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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225177
    작성자 : 신암행어사
    추천 : 11
    조회수 : 1302
    IP : 112.216.***.138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10/26 12:00:35
    http://todayhumor.com/?gomin_225177 모바일
    남편의 10년지기 친구 마지막후기2
    저번에 마지막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제목 달아놓고

    또 마지막이라고 글을 쓰려니까 진짜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근데 뒷 얘기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하니 뒷 얘기도 마저 끝내는게 도리이지 싶네요

    어찌됐건 많은 분들 조언 듣고 제가 도움 받아 마음 단단히 먹을 수 있었으니까요....

     

    일단 결론을 말씀드리면

    남편이랑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정리하는 일주일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집으로 2~3일 정도 찾아왔는데 엄마가 신고한다고 계속 뭐라 하셔서

    그 다음부턴 집으로 찾아오진 않았습니다. 

    대신 핸드폰으로 열나게 문자질을 하더라구요. 전화는 제가 안 받아주니까.

    미안하다 내가 미쳤었다 다신 안그러겠다 죽어지내겠다 사람 한번만 살려달라

    암튼 구구절절 얘기도 많았어요 눈 뜨고 잘때까지 하루에 몇 십통씩은 왔는거같네요.

     

    그러다가 시어머니가 오셨다 하고, 월요일 저녁에 신혼집이었던 제 집에서 

    저와 저희 엄마, 남편과 시어머니가 만났습니다.

    남편이 시어머니께 뭐라 쉴드를 쳐놨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이때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드리는데 한 땀 한 땀 놀래시는걸 보니

    아마 남편놈이 중간에서 지 잘못은 미화시키고 쏙 빼놓고 싸운 거에만 포커스를 맞춰놨나봅니다.

    어머님은 계속 그게 사실이니? 정말이니? 얘가 그랬니? 이런 말씀만 반복하시다가

    한숨 푹 쉬시고는 저희 엄마께 정말 죄송하다고 자식 교육을 잘못 시키셨다고 

    계속 사죄하시더라구요. 저 볼 면목이 없으시다고 그동안 제가 얼마나 속상했을지 꿈에도 몰랐다시며....

     

    참고로 시어머님은 참 성품좋고 순수하신 분입니다. 한번도 제 앞에서 언성 높이시지도 않고

    표정 일그러진 적 없으시고 말투도 나긋나긋하시고 아무튼 교양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좋으신 분이예요.... 그런 어머님 밑에 어떻게 저런 자식새끼가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런일이 벌어지면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어머님도 남편 편 들줄 알고 있었고,

    그래서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증거도 없는데 어떻게 들이대야하나 걱정했지만

    단 한자락도 의심없이 제 말 그대로 믿어주셔서 오히려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남편도 지 잘못이 있으니 제가 있는 사실 그대로 얘기했을때 할 말 없었겠지요.

     

    어머님은 정말 죄송하다고 아들교육 잘못시켜서 이 지경까지 왔다고 할말이 없다고만 하셔서....

    제가 어쨌든 어머님 죄송하지만 저 이 사람이랑 더이상 같이 살지 못할것같다, 정리하고 싶다 했더니

    꼭 그래야만 하겠냐고, 헤어져야 네 마음이 편할 수 있겠니, 다른 방법은 없겠니 하시길래

    저희 엄마가 아이가 받은 상처가 너무 크고, 평생 믿고 살아야 할 남편에 대한 신뢰를 잃어서

    앞으로의 결혼생활동안 아이들이 마냥 행복하게 살 수 있을것 같지는 않다면서 제 입장 얘기를 하셨어요.

    결국엔 시어머님이 알겠다 하셨고, 이 지경 올동안 엄마가 해준게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하다고 하시고....

    남편에게 짐 정리되고 여기서 회사랑 이것저것 정리되는대로 바로 이태리로 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정리 될 때까지 남편은 작은이모님댁에 들어가있기로 했습니다. 

    위자료며 그런 말은 한마디도 안했지만 어머님께서 자신 허물이시라며 남편더러

    집에 있는거 하나도 손대지 말고 니 몸만 챙겨서 나오라고 호통 치셔서 남편은 알겠다 했습니다.

     

    이렇게 되고 저희 일들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해결되는 듯 했습니다.

    각오하고 있었던 남편의 진상이라던가, 시어머님의 큰소리라던가.....

    하나도 없이 정말 이렇게 깔끔할 수 있나 싶을정도로 쉽게 얘기가 끝났어요.

    그러고보니 참.... 결혼 준비할땐 그렇게 속 썩을 일도 신경쓸 일도 많아서 머리아팠는데

    헤어지는 마당엔 이렇게 어려울 일이 없네요. 혼인신고도 안했으니 정리할 것들도 없고....

     

    그렇게 부모님들과 정리가 끝나고 전 친정집에 있었는데

    화요일 날까지 남편은 제발 한번만 둘이 얘기좀 하자며 한번만 자기 좀 봐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이미 부모님들과 얘기도 다 끝났으니 유언이다 생각하고 들어나보자 하고

    연락을 쭉 씹다가 퇴근시간쯤 회사 앞 카페로 가서 자리잡고 남편한테 

    '나 지금 회사앞 카페니까 10분안에 안 나오면 간다' 하고 앉아있었는데

    5분도 안돼서 남편이 헐레벌떡 뛰어들어옵니다.

     

    앉아서 얘기를 하는데 자기가 정말 미안했다고 근데 자긴 정말 날 놓치기 싫다고

    뭐 또 뻔한 스토리 늘어놓는데 저도 너하고 이런말 하러 나온거 아니라고

    암튼 이런 얘기하는데 남편이 안절부절 못하더라구요 핸드폰 꺼내보고 자꾸 밖에 쳐다보고.

    뭐하냐 물었더니 아 그게.... 이러면서 말을 못하길래 당장 말 안하면 간다고 협박했더니

    사실은 오늘 회사 끝나고 그 친구 만나기로 했다네요....... 

    이런 일때문에 헤어지게 되었다 친구한테 말하니 친구가 보자고 했대요.

    제가 연락해도 안 받아주니 못 볼줄 알고 친구가 만나자는거 ok 했나봐요.

    제가 대뜸 찾아올 줄 상상도 못했던거죠.

    그 친구 어디있냐 했더니 회사 근처에 차 대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그러네요 참나ㅋㅋㅋㅋㅋ

    그럼 그 친구 불러서 카페에서 얘기하자 나도 그 친구 좀 봐야겠다고 그랬더니

    망설이는거 당장 안 불러오면 또 간다고 했더니 후딱 전화해서 잠깐만 이리좀 와달라 합니다.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길게는 안 쓰고 간단하게 쓰면

    그 친구는 자기랑 남편이랑 놀았던 거에 제가 신경 안 쓰는 줄 알았대요.

    남편이 항상 괜찮다고 우리 마누라 쿨해서 우리 둘 노는거 신경 안 쓴다고 상관없다고 했다네요.

    자기도 이젠 친구가 결혼했으니 이렇게 놀면 안될 것 같았는데

    남편이 자꾸 놀자고 하고 괜찮다고 마누라도 놀러갔다고..... 그렇게 말해서

    아 그냥 결혼한 후에도 그냥 친구처럼 편한 부부로 지내는구나 라고 생각했대요.

     

    그냥 결국 남편놈 하나에 저만 병신된거죠.....

     

    남편은 중간에서 아 그게아니고....**너 왜 말 그렇게 하냐 내가 언제 또 그렇게 말했다고 요지랄떨고

    친구는 니가 부인분이 괜찮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놀자고 했냐고

    차라리 사실대로 말하고 셋이 같이 놀던가 그러면 되지 너 왜 그랬냐고 

    괜히 나때문에 둘이 이혼하는 것 처럼 만들어서 자기도 부인분 뵙기 굉장히 미안하고 불편한데

    널 보면 사실 내가 왜 미안해야 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뭐 이러면서 둘이 싸우고.....

    그러다가 친구는 저한테 정말 미안하다고 이렇게까지 된데는 자기도 책임 있다고

    앞으로 남편이랑 연락 안 하고 지낼테니까 너무 자기랑 남편 미워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하고 갔어요.

    남편은 친구 붙잡으러 가려다가 제가 쳐다보고 있으니 다시 슬그머니 앉구요.

     

    한마디만 딱 물어보자 하고

    그렇게 나에 대해 미화시켜가면서까지 그 친구랑 놀고싶었냐 했더니

    말 안 하더라구요. 

    하긴, 말 한마디라도 입만 벌렸으면 그대로 테이블 위에 컵을 주둥이에 꽂아버릴 뻔 했습니다.

     

    정말 내가 알던 사람중에, 특히나 너는 정말 상종 못할 인간이다 한마디 했더니

    눈물이 다 나고.... 이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한 3년이란 시간이 스쳐지나가면서

    왜이렇게 나만 병신같았나 이 사람이 뭔데 나를 이렇게 마지막까지 바보를 만들어놓나....

    남편이 또라이 취급했던게 괜히 그런게 아니고

    제가 진짜 사람 보는 안목 없는 또라이 맞았구요.....

    그냥 제 자신이 막 싫어지더라구요.

     

    그냥 너랑 할말 없다. 이제 진짜 두번다시 보지말자 하고 일어났는데

    남편은 못 일어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우는지 뭐하는지 고개 푹 숙이고.

     

    이렇게 대충 얘기 다 끝냈네요.

    이 글 쓰면서도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우리 부모님 앞에서 그랬을때까지도 그냥 이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친구까지 만나고 나니 제가 제일 멍청했던 것 같고 농락당한 것 같은 기분에 

    맘같아서는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을만큼 제가 싫어지네요.

     

    그러고 그 사람한테는 아직까진 연락 없습니다. 연락와도 안 받아주겠지만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몇 자 글로 다 쓰려니 제가 지금 뭐라고 썼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좀 뒤죽박죽일 수도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암튼.... 결론은 깔끔하게 헤어져서 그것 하나는 맘 편합니다.

    마지막에 제가 바보된게 마음에 살짝 걸리지만 살다보면 어느정도 무뎌지겠지요.





    헐 남편 완전 미친놈이네....
    신암행어사의 꼬릿말입니다
    결혼하면 가정에 충실합시다잉~~ 이런건 꼭지켜야 하는 거에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1/10/26 12:06:07  112.16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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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1/10/26 12:09:23  175.118.***.201  놀고싶따
    [4] 2011/10/26 12:13:53  221.13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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