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주영 보면서 무슨 제2의 스티붕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데
사실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뭐 브로커를 사서 없는 진단서를 만들어낸것도 아니고
꾸준히 정신병원을 다녀서 정신병력을 얻은것도 아니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공부한답시고 안돌아온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외국이나 산골에 숨어서 행불이 된것도 아니고
이중국적자가 한국인인척 하면서 국적포기하면서 시쳇말로 통수를 친것도 아니고
간단하게 외국에서 축구노동자로 합법체류하다가 조건이 맞아서 장기체류권(맞나?) 나온건데
그래서 군대를 안간다는것도 아니고 그냥 좀 나중에 가겠다는건데
욕하는 사람들은 그런 조건이 되는데 "나는 무조건 현역 가야겠소"하고 입대하나요? 그런 애국자들인가요?
그것도 30줄 되면 은퇴해야되는 초 단기 직업군에 속한 사람이라면.
아닐껄요. 만약 주변에 그런사람이 있으면 "올ㅋ 대단한데, 근데 병신"이라고 말하겠죠
지금 상황에서 손해보는 사람이 있나요?
모나코도 돈을 벌고. 박주영도 벌수있을때 바짝 벌수있는거고. 선수생명이 연장될수도 있고
아스날이야 생돈좀 깨질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네들의 투자실패일 뿐이고.
대한민국 육군은 60만분의 1 전력손실이 나겠지만. 위의 이득에 비하면 그게 손실이라고 할수도 없죠
유사한 방법으로 병역이탈이 많이 일어날거라는 우려도 있는데, 그건 앞으로 병역법 개정 등등을 통해서 해결하면 될 일이고, 이미 지나간 사람을 그렇게 뒤쫓아가서 때려잡아야 할 이유도 없죠
그럼 박주영이 그렇게 욕을 먹는 이유는 대체 뭔가요
개독이라서? 골넣고 자꾸 기도해서?
아니면, 아스날 전력외로 분류되어있는 선수가 한국인인게 같은 한국사람인 나한테 모욕감을 줘서?
물론 그런게 맘에 안들어서 그럴수도 있겠죠
'ㅅㅂ 뭐 잘하는것같지도 않고, 골넣고 기도질하는것도 짜증나는데,
신문에선 맨날 빨아대기 바쁘고, 보니까 같은 개독끼리 빨아대는것 같다, 난 개독 싫은데
하나부터 열까지 정말 맘에 안든다'이런 감정이 생길수도 있겠죠. 근데 이게 논리적인 사고과정인가요?
사람들 보면 정말 웃깁니다. 별별 희한한 방법으로 병역을 회피한 사람들은. 대통령도 시켜주고 국회의원도 시켜주고 총리, 장관도 시켜줍니다. 물론 욕은 하죠 근데 결국엔 시켜줍니다. 왜? 그사람들이 나 부자만들어준다고 했으니까. 집값 올려준다고 했으니까. 취직시켜준다고 했으니까. 등록금 깎아준다고 했으니까. 다 거짓말같고, 거짓말인거 알지만 속아줍니다. 눈감아줍니다. 왜? 그사람들이 그런 방법으로 그자리까지 올라간것처럼 나도 올라가고 싶으니까. 수단방법 따위는 알필요없고, 나도 그런 달콤한 성공의 과실을 따먹고 싶으니까. 저 멀리서 노는 잘난 사람들 틈에 끼고 싶으니까.
근데 나랑 별반 차이도 없어보이는 그냥 축구선수가 병역부담을 좀 덜어내는건 못참아서, 아예 국민의 자격을 박탈해버리자고 합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국대로 뽑지도 말고, 한국에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잡니다. 왜? 저새끼는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안했으니까. 나는 하는데 쟤는 안했으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쟤랑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으니까, 저놈 잘된다고 나한테는 아무 떡고물도 안떨어지니까. 근데 쟤는 군대 늦게 가도 되고 나는 지금 당장 가야되서 열받으니까. 그리고 박주영 욕한다고 나한테 물대포 쏘고 감옥에 가두고 고발하고 그러지 않으니까...
며칠전 라디오스타를 보니 신화가 나왔더군요. 거기서 김동완인가?가 데뷔초에 집앞에 진치고 있던 팬들에게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가 욕먹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근데 사실 이게 맞는말이죠. 축구선수나 연예인한테 아무리 욕해봤자. 그야말로 허공에 삽질입니다. 실제로 우리들의 생활을 좌우하는건 정치입니다. 대통령, 국회의원이 아니라 시의원 구의원이라고 해도 일개 축구선수보다 우리 삶과 더 밀접하게 연관이 있습니다. 근데 여러분 사는곳의 구의원이 누구인지는 아시나요? 저도 모릅니다. 왜 이렇게 된걸까요. 전두환의 3S 정책이 아직도 유효하게 움직이는걸까요.
필력이 딸려서 짧은 글인데도 중언부언 하는군요. 정리하자면 이번 박주영 사태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겠지만, 분명 지금 상황은 과열되어있는 느낌을 떨칠수가 없다는겁니다. 박주영 입장에서는 앞으로 실력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겠죠. 박주영에겐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에서 큰 짐을 하나 더 얻었으니, 참 아직 앞날이 창창한 선수한테 사람들이 못할 짓 하는것 같기도 해서 짧은 생각 몇자 적어봤습니다. 모쪼록 다들 흥분을 좀 가라앉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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