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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224421
    작성자 : Dkssid
    추천 : 15
    조회수 : 799
    IP : 124.146.***.235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1/10/24 20:05:14
    http://todayhumor.com/?gomin_224421 모바일
    안녕히계세요
    몇일전 왕따라고 올렸던 글쓴이에요...
    댓글 올려주신거 언니폰으로 하나하나 다 봤어요....
    살 용기가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18살 버텼는데 1년 못버틸라고....

    그런데 죄송하지만 그 1년마저 못버틸것같아요

    징징 짜면서 쓰느라 글이 이상해도 넓은 마음으로 봐주세요..
    오늘 다시 한주의 시작... 토나올것같은 현실에도 힘내자 하면서 등교했어요
    오늘은 저를 앞장서서 괴롭히는 남자애도 학교에 안나왔고 별달리 장난치는애도 없어 그래도 나은 하루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오늘도 순탄하지 않았네요
    급식시간에 반 여자애가 제 가방에 걸려 넘어져서 식판을 엎질렀어요
    고의는 아닌것같은데 식판에 국물이 제 머리에 많이 묻어 좀 우스운 꼴이 되었어요
    물론, 그 아이의 치마에도 묻었어요.

    아무튼 제가 사과하면서 휴지를 줬는데 뿌리치더라고요.....
    걸레년이래요. 꺼지래요. 저보고...
    제가 뭘하겠어요.. 제가 따지면 반 아이들 다 저를 이상하게 보겠죠. 마치 제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당연한것처럼... 오히려 제가 반박하는게 반항같아보일거에요
    하지만
    무서웠어요
    반에서 논다는 애였고 남친은 무서운 3학년 선배라서...

    쉬는시간에 체육복으로 갈아입은 그 애한테 사과하려했는데 그애가 들으려하지 않고 전화를 하더라고요
    어떤 미친년이 자기한테 시비를 턴다고....
    빌다시피 죄송하다고 무릎꿇었어요
    그 아이는 자기 친구가 미안하다고 하면 웃어넘길 일을
    제가 하니까 무시하고 욕했어요
    난 부당하다고 느끼면서 또 미안하다고 무릎꿇는 내가 너무 위선적이여서 미웠어요

    위선적인 난 단지 맞기싫어서 몇번씩이나 미안하다고 빌다싶이 말했죠
    그리고 또다시 수업하고 그리고 종이치고.. 전 무서워서 화장실로 피했어요 화장실에서 울었어요 소리내지 않으려고 애썼어요 억울한데 욕보다 울음이 먼저 나왔어요
    종치고 다시 반에 가보니 그애 남친오빠가 반에 왔다갔나봐요 분위기도 싸하고 제책상에 갔을때 책상이 뒤엎어져있네요
    이거로 다 풀릴거라곤 생각안했지만
    종례를 앞두고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뒷문이 쾅 하고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혹시, 아니겠지 하는 바람을 뒤엎고 머리를 새빨갛게 염색한 오빠가 제쪽으로 왔어요.
    머리끄댕이 잡히고 뺨 대여섯번은 맞았어요
    근데 반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맞으니 주제넘게도 부끄러웠네요
    남들은 내가 맞고, 괴롭힘 당하는게 당연한건줄 알겠죠

    하지만 나도 여자니까 존중받고싶고 예쁨받고도 싶었어요
    참 우스웠어요 
    언젠가부터 나란 존재를 나 자신이 부정했고
    누군가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따위가...'하는 생각으로 부정했어요
    나 자신이 소중한 존재가 되는걸 부정했어요
    언젠가부터 나한테도 존중받지 못한 내 모습이 슬펐어요
    왕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하죠.... 근데요 난 용서가 안될만큼 못생기거나 뚱뚱하지 않고
    다만 다른아이들과 놀지 못했고 사교성이 좋지 않았고
    엄마가 원래 길이에서 더 늘려준 교복치마를 입었을 뿐인데....
    그보다 내가 
    집에서 준비물을 놓고 왔을때 빌릴 친구가 아무도 없는걸 보면
    남들에게 존중받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근데요...
    더 슬펐던건요
    종례를 보러 오시던 담임선생님이 교실로 오시면서 창문을 딱 보더니
    맞고있는 저와 눈이 마주쳤음에 불구하고 다시 돌아가시더라고요
    그래요 그 오빠가 학교에 소문난 날라리고
    선생님이랑 엮이면 괜히 피곤해지실거란거 알아요
    근데 난 당신 학생이잖아요 그리고 같은 여자잖아요 이렇게 지나치셔도 되요..?

    부모님도, 선생님도 아무도 제가 사람되는법을 가르켜주시기 전에
    함수나 문법이나 온갖 교과서 공식이나 제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하시구나  하는 생각에
    원망이 드네요

    하지만
    몇일간 저는 그나마 먼저 변하려고 노력했어요. 아이들한테 다가가서 용기내어 말도 걸어봤어요 
    시덥지 않은것에 괜히 크게 반응하고
    경련하는 입술근육을 겨우 움직여 어색한 억지웃음이라도 만들어냈어요
    근데..... 한번 왕따는 그냥 계속 왕따더라고요 
    아무도 제 말에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나는 몇년을 이렇게 살아왔는데 그리고 몇년을 이렇게 살텐테 적응이 안되요
    심장에 구멍이 뚫린것같아요
    숨은 간헐적으로 쉬는데 너무 아파요
    세상사는게 너무 힘들어요......

    ...떠나요 저는........
    후생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있다면
    전 지옥엔 가진 않겠죠?

    여행을 가려는데, 짐을 얹는게 아니라 짐을 내려놓는게 고작 준비의 전부인데
    정작 떠나는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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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4 20:10:21  121.144.***.208  몬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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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1/10/24 20:14:42  210.183.***.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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