다. 이것 말고 이명박의 재벌 핫라인 개통을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는가?
말이 안되는 발언이고 부정 선거의 혐의가 짙기는 하지만 대선 당시 이명박의 재산 사회 환원 발언도 마찬가지다. 국가적인 이슈인 쇠고기수입 전면개방 문제는 그리도 신속하게 처리하면서 자신의 재산 사회 환원은 왜 이리도 지지부진한가?
최소한 취임 이후에는 어떤 절차, 어떤 원칙, 어떤 일정에 따라 이 문제를 처리할 것인지 발표하고 그 발표에 따라 이 문제를 임기 초반에 분명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올바른 문제 처리 방식이다. 하지만 대선 끝나고 나서 이 문제에 대해 이명박이 분명하게 발언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내가 과문한 탓인가? 내가 보기에는 이 문제 역시 이명박 특유의 공사 개념에서 기인한다. 우리 것은 내것, 내 것은 그냥 내 것... 플리이즈 노타치... 이것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발음이 이 정도밖에 안된다. MB 프렌드리하지 몬해서 쏘리다, 쏘리^^)
이명박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흥미있는 연구 소재이다. 그의 대가리 구조도 구조지만, 더 흥미로운 것은 저런 대가리 구조가 형성된 우리나라 70~80년대의 사회 경제적 메커니즘이다. 고도 성장기에 우리나라 재벌들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어 어떻게 사회적 영향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매우 생생한 증언이자 샘플이 바로 이명박의 정신 구조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명박 같은 캐릭터는 사회적으로 일찍 퇴출되었어야 한다. 정신병원으로 가거나 사회 교화시설에 보내어 일정한 치유 프로그램을 이수하도록 했을 것이다. 최소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에 오르는 일은 없어야 했다. 이명박의 현재 위치는 바로 우리 사회의 지난 반세기에 대한 가장 처절한 고발장인지도 모른다.
흥미있는 내용이라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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