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금 갓 스무살된 고등학교졸업을 앞두고 있는 남학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소곱창집을 하시는데요 십년이 넘게 장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며칠전 어머니께서 높이있는 창문을 닦으시다가 떨어지셔서 손목뼈와 손가락뼈가 조각나셨어요.
그래서 지금 수술하시고 입원해 계십니다.
근데 저희 식당은 알바생이나 종업원을 두지않고 부모님 두분이 바쁘게 이리뛰고 저리뛰셔서
영업을하셨습니다. 다른 곱창집처럼 좁은 식당도 아닌데요..
안그래도 일손이부족한데 어머니가 입원 하시게 되니까 아예 영업을 할수가 없게되서
제가 가게에나가서 나름대로는 열심히 이리뛰고 저리뛰고 다하고있습니다.
아버지는 주방에서 손님들 음식 준비하는데 바쁘시고
전 서빙,주문,계산을 하고있어요.
근데 역시나 예상은했지만 정말 너무 힘들더군요.
서빙과 주문을 받을땐 정말 친절만 해선 안되더라구요.
손님들 비위도맞추고 농담도 잘 받아야하고 눈치잘 살펴야하구...
제일 힘든건 깍두기(?) 형님들을 대할때와 심술맞고 예의없는 술손님이더군요...
오늘 제가 서빙을하는데 깍두기 손님들이 오신거에요.
안그래도 전 아직 초보라 손님들을 대할때 너무떨리는 상황입니다.
근데 솔직히 정말 더 무섭고 더 긴장이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눈치껏 심기 안건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근데 이분들 맨 처음에는 의외로 다른손님들처럼 잘대해주시더군요.
근데 술이 한잔한잔씩 들어가시면서 점점 말투와 예의는 양아치로 변해가더군요.
갑자기 뭐를 추가해달라길래 전" 뭐로 추가 하시겠어요?^^ "이랬더니
인상을 팍쓰시면서 "아이씨발~~~ 그냥 우리먹을수있는거 아무거나주면돼지" 이러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예알겠습니다" 이랬죠...그리고 고기를 더 갖다드리고 또 일이 너무바쁘고 정신없어서
일을 막 하고있는데
반찬 아직 그릇에 가득있는데도 더달라고 몇번을 그러는거에요.
더주면 한입먹고 또 쫌있다가 더달라그러고,,또 더달라그러고.욕질해가면서요...
그리고 또 술을 추가하는데 너무바빠서 정신 없는 저에게 "야!야!얌마! 술하나 더 갖고와봐"
이러시는데 정말.......게속 애써 밝게 대해드렸지만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정말 양아치깍두기들 가고나서 너무너무 속상했습니다.
"속으로 눈물이나더군요 너무 분하고 더럽고..."
하지만 일이 너무바빴기에 그런거 내색할 시간이없었습니다,
그냥 계속 일하면서 속으로 울고있었죠.
근데 또 이번엔 다른손님에게 제가 팔팔끓는 탕을 서빙하는데 발에 뭐가 걸려서 넘어질뻔했어요.
이 탕을 쏟으면 손님에게 쏟아질까봐 뚝배기를 꽉잡았죠...
근데 그런상황에선 탕이 아무래도 출렁이잖아요.
출렁이는 탕이 제손에 막 흐르는데 당장 놓고 싶더군요...너무 뜨거웠습니다.
근데 뜨거운거를 꾹참고 밑을 보니까 손님가방이 올려져 있는 의자에 약간 국물이 흘려저있더군요,
그래서 큰일났다싶어 얼른보니까 다행히 가방엔 안묻고 의자에 조금 튀었더군요.
근데 그 테이블 아저씨께서 "아이씨" 이러시더군요. 그분이 잘못했다는거 아닙니다.
당연히 화내실수있는상황이죠. 그분도 큰일 날뻔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너무너무 죄송하다고 계속 그러니까 옆에 같이 오신 아주머니가
제 손에 국물 흐르는걸보고 "어유 손뜨겁겠다. 손 괜찮아요?" 이러시는데 정말 눈물이 핑 돌더군요,
전 너무너무 쓰라렵고 아팠지만 " 아 아무렇지도안아요 괜찮습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랬습니다.
너무 뜨거워서 얼른 닦아버리고 싶은 탕은 냅두고 계속 손에서 흐르고있는상황에
일단 손님 의자를 빨리 닦아냈죠.
근데 너무 뜨거워서 미치겠는데도 일단 손님의자를 닦아내고 있는 제 모습에 너무너무 눈물이나더군요.
제가 서럽고 그래서가 아니라 '부모님은 이런 비참하고 쓰라리고 한 일들을 십년이 넘게 당하면서 고생하
셨어' 라는 생각이 의자를 닦는순간에 떠오르더군요...정말 깍두기들때메 속으로 울고있던 저는
진짜 눈물이 터질뻔했지만 표정관리하려고 너무너무 애썼고 다행히 웃는표정을 그대로 고수할수있었습니
다. 그렇게 전쟁같았던 영업이 끝나고 정리하는데 아까 받았던 마음속상처와 손에있는 상처가 아프기시작
했습니다...하지만 아버지께 내색하지않아야 했기에 혼자 나가서 담배 한가치 피면서 달랬습니다.(참고로
담배필수있는나이에요^^ㅋㅋ) 오늘 저 많이 느꼈구 많이 꺠우쳤습니다.가끔식 집안일을 해놓고 사고안치고
나나름대로 착하게 사는게 효도가 아니었습니다. 그건 당연히 해야될일 이었습니다...
전 바보같이 부딪쳐보고서야 절실히 알았습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렇게라도 조금은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전 부모님이 하신 온갖 고생에 0.0000001% 를 깨달았을 뿐입니다.
정말 효도라는것은 부모님의 입장을 좀더 알았을때 제대로 할수있는것같습니다...
청소년 여러분! 아니...대한민국 모든 자식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효도가 효도가 아닐수있습니다..그건 당연한일 일수있습니다.
모두모두 진짜 효도가 뭔지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린놈이 하는 말이라고 건방지게 생각하지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 정말 감사함과 존경심이 느껴지는 지금 그냥 마음가는대로 끄젹였습니다.
쫌 횡설수설일까봐 불안하네요.^^
정말 모든 부모님들 화이팅입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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